6월 4일 보드게임 방과후 수업 후기입니다
개인 기록처럼 남긴 글을 보드라이프에 올리는 것이라서, 본문은 1인칭(일명 half word)으로 썼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회쌤의 홍보로 학생들의 참관 및 체험이 이루어졌다.
여름방학에 신청하겠다는 학생들도 늘어나서 기분이 좋다는 사회쌤.
이러다가 여름방학 때는 두 반을 개설해야 할지도? ㅋㅋ
조개는 이름표를 집에 놔두고 왔다고 해서, 내 것으로 대신!
기존 학생 6명(성미, 최저가, 발리, 레전드, 조개, 마블)에 참관 4명(제이콥, 야, 스팸, 짱)
오늘 게임은 순서상 아줄과 사그라다였으나, 혹시나 참관 학생 때문에 10명이 넘을 수도 있기에 게임을 바꾸었다.
오늘의 게임!
첫 타임에 두 도시 사이에서와 엔세스트리를 하고, 참관하는 학생들은 먼저 보내기로.
그리고 원래 학생들과는 사보타지나 바다의 츠로 중 하나를 하는 것으로~
우선 학생들과 간단히 인사 및 소개를 했다.
기존 학생들에겐 오늘 참관 학생들을 받은 이유를 설명하고, 참관 학생들에겐 수업의 취지와 방식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두 도시 사이에서와 엔세스트리를 간략히 소개했다.
처음 게임 설명할 때부터 눈에 띄는 학생이 있었다. 그건 여학생인 스팸! (햄이냐? 햄이지?? 차라리 햄이길 바란다!)
내가 게임 설명하는데 적극적으로 답하고,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쌤이 사전에 언급한 학생이 있었다.
그건 제이콥(뭐지? 아이돌인가?? 난 트와일라잇이 떠오르네 ㅡ.ㅡ;;). 이 학생은 뭔가 우울하거나 무표정에, 집중력 부족이라서 마주 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일부러 제이콥에게 집중을 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그래서 난 이 둘과 게임하기로 했다.
짱, 야, 발리, 최저가, 조개는 사회쌤과 엔세스트리!
스팸, 성미, 제이콥, 마블, 레전드는 나와 두 도시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두 도시 사이에서를 설명하고, 게임 시작~!
두 도시 사이에서는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협력하며 도시를 만든다.
첫 두 개의 타일을 놓고 나서, 나는 간단한 평을 해주었다.
학생들은 내 예상보다 첫 타일을 잘 놓았고, 나는 칭찬 위주로 이야기했다.
각자가 타일을 고를 때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고르고 나서 타일을 배치할 때, 의논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마치 맘이 통하기라도 하듯이 잘 골랐다.
이후 게임을 계속 진행해서, 1라운드가 마친 시점이다. 나는 도시별로 평가를 해 주었고, 방향성도 잡아주었다.
"상가와 공장이 잘 만들어졌습니다! 상가 하나 더 이어 붙이고, 공업도시로 키워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성미랑 제이콥은 서로 책상 반대편에 앉아 있었기에 의논하기도 힘들었다. (실은 그 둘 사이에 내가 서 있어서, 둘이 게임 내내 의논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둘은 척척 타일을 내고, 큰 문제없이 도시를 만들어갔다.
"편의시설을 모으기 시작했으니, 4종류를 잘 모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적절히 사무실을 놓으면 됩니다~"
특히나 눈에 띄었던 것이, 마블과 제이콥(나중에 알고 보니 둘이 같은 반)이 첫 타일을 공개하자마자 서로 하이파이브를 했다는 점이다.
게임하는 동안 둘은 적극적으로 대화를 하며, 도시를 만들어갔다.
"이렇게 사무실 하나에 편의시설을 여러 개 붙인다고 보너스 점수가 늘어나지 않습니다. 보너스 점수는 사무실 하나당 1점입니다. 이왕 편의시설 모았으니 4종류 다 모아보시고, 공업도시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블과 레전드는 상대적으로 대화가 부족했다. 마블이 제이콥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많았던 것에 비해, 레전드와 의논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레전드가 알아서(?) 놓긴 하더라.
"공원은 더 이상 연결시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왕 다양한 시설을 지었으니, 주택을 집중적으로 짓는 것도 방법입니다."
레전드와 스팸은 기대한 만큼 잘하고 있었다. 처음에 스팸은 레전드랑 맞은편에 앉아있었으나, 게임 시작하면서 의자 위치를 옮기더니 거리상 레전드와 성미의 중간에 위치했다. 그렇게 적극성을 보인 스팸이 레전드를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레전드는 아직도 교우관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끌고 가는 능력이 부족해 보인다.
"앞의 도시와 마찬가지입니다. 상가 하나 정도 짓고, 주택을 집중적으로 노려보십시오~"
스팸과 성미는 말이 필요 없었다. 항상 제일 빨리 타일을 놓았다. 성미는 항상 스팸과의 도시에 먼저 타일을 놓고, 제이콥과의 도시를 신경 썼다.
이하는 두 도시 사이에서의 개인 평입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개의 도시를 동시에 만들어야 하며, 그것이 혼자가 아닌 양 옆사람과 협동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 내 타일을 고르고, 놓고, 비교하고, 점수 내고,
이런 스타일의 게임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날 같이 수업 진행한 엔세스트리가 그렇군요)
- 그런데 동시에 두 개의 도시를 만든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늘어나서, 고민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 그걸 또, 혼자가 아니라 같이 만들어야 합니다.
이 도시를 어떤 컨셉의 도시로 만들 것인지 옆사람과 공감도 해야 하고, 타일 배치할 때에도 의견을 나누어야 합니다.
- 이것도 내 양 옆사람과! 둘이서 같이 하는 팀이 아니라, 오른쪽 도시 따로 왼쪽 도시 따로.
- 서로 어울리고, 이야기하고, 교감하고! 아주 맘에 듭니다.
*이 게임 룰 북 읽을 당시에 흥미로웠던 점이, 싸우지 않는 방법? (중재하는 법?)이 적혀있는 부분이었습니다.
- 타일을 두 개를 골라야 하는데, 고를 때부터 좌우를 구분해서 뽑아라.
- 타일 배치 시에 의견이 갈리면, 선 잡기에서 순서가 높았던 사람이 먼저 해라. (선의 좌측부터 가까운 사람)
*점수를 내는 방식이 테마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상가는 쭉 이어져야 점수가 크다는 것(상가 거리)
-공장 옆에 붙은 주택은 점수가 무조건 최하점인 1점
-편의시설과 붙어있는 사무실에는 보너스 점수를 주는 점
-공원의 크기는 적당해야 한다는 점(1칸 2점, 2칸 8점, 3칸 12점, 4칸 13점) 등등
테마와 잘 어울리는 점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점수 간의 밸러스가 잘 잡혀있다고 생각합니다.
- 어느 테크를 타더라도 비슷한 최고점이 나옵니다. (공업도시, 상업도시, 주택단지 등 몇 가지 테크의 최고점이 거의 비슷합니다)
- 처음에는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합니다.
- 막판에는 한 점 한 점이 정말 소중합니다.
타일을 이리저리 놓으면서 1점이라도 더 받도록 (옆 사람과 같이) 고민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 양 옆 도시중 낮은 점수가 자신의 점수가 됩니다. 따라서 둘 다 잘 만들어야 합니다.
*확장을 아직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리플레이성이 좋은 건 아닙니다.
- 단 게임의 포인트가 협력과 경쟁의 조화에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과 하면 새로운 느낌이 납니다.
*1인플을 지원합니다.
- 예... 지원합니다...
- 1인플의 재미는 그다지...입니다. 하지만 그 시스템은 생각해볼 만합니다. 나중에 이 시스템을 다른 게임에 적용해볼까 생각(만) 중입니다. ㅡ.ㅡㅋ
*2인플도 지원합니다.
- 저는 2인플이 할만했습니다.
- 2인플은 협력이라는 요소는 빠지고, 1인당 동시에 두 개의 도시를 건설하는 경쟁으로 바뀝니다.
- 다른 게임에서도 느낄 수 있는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하지만, 앞서 말한 리플레이성이 좋지 않다는 점은 2인플에서 큰 단점이 됩니다.
*이 게임의 장점
- 같이 하는 느낌이 난다.
- 동시 진행으로 인해 인원수에 따른 게임 시간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3명이나 7명이나 게임 진행 중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만들어진 도시 개수는 늘어나니까, 점수 계산 시간이 더 걸리긴 합니다 ㅡ.ㅡ;;;
- 그리고 대기 시간도 적습니다.
대기 시간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게임의 단점
- 우선 이 게임을 많이 해 본 사람은 점수 내는 방식이 뻔해져서 재미가 떨어집니다.
- 그리고 이 게임을 처음 할 때는 알아야 할 것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쉬운 게임치고는 설명하는 사람이 힘든 게임입니다.
그렇게 실컷 설명해서 힘들게 한두 게임하고 나면 끝입니다. 즉 (노력 대비) 가성비가 안 좋단 말입니다.
*한글판, 독특한 시스템, 다수 인원 커버, 적당한 플레이타임, 점수 간의 밸런스.
이 점이 맘에 드신다면 추천입니다.
다시 수업으로 돌아가서,
2라운드에서 학생들의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2라운드에는 두 개짜리 타일을 쓰는데, 이것이 맘에 드는 대로 나올 리가 만무하지 ㅋ
(타일 분포도. 출처 보드게임 긱 포럼)
그래도 학생들은 어찌어찌 의논을 하더니 잘 놓더라.
3라운드를 마치고, 나는 학생들에게 물어봤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잘 만들었다고 자신하는 사람?"
예상외로 제이콥과 마블이 손을 들더라!
그래서 실제 점수 계산은 그 둘의 도시부터 했다.
3라운드까지 마친 상황을 보자면,
53점 4등
(중반까지는 잘 만들었는데, 후반에는 동떨어진 상가와 뜬금없는 편의시설이 점수를 깎아먹었다. 짐작하건대 제이콥이 좋은 타일을 마블과 만드는 도시에 우선 배정해서 그런 것 같다.)
59점 1등
(잘 만들었는데, 편의시설 하나 남는 것이 아쉬웠다. 차라리 공원이나 사무실이었으면 더 좋았을 건데. 그래도 결과적으론 이 도시가 1등!)
48점 5등
(상가도 엉망, 달랑 한 채의 주택도 공장 옆, 편의시설도 3종류 + 1종류. 이리저리 최악의 도시가 탄생... 니들 뭐했니???)
55점 3등
(나름 주택단지를 잘 만들었다. 상가만 좀 모여있었어도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57점 2등
(뭔가 그냥 골고루 만든 느낌? 딱히 특색은 안 보이지만 무난하게 만든 도시다. 다른 도시들이 강력한 특색을 지니지 못한 관계로, 이런 무난한 도시가 등수가 높았다.)
일단 실제 결과가 제이콥과 마블의 도시가 1등으로 나오자, 나는 칭찬을 해주었다.
그러나 이 게임의 재미있는 점은, 1등 도시를 만들어도 1등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도시 중, 낮은 것이 본인 점수이니까~
제이콥 = 53, 59. 그래서 53점
마블 = 59, 48. 그래서 48점
레전드 = 48, 55. 그래서 48점
스팸 = 55, 57. 그래서 55점
성미 = 57, 53. 그래서 53점
최종 결과는 스팸이 1등~~!!
오늘 수업에 처음 온(참관) 학생들이 있어서, 기존 학생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었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두 도시 사이에서 게임이었다.
(스스로 잘 선택했다고 만족 중~~~)
사회쌤은 엔세스트리를 열심히 설명했고, 학생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며 지도했다.
엔세스트리 한글 룰 북을 나랑 같이 만들었기 때문에, 이 게임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애정(?)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이 만든 모습들!
두 도시 사이에서 한 판 하는 동안, 엔세스트리는 두 판이 돌아갔다.
한 판 해봤으니 두 판째는 빨리 할 수 있었고, 한 판 더하자는 학생들의 성화도 있었다.
점수 계산도 알아서 척척 하더라는 ㅋㅋ
(재밌게 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
이렇게 게임은 끝이 났고, 오늘 참관하는 학생들은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성미, 발리가 일찍 가봐야 한단다.
그리고 스팸과 야는 참관을 마치고 돌아갔다.
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조개는 (애들이 가니까) 마친 줄 알고 가버렸다. 헐......
제이콥과 짱은 오늘부터 바로 등록해서 수업 듣겠단다. (고~뤠?)
결국 최저가, 마블, 레전드, 짱, 제이콥
이렇게 5명이 남아서 다음 게임을 진행했다.
그리곤 간략히 게임 소개~
*사보타지
이 게임은 금을 찾으러 길을 만드는 게임입니다. 그런데 두 종류의 캐릭터로 나뉩니다.
하나는 금을 찾아야 하는 광부!
다른 하나는 광부들이 금을 찾지 못하게 방해하는 사보타지!
자신의 정체는 숨기고, 목적을 달성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자, 여기저기서 재미있겠다? 라는 소리가 나왔다.
나는 분위기를 이용해 강조를 했다!
"제가 지금까지 여러분께 소개한 게임 중, 재미없었던 것이 있었습니까? 다음 게임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내 말에, 오늘 처음 수업 듣는 짱과 제이콥의 눈은 빛이 났다.
이어서 바다의 츠로를 보여주며 설명했다.
*바다의 츠로
이 게임은 자신의 배가 가장 오래 살아남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타일을 놓아서 길을 만들고, 괴물을 피해야 하며, 밖으로 나가도 안됩니다.
학생들은 보드판에 그려진 화려한 용 그림에 혹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최저가는 배(마커)가 너무 사실적이라며 감탄했다.
결국 바다의 츠로를 하는 것으로 결정!
게임 설명은 다른 글로.
빠른 진행을 위해, 주사위 굴리는 방식은 하우스 룰로 대체했다.
(흰 배가 최저가인데, 자신의 차례가 오기도 전에 괴물이 다가와서 탈락...)
최저가가 제일 먼저 탈락했다. 그것도 제이콥이 굴린 주사위에 의해서... 최저가의 고음이 교실에 울려 퍼졌고, 탈락한 김에 학원 가겠단다.
(라고 해놓고 끝날 때까지 지켜보며 다른 친구들이 탈락할 때마다 손뼉 치더라... ㅡ.ㅡㅋ)
마블은 자신의 주사위로 인해 탈락!
레전드는 피할 수 있는 타일이 없어서 탈락!
(빨간 배가 짱, 주황 배가 제이콥)
결국 오늘 처음 수업을 듣는 짱과 제이콥이 남았다.
(제이콥의 주황 배는 괴물에게 돌진~)
게임은 꽤나 치열하게 진행되었는데,
주사위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결과는 괴물에게 잡힌 제이콥의 패배.
짱이 짱 먹었다 ㅡ.ㅡb
이렇게 오늘의 수업을 마쳤고, 학생들과 다음 주를 기약했다.
스팸!
적극성이 맘에 들었다. 이해력도 좋은 편이다. 다만 이 두 가지가 합쳐져서, 본인이 먼저 이해했다고(아직 설명 중인데) 중간에 자르고 들어온다. 그 부분은 차차 서로 익숙해지도록 노력해야겠다.
야!
나랑은 오늘 같이 하지 않았다. 사회쌤의 말에 의하면, 사회쌤을 너무넘흐 사랑해서 참관하러 온 것이란다... (이거 질투해야 하나??)
짱!
사회쌤이 기대하던 학생. 실제로 하는 것을 보니 잘할 것 같더라. 앞으로 레전드와 같이 에이스 역할을 기대한다. 실은 학기초에 신청했다가, 안타깝게 학원 시간과 겹쳐서 못 온 학생이다. 최근에 학원 시간이 바뀌어서 방과후 수업 하겠다고 온 녀석!
제이콥!
짱과는 반대로 사회쌤이 걱정하던 학생. 주의력 부족에, 공부에 관심 없고, 사회성 떨어지고, 인상 안 좋고... 등등 왜 사회쌤이 걱정하는지는 충분히 이해된다.
그런데 오늘 겪어보니, 나는 생각이 다르다.
오늘 가장 주의를 기울여 지켜봤다. 그리고 칭찬의 말과 집중시키는 말을 자주 했다. 실제로도 게임을 잘했다.
이후에 들었는데, 수업 다음날 교무실에서 사회쌤과 이야기하는데, 어설프게나마 웃으며 애교(?)를 피우더란다. 지난 3개월 동안 보지 못한 모습이라고.
보드게임 수업 듣기로 했으니, 차차 지켜보기로 훗!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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