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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한국어판이 나오지 않을 일본어판 게임들

4,416 조회

2017.01.02 01:22

요새 한참 바빴어서, 게임을 거의 못했습니다. 그 영향인지 게임과 관련된 글을 많이 읽었네요. 보드라이프에 있는 리뷰도 다 읽고, 좀 신선한 걸 찾다가 bged.info(boardgame everyday)라는 일본 보드게임 리뷰어의 글을 보게 돼서 재밌게 읽고 있었습니다. 읽다 보니 보드라이프에 리뷰되는 화제작도 많지만, 한국에서는 그다지 언급되지 않는 게임들도 많더군요. 그런 게임 중에 상당수가 일본어판이 있는 것 또한 신기했습니다. 어떤 게임들이 일본어판이 나오는 걸까 좀 궁금해지더군요.

아마존재팬이나 스고로쿠야에서 ‘日本語版’, ‘日語版’을 검색한 결과 중, 한국어판이 없는 게임이 약 150여개입니다(대충 세서 그렇지 아마 좀 더 될 것 같네요). 물론 일부는 한국에서도 언제 어느 회사서 한국어판이 나온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인기작이었습니다. <안도르의 전설>이나 <타임 스토리즈>같이 언어 요소가 많은 게임은 정말 부럽더군요ㅠ. 신작도 많이 나와 있구요(<마르코 폴로의 항해>, <오딘을 위한 연회> 등). 그러나 일부는 한국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 게임들이었습니다. 이러한 게임들을 보다가 흥미로웠던(=사고 싶은) 것 몇 개를 추려서 보라분들과 얘기해보고 싶었습니다.

게임들을 소개하기에 앞서, 거칠게나마 이런 게임들(한국에서 비인기게임이나 일본어판이 있는 게임들)은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크게 ➀ ‘유명 고전 작가의 게임’, ➁ ‘비교적 간단한 룰’, ➂ ‘판타지 테마’ 이렇게 세 가지입니다(물론 이건 아주 거친 분류고, 이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어도 일본어판이 없는 경우도 있고 예외가 많습니다). 여기에서 살펴볼 게임들도 이런 특징들을 두 가지 이상 만족하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1) 고대 로마의 새로운 게임(Neue Spiele im alten Rom): 라이너 크니지아(1994)

2-7인(14개 게임), BGG 평점 6.8, 긱웨이트 2.18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드게임 작가는 단연코 라이너 크니지아입니다. 다음과 같은 그의 게임들이 일본어판이 나와 있습니다(그리고 아마 제가 못 찾았지 더 있을 것 같아요).

<고대 로마의 새로운 게임>, <태양신 라>, <로스트 시티>, <롱 리브 더 레볼루션>, <메디치>, <모던아트>, <배틀라인>, <벼룩 서커스>, <보츠와나>, <사막을 건너서>, <사무라이>, <사무라이: 카드게임>, <상류사회>, <상인들>, <스팅기>, <앙 가르드>, <어택>, <에스컬레이션>, <에이지 오브 워>, <제로>, <취객 블루스>, <칼리스토>, <켈티스>, <킹덤>, <타임 스퀘어>, <트윈스>,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펭귄파티>

아주 이전의 구작부터, 근 최근의 신작까지 끊임없이 일본어판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반 이상이 처음 들어 보는 게임이고 긱 평점도 5점 후반-6점 중반 정도인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이 게임들을 다 살펴보는 건 제게는 무리라, 관심 있던 한 게임만 보겠습니다.

<고대 로마의 새로운 게임>은 고대 로마를 테마로 한 14개의 게임이 들어 있는데, 일부가 컴포넌트를 공유합니다. <504>랑 비슷한 느낌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모듈 룰은 아니지만). 테마는 얹을 뿐인 크니지아가 하나의 테마로 게임을 엮어 냈다는 점이 재밌습니다. 영문판이 나온 적이 없어 자세한 룰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BGG에 7개 게임에 대해서는 소략하게 소개가 되어 있었습니다.

‘The Wheel of History’ 2-5인용, 이후 라는 게임으로 발전했습니다.

‘Mercator’ 3-7인용, 이후 <메디치>로 발전했습니다.

‘Senator’ 2-3인용, 원로원 의석 차지 테마 게임.

‘Consul’ 2-4인용, 기억력 게임

반면 GMT에서 3 in 1으로 2001년에 재판된 것이 아래 세 게임입니다.

‘The Seven Hills of Rome’ 2인용 게임. 로마의 7개 언덕 쟁탈전을 다룸.

‘Circus Maximus’ 3-5인용 전차 레이싱 게임. <아베 시저>와 비교할 법함.

‘Imperium’ 3-5인용 가벼운 영향력 게임. 로 재판 예정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3225&b_category=%C0%E7%C6%C7%BC%D2%BD%C4&id=&tb=board_news&game_category=&start=)

참고로 GMT판 포럼을 잠깐 보니 톰바슬이 ‘Circus Maximus’와 ‘Imperium’, 특히 ‘Imperium’을 꽤 호평했습니다. 다음으로 살펴볼 <왕과 추기경(Web of Power)>과 같은 가벼운 필러 영향력 게임이라고 하더군요. 14 in 1은 사실 뭐 큰 메리트가 없지만(게임이 없어서 문제인 건 아니니까요..ㅎ), 크니지아의 다른 게임들의 초기 아이디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제게는 아주 매력적인 녀석입니다.

2) 왕과 추기경(Web of Power): 미하엘 샤흐트(2000)

2-5인, BGG 평점 7.3, 긱웨이트: 2.46

2014년에 재판된 일본어판

리메이크된 <한>

<왕과 추기경>은 2005년 <차이나(CHINA)>로, <차이나>는 다시 2014년에 <한(HAN)>으로 리메이크되었습니다. 아마 리메이크 되면서 테마만 아니라 규칙도 조금 바뀐 것 같더군요. <차이나>나 <한>은 <왕과 추기경>에 비하면 널리 알려져 있는 듯합니다만, 관심에 밀린 구작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할 것 같아요. 미하엘 샤흐트는 이 외에도 <모굴> 1판이 일본어판이 근래에 나왔다는 점이 특이하더군요(보드판이 없는 더 단순한 버전).

간단한 네트워크+영향력 게임입니다. 아, 카드로 하는 거니 핸드관리 요소도 조금은 들어 있겠군요. 룰은 간단합니다. 카드를 한 장 혹은 두 장(처음 놓을 때) 써서 교회를 건설하거나, 추기경을 놓습니다. 카드를 뽑다 다 떨어지면 영향력에 따라 점수 계산을 각각 하고, 두 번 카드덱이 떨어지면 게임이 끝납니다(즉, 점수 계산도 두 번 입니다). 이때 '추기경'과 '교회'는 점수 계산 방식이 다른 게 재미있습니다.

3) 몬스터 화가(Monstermaler): 프리드만 프리제(2006)

4-30인, BBG 평점 6.3, 긱웨이트 1.07

프리드만 프리제 역시 꽤나 많은 작품이 일본어판이 있습니다. ‘파워그리드, 파우나/테라, 프라이데이, 팩토리매니저, 뜻밖의 보물, 504, 폭풍의 대권주자, 몬스터화가, 파미글리아, 퓔스텐펠트, 5개의 오이…’ <몬스터 화가>는 아마 이 중 가장 간단한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게임’보다는 ‘활동’에 가깝거든요. 룰은 정말*100 간단합니다.

➀ 종이를 반으로 접고 인물의 이름을 안 보이게 뒤에 적는다.

➁ 반으로 접은 종이에 해당하는 인물을 그린다. 다 그리면 ‘멈춰!’를 외치고 맨 마지막사람만 남기고 다 그리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마지막 사람은 완성을 못 해도)

➂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자신이 그린 부분이 안 보이는 반쪽) 종이를 넘겨주고,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뒤에 적힌 인물의 이름을 보고 그림을 그린다(그리는 시간은 ➁와 동일)

➃ 다 펴서 공개한 후, (그린 사람을 제외하고)그려진 인물이 누군지 맞춘다. 아무도 못 맞추면 두 화가는 점수를 1점씩 잃고, 맞추는 사람은 2점을 얻는다.

이 게임은 (a갯수가 헷갈리네요)으로 일부 규칙이 보강되어 재판되었습니다. 사실 종이와 펜만 있으면 게임이 없더라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몬스터 화가>에 동봉된 종이에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실루엣이 그려져 있어,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이라도 덜 당황할 것 같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 번 해보고 일본에 놀러갔을 때 사올까 싶습니다, 가격도 아주 저렴하거든요!(아마존 500~700엔)

4) 와카 탕카(Waka Tanka): 브루노 파이두티(2016)

3-6인, BGG 평점 6.4, 긱웨이트 1.0

일본어 제목은 '거짓말쟁이 샤먼'

‘와칸탕카(Wakan Tanka)’는 라코타 수족 인디언들의 위대한 정령이라고 합니다. 시타델의 아버지 브루노 파이두티의 신작 <와카 탕카> 역시 이러한 인디언과 정령을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긱웨이트가 말해주듯 굉장히 간단한 게임으로, 핸드 관리 요소가 가미된 블러핑 카드게임입니다.

게임의 승리 조건은 손의 카드를 다 털거나, 샤먼 토큰을 4개 얻는 겁니다. 자신의 턴에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행동(A-C) 중 하나를 골라서 할 수 있습니다.

A. 인디언을 이웃한 정령칸으로 움직이고, 해당하는 정령 카드를 내려놓기(반드시 그 정령 카드일 필요는 없음. 즉, 블러핑 가능)

B. 전 사람이 내려놓은 카드가 블러핑인 것 같다면, 의심을 합니다. 이때 의심이 맞으면(즉 해당 정령이 아닌 다른 정령카드를 내려놓았다면), 거짓말한 사람이 해당 정령칸의 카드를 다 먹고, 올바른 의심을 한 사람은 샤먼 토큰을 받습니다. 혹 의심이 틀리면 잘못 의심한 사람이 해당 정령칸의 카드를 모두 먹습니다.

C. 지금 있는 정령칸의 정령카드 중 2개 이상이 올바른 카드가 있다 싶으면, 주문을 외웁니다. 2개 이상 있을 경우 샤먼 토큰을 받지만, 2개 미만으로 있다면 해당 정령칸의 카드를 모두 먹습니다.

이 게임이 괜찮아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기도 하지만, 블러핑을 강제한다는 점입니다. 그냥 둘 경우 A와 C만 반복될 법도 한데, ‘쥐’라는 정령이 아닌 카드가 섞여 있어 블러핑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죠. 물론 해봐야 알겠지만, 비보드게이머와도 쉽게 할 수 있는 깔끔한 게임인 듯합니다.

5) 플라잉 더치맨(Flying Dutchman): 클라우스 토이버(1992)

3-6인, BGG 평점 6.0, 긱웨이트 2.5

클라우스 토이버는 근래에는 계속 <카탄> 관련 게임만 내고 있지만, <뢰벤헤르츠(>도메인)>, <바르바로사> 등 다른 여러 게임도 디자인했더군요. <플라잉 더치맨> 역시 토이버의 예전 게임 중 하납니다. 참고로 ‘플라잉 더치맨’은 과거 악명을 떨친 유령선입니다(한국어로는 사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입니다ㅋㅋ). 바그너가 오페라로도 제작했다고 하니 그 유명세가 짐작이 가죠. 여튼간 이 게임에서도 이 플라잉 더치맨호는 저주받은 배로 만나는 배를 불행하게 합니다. 유령선을 움직여 자신이 투자한 배를 지키고, 남이 투자한 배를 불행하게 하여 가장 많이 돈을 버는 사람이 이깁니다.

게임 초기 세팅

일종의 주식게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에 모두가 상품카드 3장, 행운의 말굽 9개(숫자가 적혀 있음), 말굽을 보충해주는 말굽카드 3장, 상품을 바꿔주는 상점카드 3장을 받고 시작합니다. 각 라운드마다 두 주사위(1-6/10-60 주사위)를 굴려 숫자를 정합니다. 그리고 비밀리에 말굽을 배팅하여, 그 수의 합이 주사위의 숫자보다 낮으면서, 가장 가까운 숫자를 낸 사람이 플라잉 더치맨호를 보드판 위에서 움직입니다. 이때 상선이 있는 곳에 이 유령선이 도착하면 그 상선의 가치는 0으로 폭락합니다. 그리고 폭락하지 않은 다른 상선은 가치가 한 단계 증가합니다. 이때 폭락한 상선의 상품카드를 가진 사람은 폭락한 만큼 돈을 지불해야 하죠. 이런 식으로 라운드를 진행하다가 어느 상선의 가치가 최고가 되면 게임이 끝나고 주식을 계산하여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물론 말굽카드나 상점카드의 사용 등 다양한 액션이 더 있지만, 기본 골자는 저렇습니다. 간단한 게임으로, 핸드관리, 협상, 주식, 주사위 등 여러 요소가 섞여 있습니다. 1992년 DSP 수상작이기도 하군요. 일본어판은 일러스트도 예뻐서, 더욱 관심이 갑니다.

6) 바사리(Basari), Reinhard Staupe(1998)

3-4인, BGG 평점 6.8, 긱웨이트: 1.86

2003년 영어 초판 일러스틐ㅋㅋ먼나라 이웃나란줄...

2016년 일본 초판 뭔가 스플렌더가 생각난다.

<바사리>는 알레아 스몰박스 시리즈의 <보석과 부(Edel, Stein & Reich)>로 리메이크되었습니다만…. <보석과 부>도, 원작 <바사리>도 그다지 한국에서 인기를 끌진 못한 듯합니다. (근데 2004년 멘사 셀렉트 게임이더군요!) '바사리'라는 제목이 어디서 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basar(시장)'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게임은 긱웨이트도 1.86이듯, 아주 간단한데요, 협상 요소가 가미된 동시 액션 셋콜렉션 게임입니다. 매턴 플레이어들은 동시에 주사위를 굴리고 굴린 눈만큼 보드판 위에서 이동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세 가지 액션 중 하나를 골라서 공개합니다. 이때 한 명만 같은 액션을 골랐다면 그냥 하면 되지만, 두 사람이 같은 액션을 골랐다면 보석을 주고 협상을 해야합니다. 서너 사람이 같은 액션을 고르면 아예 취소가 됩니다. 3-4인 게임이기 때문에 이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겠습니다만 4인 일 경우 반드시 협상은 일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계속 보드판 위를 가다가 한 사람이라도 골인하면 한 라운드가 끝나고, 보석에 따라 점수를 얻습니다. 3 라운드가 지나면 게임이 끝납니다.

<카탄> 급의 인원 제약(3-4인)이 흠이긴 하지만, 깔끔해 보이는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 협상 요소를 좋아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딱히 유명한 작가의 게임이 아닌데도 2016년에 재판되었다는 점이 특이하다면 특이하군요. 쉬운 룰 때문인 것 같기는 한데, 잘 모르겠습니다.

7) 적룡객잔(The Red Dragon Inn): Cliff Bohm et al.(2007)

2-4인, BGG 평점 6.6, 긱웨이트 1.66

판타지 테마의 파티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 누가 했는지 모르겠지만 <적룡객잔>이라는 번역이 참 맘에 듭니다.ㅋㅋㅋㅋ 이 게임에서 우리는 열심히 퀘스트를 하고 온 모험가들로 술집 ‘적룡객잔’에서 술을 마시며 자신의 모험담을 떠벌입니다. 그러나 조심해야 하는 건, 치안이 좋지는 않아서 과음을 해서 꽐라가 되면 주머니를 (다른 모험가들에게) 모두 털린다는 점이죠.ㅋㅋ 캐릭터별(전사, 성직자…)덱이 있어 이 덱에서 액션을 사용하고, 술을 사멕이고, 술도 마셔가는 게임입니다.

BGG의 이미지. 장난이 아니다.

이때 액션이라는 게 정말 재밌습니다. ‘야, 그거 아니거든?(I don’t think so!)’이나 ‘도박? 나도, 나도(Gambling? I’m in)’같이 그야말로 술꾼들이 술집에서 나눌 것 같은 얘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술 카드도 판타지에 충실해서, ‘트롤 에일(주량 감소)’, ‘성수(주량 증가)’ 등 다양합니다. 게임의 흐름은 아주 쉬운데, 카드에 언어가 많고 그 말 자체가 재밌고 웃긴 게임인지라 일본어판이 있는 게 굉장히 부럽더군요. 이건 사지는 않겠지만, 정말 탐나는 게임일 것 같네요(관심이 있으시면, ‘red dragon inn’으로 유튜브에 쳐보시면 판타지긱들이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영상들이 많이 있습니다ㅋㅋ).

8) 노면전차(Trambahn): Helmut Ohley(2015)

2인, BGG 평점 7.1, 긱웨이트 1.85

<노면전차(a.k.a 시가전차)>는 <러시안 레일로드>, <퍼스트 클래스> 등 기차 테마 디자인의 강자 Helmut Ohley의 2인용 게임입니다. 게임은 좀 더 전략적인 로스트 시티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게임이 일본어판이 나온 게 특이한 건 아니지만, 룰을 읽다보니 꽤 괜찮은 게임인 듯한데 한국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게임인 듯해서 골라 봤습니다.

테마는 역시 ‘기차’입니다. 아니 이번에는 ‘전차’겠네요. 때는 19세기 독일 뮌헨으로, 트램(노면전차)이 한참 확장되는 시기입니다. 플레이어들은 트램 회사의 사장이 되어 경쟁적으로 노선을 확장합니다. 간단한 카드 게임치고 특이한 점은 4가지 색상의 1-10으로 구성된 카드가 ‘승객, 정거장, 돈’의 세 가지 용도로 쓰인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차례는 크게 5가지 단계로 구성됩니다.

➀ 승객카드 1장 혹은 2장을 반드시 놓기.

➁ (로스트 시티처럼 오름차순으로)노선에 정거장을 놓기.

➂ 돈으로 카드를 넣기

➃ 전차 구매하기

➄ 6장이 되도록 핸드를 채우기

이때 점수를 뽑아내는 건 ➁로 만들어진 노선입니다. <로스트 시티>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같은 색상 노선을 여러 줄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노선을 만들기는 어려운 점은 노선은 전차카드가 없으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자신의 차례가 끝날 때까지 전차가 없는 노선은 폐기). 이 전차가 처음에는 5000달러밖에 안하지만, 확확 비싸져서 부담이 됩니다(물론 비싼 전차는 점수도 많이 튀겨줍니다). 즉 다른 의미로 노선의 수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적당한 시기에 잘 정거장을 놓아야 합니다.

점수계산 방법 역시 좀 더 복잡한데요. ➀에서 한두 명씩 놓은 승객이 4명이 되면, 해당 색상의 노선 점수를 계산합니다(노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서 점수를 계산한다는 컨셉). 10번 점수 계산이 일어나면 게임이 끝납니다. 여기에 이런저런 규칙이 더 있기는 하지만, 기본 골자는 간단합니다. 또 일러스트가 뮌헨의 풍경을 담은 그림엽서로 되어 있어 아주 수려합니다. 2인을 할 일이 많지는 않지만, 피아에 괜찮은 가격으로 입고되었기에 사볼까 싶습니다. :D

정리하려는 느낌으로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뭔가 글이 어수선하네요. 사실 크니지아의 카드게임들, <난쟈몬쟈> 같은 파티게임이나, <싱가폴> 같은 약간 무거운 게임들도 쓰고 싶었지만, 분량도 너무 길어졌고 그렇네요. 언젠가 박스 일러스트가 일본어판만 다른 것들(<타르기>, <아산테>, <바사리> 등)도 정리해서 글을 써보고 싶네요. 일본 보드게임계는 한국과 비슷하면서 또 다르다는 점이 재밌었습니다. 좀 더 이런저런 글을 찾아 읽으면서 재밌는 소식이 있음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한국에선 좀 구하기 힘든 <엔데버>도 일본에는 일본어판으로 있더군요... 혹 정 구하기 힘드신 분들은 해구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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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추리: 동방의 경이(eastern wonders)가 2018년 6월 발매예정인 듯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