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돌려본 투매니본즈 후기입니다
요근래 키포지, 이스케이프 플랜이랑 메이지나이트만 즐겨하다가 갑자기 최애 게임 중 하나인 투매니본즈 뽐이 와서 급하게 인원모집을 해보았습니다 ㅎㅎ
안양과 강서쪽에서 흔쾌히 두 파티가 모집되었고 2주간에 걸친 투매니본즈 후기를 간략하게 남겨봅니다.
우선 투매니본즈는 주사위망겜을 베이스로한 협력+던전 크롤링 장르입니다.
게임은 1일차 > 조우 시나리오 뽑기 > 조우 시나리오 해결 > 보상 > 휴식 > 2일차 > 조우 시나리오 뽑기 > ... 이런식으로 진행되며
보상단계마다 전리품을 받거나 트레이닝 포인트를 받아서 내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스킬을 배우거나 / 스탯을 올리거나 이런식으로 말이죠.
게임의 목표는 투매니본즈 세계관인 델로어 대륙을 몰살하러온 폭군을 제거하는 것인데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가 절대반지를 없애러 가듯이)
폭군과 전투를 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기간 내 진행도 포인트를 획득해야 합니다 진행도 포인트는 시나리오를 해결하면서 획득할 수 있구요.
제가 느낀 투매니본즈의 재미요소는 각 캐릭터별로 특색있는 스킬셋과 자유로운 성장 방향성 그리고 팀원과의 조화입니다.
필자는 캐릭터 확장을 4개 구매하여 총 8개의 기어록(=캐릭터)을 가지고 있는데 기어록마다 특색과 할 수 있는 플레이가 다르다보니
처음 기어록을 고르는 단계서부터 누구를 골라 어떤 스킬셋으로 성장을 시킬지 그리고 동료와 어떤 조합을 짜서 시너지를 낼지 즐거운 고민을 하게됩니다.
예를 들면 탱커 기어록(피켓)을 고르더라도 Dex (Dex = 한 턴에 컨트롤할 수 있는 행동의 수/주사위의 수)와 공격력 그리고 패시브스킬을 주력으로 올려 내가 직접 악당들을 때려잡을지,
체력과 방어력 그리고 아군보호 스킬을 주력으로 올려 파티의 수호자 역할을 해줄지 아니면 체력과 방어력을 올리지만 쉴드 스킬을 주력으로 올려 방패치기 딜러를 할지 등
본인의 플레이 성향에 따라 기어록을 육성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게임의 후반부에 들어서면 대부분의 스킬을 배우게되지만 ㅎㅎ 그 전에 어떤 방향으로 성장시키느냐에 따라 플레이의 양상이 확연히 달라지지요.
두번째로는 조우 시나리오별 다양한 구성과 주사위망겜 베이스 특유의 운빨 리스크를 최대한 보완했다는 점이 있습니다.
매 시나리오마다 전투를 하게 된다면 자칫 게임이 루즈해질 수 있는데 투매니본즈의 조우 시나리오에는 전투뿐만 아니라 가벼운 미니게임이나 특별한 이벤트가 숨어있어
게임의 피로도를 적당히 풀어주고 중간중간 파티파티한 분위기를 연출해줍니다. 하지만 이또한... 시나리오가 랜덤으로 섞이기 때문에 매일 전투를 진행하는 분도 생길 수 있습니다 ㅎㅎ
저역시 모든 일자마다 전투를 해본 적이 있는데 정~~말 지칩니다 게임하기 힘들정도로 ㅋㅋ 이건 어쩔수없는 단점이라고 봅니다.
또한 모든 주사위 면마다 사용 용도가 있어 원하는 면이 나오지 않았을 때 플레이를 망치는 것이 아닌 다음 턴에 다시 굴리거나 플랜 B로 다른 전략을 준비할 수 있게끔 시스템이 짜여져 있습니다.
이 게임의 이름이 투매니본즈 = 뼈마니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죠.
단점을 꼽자면 게임 진행을 위한 셋업과정이 긴 편이고 정리가 상당히 오래걸린다는 점... 하지만 어느정도 무게가 있는 게임들이 갖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니깐 이정도는 충분히 감수할만 하겠죠?
첫 플레이는 저번주에 안양 게이머분들과 함께 진행해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투매니본즈의 베스트 인원은 4명이기때문에 처음 접하시는 2분 + 저와 여자친구 이렇게 4인 풀파티로 진행해보았고
조합은 아주 노말하게 기본 캐릭터조합(광전사+탱커+누킹딜러+힐러)으로 2번째 난이도의 보스를 토벌하러 출발했습니다.
↑ 5포인트 악당을 거르고 20포인트 악당을 잡아내기 위해 움직이는 분노조절장애 탄트럼
저는 힐러 기어록(패치스)를 골라 뼈톱과 공격력 뻥튀기, 독성공격을 빠르게 올리는 딜힐러를 하고 싶었으나......
처음 플레이하시는 분들을 위해 마음을 접고 쉴드HP + HP뻥튀기 스킬트리를 빠르게 올려 파티원의 체력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파티원들 모두가 헌신적인 포지션으로 성장 방향을 잡아주셔서 무난하게 보스까지 도달,
늑대인간 멀매쉬의 이중타격 스킬+물리데미지 면역에 모두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부활한 부머의 순간 폭딜로 아슬아슬한 한 턴 승부로 잡아내고 델로어를 구해냈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보스전 진짜 너무 빡셉니다... 대신 힘을 합쳐 잡아냈을 때의 쾌감은 ㅎㅎ
오늘 처음 투매니본즈를 하신 두 분도 재밌었다고 다음에 또 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여주셔서 다음에는 난이도 3단계 보스를 잡아보기로 기약하고 모임을 마무리
확실히 기존 보드게임을 즐겨하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이해도도 빠르고 진행이 빠릿빠릿하게되어 첫플레이치고 금방 보스 토벌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함께 플레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번째 플레이는 발산 게이머분들과 함께 진행해보았습니다.
인원이 한명 부족하여 3인플로 진행하였고 조합은 신캐릭을 포함하여 (광전사+힐러+드루이드아처)로 3번째 난이도의 보스를 토벌하러 출발했습니다.
제가 플레이한 드루이드아처 길리는 확장 캐릭터인데 원거리 공격 기어록으로 스킬셋을 1. 소환수 / 2. 딜뻥 / 3. 덫+유틸리티 중 선택해서 올릴 수 있습니다.
이전에 타 모임 플레이어분이 딜뻥테크로 공격주사위 6개를 박아넣는걸 보고 재밌을거 같아서 저 역시 평타 딜뻥을 선택, 열심히 Dex+공격력 스탯위주로 성장시켜보았는데...
↑ 파란색 칩이 들어가있는 악당을 보면 BREAK 라는 스킬이 적혀있습니다. 공격 주사위로 피격당하면 해당 주사위를 고갈시키는 스킬입니다.
BREAK 스킬을 가진 악당이 많아도 너~~무 많더군요 때릴 때마다 공격주사위가 고갈되다보니 함부로 공격 주사위를 쓸 수도 안 쓸 수도 없는 상황
(공격주사위가 고갈되면 아군과 적군 모두 굴릴 수 있는 총 공격주사위의 수가 줄어듭니다)
결국 공격주사위를 모두 고갈시켜버리고 5라운드 이후 피로도 라운드(모든 유닛은 매 라운드 시작마다 1 트루데미지를 입습니다)에 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BREAK 스킬을 가진 20포인트 악당을 열심히 때려서 공격주사위를 모두 고갈시킨 상태에서 피로도 라운드에 진입했고
피로도 라운드에서 사기적인 위력을 뽐내는 힐러 패치스의 재능(라운드마다 패치스의 턴 시작시 1HP 회복)을 앞세워 트루데미지로 모든 적을 격파, 3단계 보스 젠드릭스에게 도달하는데 성공!
젠드릭스는 모든 데미지 총합을 1로 받는 단단한 보스로 그가 공격 시 굴린 주사위에서 뼈다귀가 나올 경우, 젠드릭스의 타겟이 된 기어록들은 여태까지 올린 스탯 주사위 중 하나를 버려야합니다.
열심히 주변 악당들을 먼저 퇴치했으나 젠드릭스의 HARDY 스킬과 LIMIT 스킬로 딜러 탄트럼과 길리의 힘이 빠져 결국 전사하였고, 힐러 패치스만 남게 되었습니다.
패치스가 부활 주사위를 사용하여 딜러들을 되살려 보았지만... 이미 LIMIT 스킬에 스탯을 모두 뺏긴 상태라 다음턴에 또다시 전사
패치스의 공격력도 1이라 젠드릭스의 쉴드를 도저히 녹일 수가 없어서 이번 모험은 실패구나 낙담하던 순간 또 다시 피로도 라운드가 생각났습니다.
↑ 라운드가 시작하고 모든 유닛에게 1트루데미지! 젠드릭스와 패치스의 HP 차이는 단 하나!
5라운드를 지나 피로도 난이도에 진입했고 쉴드 2개가 올려져있는 상태에서 젠드릭스가 굴릴수 있는 주사위는 공격력 주사위 3개+보스 추가스킬 주사위가 전부
패치스 또한 스킬을 거의다 사용한 상태라 매턴 굴릴 수 있는 주사위는 방어 주사위 2개 + 1~2종류의 스킬 주사위가 전부
도중 젠드릭스의 LIMIT 스킬이 발동해 패치스의 DEX 추가 스탯도 뺏겨버렸지만 라운드마다 방어주사위로 젠드릭스의 공격을 한 끝 차이로 방어,
비슷한 구도로 피로도 라운드를 5~6회 더 진행했고 매 라운드마다 젠드릭스의 HP는 1씩 감소하지만 패치스의 HP는 재능으로 인해 (피로도데미지 -1 재능회복 +1) = 0씩 감소
아슬아슬하게 추가 라운드가 시작하는 동시에 패치스 HP 1로 젠드릭스를 잡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아 이 때 정말 전율이 쫙~~~~
장장 4시간의 모험 끝에 델로어를 폭군으로부터 지켜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오늘 함께한 탄트럼 플레이어는 두번째로 보드게임을 접하는 입문자셨는데 처음부터 너무 웨이트 높은 게임을 들이댄게 아닌지 죄송한마음이 들더라구요.
다행히 본인도 아주 재밌게 플레이했고 다음에는 4단계 보스를 잡아보자고... 피곤했지만 함께 엄청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또 한명의 보드게임 덕후가....
항상 투매니본즈를 꺼낼 때마다 괴랄한 부피와 잔룰 설명으로 인해 이 게임을 꼭 해야하나... 고민을 하게 만들지만
그만큼 이렇게 만족감을 주는 게임도 없는 것 같습니다 ㅎㅎ 요즘 뽐이 다시 도져서 한동안 열심히 돌릴 것 같네요.
던전크롤링과 다수협력을 좋아하시는 보드게이머라면 투매니본즈 강력 추천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