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01 사촌형님과 함께하는 모임 후기 (46)
플레이한 게임: 부산, 뉴로시마 헥스
1. 부산
각자 일정 때문에 꽤 오랜만에 가진 모임이었습니다. 이번 모임에는 묵히고 묵혔던 부산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부산은 비교적 최근에 펀딩을 통해서 발매된 김동석, 최병철 작가님의 게임입니다. 별다른 이유가 있는건 아니지만 국산 게임들은 잘 구입하지 않게 되더군요. 게임 컴포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아마추어 느낌과, 냉정하지만 긱 랭킹 상위에 있는 재미가 어느정도 보장된 게임을 사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일까요. 그런데 이번 ‘부산’은 느낌이 약간 달랐습니다. 국산 게임들 중 좀처럼 보기 힘든 헤비유로게임의 느낌이 났거든요. ‘우리 나라의 게임이 얼마나 어려울 수 있을까?’ 라는 호기심이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도 펀딩에 참여하게 된 이유였습니다. 게임 소감으로 돌아가면, 부산은 정말로 기대 이상의 게임이었습니다. 예상만큼 어려운 게임은 아니었지만, 아주 오묘하게 깊은 고민을 유도하는 적당한 룰의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배를 입항시켜서 물건과 계약금을 받고, 하역해서 창고에 넣은 다음, 운송해서 물건을 유통시키는 그런 과정을 그린 게임입니다. 다 작성하기는 어렵지만 요소요소들도 은근히 디테일하고 즐거웠습니다. 돈을 더 내고 초과근무를 시키는 것이나, 계약을 따놓고 종료까지 만족시키지 못하면 감점을 받는다거나 하는 점들이 재미있었네요. 무엇보다 일전에 항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메인 보드의 컨테이너 장치장의 일러스트도 재미있더군요. 액션타워의 설계도 연턴으로 같은 액션을 하기 어렵게 만들어 놓아서 최고 효율을 내기 위해 고민을 하게 되어있었습니다. 게임 설명이 중구난방이지만 여하튼 정말로 재미있었습니다. 반면에 단점이라면 많은 분들이 지적했던 보드의 공간 효율 문제나 컴포의 퀄리티 문제가 있겠는데요, 공간에 대한 문제는 저도 매우 공감하는 바입니다. 우선 점수판을 굳이 따로 만들었어야 하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있고, 카드 사이즈도 4570 사이즈로 줄였다면 보드판을 하나로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컴포의 퀄리티 문제는 아쉽긴 하지만 그러려니 합니다. 사촌형님과 했던 얘기가 컴포가 좋으면서 구리다는 이야기였는데요. 예를 들면 부산의 박스도 선물상자용으로 사용했다면 질감도 괜찮고 상당히 좋은 퀄리티의 상자였을 것이고, 펀칭 보드들도 겉면이 전부 코팅되어 있는데 이것들도 생산 비용 자체는 싸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한 마디로 컴포들을 보드게임과 관계없는 물품이라고 생각하면 꽤 퀄리티가 괜찮은데, 이것들을 보드게임으로 사용하자니 품질에 아쉬움이 남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문 보드게임 제조사에서 만들었다면 정말 좋은 결과물이 나왔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부산 정말 좋은 게임입니다. 펀딩 가격이 좀 쎄서 많은 분들이 게임을 구입하지는 않았을텐데,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지인이 있다면 해보실 것을 강추합니다.
2. 뉴로시마 헥스
최근에 제가 밀고 있는 뉴로시마 헥스입니다. 거의 풀확장을 구비해서 가능할때마다 하나씩 해보려구요. 형님은 기본판에 들어있는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 종족을 했고, 저는 미시시피 팩션을 즉석에서 까서 했네요. 형님의 종족은 크게 특별한 점은 없고, 강력하지만 공격방향이 적은 종족이었습니다. 제 것은 독 피해를 입히는 컨셉이 뚜렷한 종족이었는데, 보아하니 초반에 독을 상대방에 묻혀서 지속적으로 전투를 일으킬 때마다 데미지를 입혀야 하는 것 같은데, 독을 발사하는 유닛과 타일이 게임 후반부에 다 나오는 바람에… 참패 했습니다 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앱이 훨씬 더 편리할 것 같지만.. 게임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당분간은 기회되면 좀 해보려고 하네요 ㅎㅎ 졌지만 재미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