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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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8 20:45

최근에 보드게임 못 해서, 리뷰 쓰지도 못 해서 굉장히 고통스럽습니다. 친구랑 간간히 1판씩 하긴 하는데.. 맘 같아선 정말 진득히 즐겨보고 싶은 기분이에요. 황혼의 투쟁, 메이지 나이트, 오딘, 리벨리온, 브래스 등으로 하루 꽉꽉 채워서 밥 먹는 시간만 빼고, 쉬지 않고 돌려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개인 사정 상 연말까진 그럴 수가 없으니 이런 잡담이라도 써봅니다 ㅠ..

처음에 보드게임 살 때는 막 샀었습니다. 어 이게 재밌어보이네? 그럼 사야지. 하는 식이었죠. 그러다 룰도 못 익히고 팔거나, 한 판 겨우 해보고 팔기가 십수번..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리뷰를 꼼꼼히 읽기 시작했었죠.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저 같은 경우에는 룰 읽는 것으로는 느낌이 잘 오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실물이 저한테 없다보니 이미지가 잘 그려지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게임 살 때 보는 세 가지는 작가, 아트워크, 리뷰 입니다. 리뷰로는 긱 리뷰를 주로 참고했고, 최근에 참고하는게 Rahdo의 리뷰인데, 저와 의견이 좀 다른 부분이 있긴 하지만 리뷰어 중에서는 가장 취향이 비슷한 것 같아 애용 중입니다. 그리고 코멘트 중 가장 낮은 점수와 가장 높은 점수를 주로 참고하곤 합니다.

작가는 원래 가리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 나온다고 하면 일단 위시 리스트에 넣어두고 보는 편입니다. 최근에 넣어두었던게 오딘, 요르빅, 델포이의 신탁, 리스보아, 퍼스트 클래스가 있었죠. 우베, 펠트, 라쎄르다, 오일리 등이 있네요. 요르빅과 델포이의 신탁은 각을 보는 중이긴 하지만요. 반대로 거르는 작가도 있습니다. 최근에 GWT를 약 5번쯤 플레이해보고 느낀 것이 알렉산더 피스터? 작가와 스플로터 게임들이 저랑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아일 오브 스카이, 뭄바사, GWT까지.. 첫 느낌은 굉장하게 다가왔는데, 반복 플레이 한번을 할 때마다 느끼는 재미가 급격히 떨어져요. 아무래도 저랑 안 맞는다 봐야겠죠. 그레이트 짐바브웨와 푸드 체인도 분명히 좋은 게임이고, 하면 재밌게 하겠습니다만 저에게 있어서는 다른 작가의 게임이 훨씬 더 재밌게 느껴지네요.

마지막이 아트워크인데, 희한하게도 사실상 가장 큰 요소인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게임 중 아트워크가 안 좋은 게임이.. 트램 웨이즈? 르 아브르? 정도군요. 나머지가 블러드 레이지, 메이지 나이트, 스타워즈 리벨리온, 테라 미스티카, 혼슈, 클랭크, 러시안 등등.. 제 기준으로 보기에는 아름다운 게임들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트램 웨이즈와 르 아브르도 굉장히 아름다운 게임이구요. 뭔가 아트워크가 예쁘지 않으면 게임 자체에 손이 안 간다고 할까요. 물론 이 예쁘다는게 극히 주관적인거라 쓰루 디 에이지스 신판도 아름답다고 느껴지지만요.

어쨌건.. 그러다보니 최근 들어서는 뭔가 새로운 게임을 사다기보다, 검증된 작가의 게임이나 확장을 사는게 많아졌습니다. 키 플라워 농부, 메이지 나이트 크랭 확장, 러시안 확장 등이 있죠. 아를 확장과 듀얼 확장도 살 예정이고, 테라포밍도 확장이 나오면 사야할겁니다. 그 전에 한글판이 나오면 좋겠지만..

보드게임 초창기에는 이런 구매 패턴이 제 게임 취향을 고착화시키는 것 같아서 의식적으로 별로일 것 같은 게임도 한 두개씩 구매하곤 했습니다. 객관적으로 별로인게 아니라 제 취향에 안 맞을 것 같은 게임들요. 대표적인게 카탄 같은 게임들이었죠. 그런데 지금 와서는 뭔가 편해집니다. 이제는 그냥 제 마음에 드는 것만 사게 되요. 그러다보니 2시간 가량 걸리는 전략 게임이 전체의 80% 가량 되는 기형적 컬렉션이 되긴 했습니다만 ^^;

중고거래를 계속하는 제 특성상 과연 이 중에서 몇 작품이 살아남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이 전부를 리뷰할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저 같은 경우는 애호하는 게임들을 리뷰하는지라, 요즘 흥하는 부정적 리뷰와는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만 ^^..; 사실 그러다보니 좀 리뷰 쓰는게 조심스러워진 측면도 있습니다. 10판 해서 꽤나 잘 알았다고 생각했던 게임이, 하면 할수록 새로운 면모가 보일 때가 있거든요.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그러다보면 극찬했던 리뷰를 보면서 고쳐야되나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하던 일 하다 잠깐 쉬는 차에 떠오른 생각을 이리저리 써봤습니다. 다들 자기 취향에 맞는 게임 사시길 바라면서 써봅니다.

P.S : 생각 외로 아쿠아 스피어는 수작이라 보입니다. 작품을 거칠게 분류할 때 쓰는 기준이 역작 > 명작 > 수작 > 평작 > 졸작이고, 수작부터 소장할만한 가치로 둡니다. 그런데 번잡하다는 평들과는 반대로 느껴졌어요.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펠트 게임치고 깔끔함이 느껴졌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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