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갖고 튀어라! 갤러리스트와 비교한 이스케이프 플랜 간단 후기
글쓰기에 앞서 저는 비딸 작가의 게임을 딱히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전작은 갤러리스트만 플레이해보았고 갤러리스트도 첫플 때 땀 뻘뻘 흘리면서 룰을 익힌 후 이게임은 왠먄하면 꺼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 들더군요.
킥아웃의 조잡함과 4가지 파트별로 챙겨야할 자잘한 세부 룰들 거기다가 명성인지 평판인지 뭘 올리니 마니 하는 복잡한 점수시스템까지... 80% 불호에 가까웠죠
진빠지더라구요 게임 다시 세팅하는것도 한숨나오고...
단, 확실히 게임할 맛 나게끔 만드는 수려한(?) 컴포넌트와 맵과 타일의 직관적인 연계설명만큼은 나머지 20% 호의 요소였습니다.
이스케이프 플랜은 비딸 작가의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경찰과 도둑이라는 테마가 맘에들어(당연히 컴포넌트가 뽐뿌의 주원인) 별 생각없이 펀딩에 들어간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말도많고 탈도많은 ALG 사태중에 다행히도 프로모팩과 본 게임 모두 양품이 도착했고
펀칭타일들을 뚫고 비닐팩에 컴포넌트를 정리하면서 갤러리스트의 '그 느낌'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택배박스와 비닐을 고이 챙겨놓았죠 느낌상 다시 포장해야할 것 같아서... 보드라이프 중고장터를 이용해야할 것 같아서...
주말에 짬을 내 데블다이스에서 이스케이프 플랜을 테스트플레이 해보았습니다 인원은 2명
데블다이스의 테이블이 조금 작은 듯 해서 걱정되긴 하였으나... 걱정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테이블이 작더라구요
정확히 말하자면 테이블이 작다기보다 게임이 무식하게 큽니다. 2인플레이를 해서 망정이지 3인 이상으로 돌렸으면 플레이가 불가능했을겁니다.
룰북을 읽어보며 셋업에 나와있는대로 준비단계를 마쳤고 예시 설명을 따라 2인+사만다ai 로 진행해보았습니다.
전반적인 게임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
3라운드로 진행되며 각 라운드마다 기본 페이즈 진행 후[라운드별 셋업] 하루(아침, 오후, 저녁, 밤, 새벽)를 번갈아가면서[메인 액션] 진행 / 밤과 새벽은 추가 액션 디스크가 있는 플레이어만 진행
라운드마다 기본 페이즈 진행
1. 수입 : 개인 플레이어보드 수입칸의 금액 수령 / 가장 낮은 숫자
2. 순찰카드를 2장 뽑고 출구 봉쇄 : 3라운드까지 진행 시 최종적으로 막힌 출구는 2개, 열린 출구는 1개
3. 도시타일 배치 : 셋업단계에 올려놓은 경찰들까지 함께 배치 / 타일별 배치 규칙을 잘 지켜주세요
4. 턴오버 : 악명 마커에 따라 플레이어의 순서 변경
하루 진행
5. 플레이어마다 번갈아가면서 하루를 1단계씩 진행합니다.
: 플레이어 A 아침 진행 > 플레이어 B 아침 진행 > 플레이어 C 아침 진행 > 개인 플레이어보드의 획득/손실한 악명 갯수(좌측 상단)에 따라 악명 마커 업데이트 > 플레이어 A 오후 진행 > 플레이어 B 오후 진행 > 플레이어 C 오후 진행 > 악명 마커 업데이트 > ... 최소 3개의 단계를 진행
: 밤과 새벽은 추가 액션 디스크를 사용해서 진행 (이전 플레이어가 밤을 진행하는 동안 결정 가능)
: 밤을 진행하지 않았더라도 기다렸다가 새벽 진행 가능
5. 하루는 5-1. 휴식과 5-2. 이동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5-1. 휴식은 말그래도 휴식토큰을 뒤집고 모든 사용한 '연락카드'와 '장비타일', '응급 처치 밴드'를 다시 뒤집어 다시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고
잠긴 자산 타일을 하나 열어줍니다.
5-2. 이동은 5-2-1. 여행 => 5-2-2. 회피 => 5-2-3. 방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거는 설명이 너무~~~~~ 많아서 패스합니다. 룰북을 참고해주시고
모든 플레이어가 번갈아가며 5. 하루를 진행한 뒤
라운드마다 기본 페이즈 진행
6. 날짜 변경 : 모든 플레이어의 휴식 토큰을 다시 사용가능한 상태로 되돌립니다. / 타임 마커를 다시 맨 위로 올립니다.
이후 2라운드로 가즈아~~
경영액션
플레이어가 턴마다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프리액션'이라고 보시면되구요.
연락 카드 사용 / 열린 자산타일 사용 / 조력자 타일 사용 / 응급 처치 밴드 사용 등 등 다양한 경영액션이 있습니다.
메인 액션이랑은 다른 개념이에요 가이아프로젝트의 프리액션을 생각하시면 이해하시기 편합니다.
--------------------------------------------------------------------------------------------
첫 테플을 5시간가량 해봤는데 확실히 다른 유저분이 남겨주신것처럼 전작 게임에 비해 얇고 가볍지만 방대합니다.
장소도 많고 경영액션으로 해야할 액션도 많지만 그것들이 엄청나게 복잡하다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여기다 개인적인 평을 추가하자면 재밌습니다.
매 턴마다 내가 어느 지형으로 이동을 해서 어떤 장소를 방문할지, 경찰을 어떤 경로로 회피할 것이며 연락카드를 어떻게 사용할지 등 등
순간마다 내가 판단해야하는 경우의 수가 머리아프다는 느낌보다는 즐겁다, 재밌다는 감정을 일으킵니다.
왜 그런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게 내가 머리를 쓰는만큼 돈을 가져가는 느낌이라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또한 갤러리스트로 치면 영향력시스템이 이스케이프 플랜에서는 악명으로 대체된 것 같은데
이 게임의 악명시스템은 영향력시스템만큼 복잡하지도(영향력을 깎아 돈을 덜 낸다던지, 명성에 영향을 준다던지...) 않고 더 직관적으로 쉽게 보여집니다.
악명이 높으면 경찰이 몰리는대신 자산 타일이 열리고 추가액션디스크도 받고 / 악명이 낮으면 경찰에게서 덜 쫒기는 대신 자산 타일이 늦게 열리고 이게 전부죠.
플레이어로 하여금 너는 어떤 유형의 범죄자가 되어 볼래? 결정을 내리게 만듭니다.
물론 베스트 공략은 초반에 악명을 쭉 올리고 탈출 전에 내리는거긴 합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죠 ㅎㅎ
추가로 갤러리스트에서는 협잡(?)의 요소가 크지 않았다면, 굳이 꼽자면 상대방이 필요한 손님 내가 먼저 가져가기 정도? 티켓 소모시키기??
이스케이프 플랜은 내가 견제하는 플레이어의 예상 이동경로나 시작지점에 경찰을 배치시킨다던지, 상대방이 방문하지 못하게 내가 먼저 방문해서 장소를 폐쇄시켜버린다던지 등 등
상대방을 견제하고 내가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요소가 몇가지 존재합니다 근데 이런 요소가 상대방을 멕이지만 나에게는 별다른 손해를 끼치지 않아요 여기서도 쏠쏠한 재미가 발생하는것 같습니다.
저는 2인에 Ai를 껴서 플레이했지만 추천드리는 베스트 인원은 최소 3인 4~5인 이라고 생각됩니다.
2인플이 재미없다는게 아니라 아무래도 비딸게임은 사람이 많으면 많을 수록 액션별 시너지가 살아나는 맛이 있어 다다익선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물론 2인플도 훌륭합니다 하지만 2인플을 하시다보면 다인플이 더욱더 기대되실겁니다 저처럼요
선호하지 않는 작가의 게임이지만 이번 작품은 100점 만점에 80점을 주고 싶습니다.
게임 세팅에 오랜시간이 걸리는 것도, 잔룰이 너무 많고 룰마스터가 숙지해야할 점이 많은 것도, 새로하는 플레이어의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스케이프 플랜은 그 모든 것들을 감수하고서라도 플레이하는 모두가 하하호호 웃으며 서로를 멕일 수 있는 아주 좋은 전략/협잡 게임입니다.
마지막으로 갤러리스트와 비교점을 간단하게 정리해보자면
갤러리스트가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면서 열심히 작가를 발굴해 작품의 가치를 올리고 결국 플레이어 본인이 부자 미술관 주인이 되는게 목표인 게임 (부자 미술관주인들끼리 자산배틀)
이스케이프 플랜은 경찰을 피해 탈출하는건 공동의 목표고 상대 플레이어들을 거지로 만들면서 플레이어 본인이 한탕 챙겨서 탈출하는게 목표인 게임 (나는 부자 범죄자 너는 알거지라 탈출못함)
룰의 깊이는 갤러리스트가 하나의 액션에 숙지해야할 내용이 더 깊은 편이며 이스케이프 플랜은 얕은 대신 그 범위가 너무~ 넓다
초급 게이머보다는 버건디의 성(제가 기준으로 잡는 초,중급 전략게임입니다 ㅎㅎ) 이상 난이도를 소화가능한 게이머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여기까지 이스케이프 플랜의 간단 리뷰였습니다~~
추가 정보 ) 플레이하다가 룰북에 설명 그림이 이상한 부분이 있어 직접 번역으로 남깁니다. 필요하신 분은 참고하세요
p.20 한계선이 넘었을 경우 예시
비니는 그의 악명 마커를 1번 한계선 위로 이동시켰습니다.
비니보다 악명 수치가 낮은 모든 플레이어들은 비니의 방향으로 1개의 경찰을 이동시킵니다.
루비는 비니보다 악명 수치가 높으므로 아무도 움직일 필요가 없습니다.
스카는 비니와 악명 수치가 동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아무도 움직일 필요가 없습니다.
미스터 본즈는 비니보다 악명 수치가 낮습니다. 그는 비니로부터 2칸 밖에 떨어진 빨간색 경찰을 비니가 위치한 타일로 이동시킵니다.
그는 파란색 경찰을 비니가 위치한 타일로 이동시킬 수 없습니다. 왜냐면 비니가 위치한 타일에는 이미 파란색 경찰이 위치해있기 때문입니다.
클로는 비니보다 악명 수치가 낮습니다 하지만 클로는 비니와 같은 장소에 위치해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그녀 다음 턴의 이동경로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경찰을 신중히 이동시켜야합니다.
그녀는 빨간색 경찰을 비니와 한 타일 떨어진 곳으로 이동시킵니다.
-> 여기서 좌측 경찰 이동의 규칙이 적용됩니다. 타일 위에는 이미 미스터본즈가 보낸 빨간색 경찰이 위치해있고, 같은 경찰 종류가 2개 위치할 수 없기 때문에
클로는 그다음 가장 가까운 가장 옆타일로 빨간 경찰을 이동시킨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