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의 실망과 한번의 감탄, 게임의 가치는 플레이어의 몫

sh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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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8 오후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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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플레이해 본 게임은 콜 투 어드벤쳐입니다.

평소 RPG를 좋아하기도하고 수려한 일러스트에

유명 판타지 소설과 협업한 확장팩까지 나온다고 하니

바로 질렀습니다 ㅎㅎ

특히나 저 전면의 캐치프레이즈인

'영웅을 만들고 운명을 개척하라'

라는 글귀는 마치 TRPG의 시작과도 같은 설렘이 있었죠.

구성

요즘은 트레이를 주문제작할 정도로 컴포를 성의 없게 박스에

때려박는 경우가 많은데, 뚜껑까지 맞춤인 트레이가 따로 있다는 것은 매우 의외였습니다.

깨알같은 경험치토큰 주머니까지.

플레이

플레이에 대해서는,

우선 rpg를 기대하신다면 저처럼 매우 실망하실겁니다.

킥스페이지에서 광고하고,

이걸 구매하는 플레이어 분들의 기대와는 어긋나게

테마성이 그렇게 잘 살아있지는 않습니다.

분명 셋업 단계에는 '게임을 해야하는 좋은 명분'과

네이밍 자체도 단순 명사로만 이루어지지 않아서

다른 카드간에 붙여 읽으면 그럴싸해지는 개연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드 이름이

ADVENTURE(모험)가 아니라

ADVENTUROUS(모험적인, 모험하는) 이라서 뒤에 어떤

인물이나 상황을 가져다 붙여도 스토리가 됩니다.

모든 카드의 이름이 그런 식으로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게임 자체가

점수를 내기 위한 카드컬렉팅에 기초해있으며

그런 게임은 플레이 도중 테마를 떠올리기 쉽지 않다는건

스플랜더를 해보신 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스플랜더도 분명 보석세공 테마가 있고

첫번째 카드덱은 주로 생산, 채굴

두번째 카드덱은 가공, 유통

세번째 카드덱은 판매, 계약

이라는 테마에 어우러진 일러스트로 이루어져 있지만

정작 100판을 넘게 한 지인에게 이 사실을 얘기했을 때

'아 진짜?' 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그 게임에서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습니다 ㅎ

콜 투 어드벤쳐가 그 정도로 테마와 게임성이 동떨어진 건 아니고,

플레이어가 직접 개연성을 만들어내면 충분히 테마를 느낄 수 있지만

실제 저희처럼

숲이 그려진 카드를 가리키며

'"나는 이번에 이 숲에 들어가볼거야. 이미 지나 온 모험에서

충분한 지혜를 쌓았으니 어둠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숲을 헤쳐나갈 수 있겠지"

라고 깔깔거리며 플레이하는 파티는 많지 않을겁니다.

보통은

"이거 2점 숲카드 가져간다. 나 파란색(지혜) 많으니까 룬 추가 안할게."

라고 하겠죠.

그리고 게임이 처음인 사람에게 룰 설명할 때도

점수와 마크만으로 설명하는게

빠르고 편할겁니다.

(이 카드를 보며 "으으 사랑하는 사람을 희생시켜야 한단 말이야?!"라고 생각할 지

'1성향과 3경험치얻고 버리는 카드네'라고 생각할 지는 플레이어의 몫.)

자, 반대로

점수제 게임으로서 보면

그동안 테마를 내세운 게임들 중에선

꽤 밸런스가 잘 잡혀있어 감탄이 나왔습니다.

여러 조건을 노린다면 그만큼 난이도가 올라가고

한가지 컬렉션에 집중한다면 선택의 폭이 좁아지면서

기본카드의 능력까지 게임끝날 때까지 고려해야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몇 판 돌리고나면 조금 뻔해지는 부분은

아무래도 카드 게임이다 보니

카드가 익숙해지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문제인데요.

그것은 앞으로 나올 확장으로 해결될거라 봅니다.

플레이 하면서 저도

이거 '음모'라거나

그럴싸한 확장 제목으로

'상대 핸드랑 이미 완성된 모험 건드리는 카드 많이 나오면 더 재밌겠네.'

라고 생각했으니까요 ㅎㅎ

그만큼 이미 꽤 즐길만하고,

앞으로 발전 여지도 보이는

콜 투 어드벤쳐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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