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의 카드에 있는 역사적 배경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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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0 13:08

그리즐드에 관련된 역사글 쓰고 갑자기 생각나서...

패스 오브 글로리에 이벤트카드 각각에는 그 나름의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그런데 카드에 대한 역사적 설명이 매뉴얼에 없어요.

생각나는 김에 제가 아는 카드 각각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해보겠습니다.

제가 아는 얼치기 지식으로 설명하는 거라 잘못된 설명이 있을 가능성이 극히 높습니다.

(단, 군이나 군단 증원 카드는 제외입니다.)

독일군 동원전

1.Guns of Auguest
8월의 포성은 책 이름입니다. 바바라 터크만이 1962년 저술한 책으로 1차대전이 개전한 8월을 다루고 있는, 1차대전에 관해서 손꼽히는 매우 유명한 책입니다. 이 책에서 1차대전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터졌는가를 잘 알 수 있어요. 이 책에 관련해서 가장 유명한 사례로 쿠바 위기가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핵전쟁에 가장 가까웠던 시기에,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이 책을 통해 전쟁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발생할 수 있는가를 알았기에 결정에 매우 신중했다고 합니다.

2.WIRELESS INTERCEPTS
무선통신 감청. 동부전선 독일군의 승리에 큰 역할을 한 부분입니다. 러시아 지역이 워낙 넓다보니 유선보다는 무선 통신이 중요했는데, 교육수준도 훈련수준도 부족했던 러시아군은 평문으로 통신을 했고 독일군은 아주 쉽게 감청해서 러시아군의 정보와 행동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것 역시 러시아군이 호구잡힌 중요한 이유의 하나.

3.VON FRANCOIS
폰 프랑코. 탄넨부르크 전투 당시 독일군의 지휘관 중 한명입니다. 이 사람은 전투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상부에서 방어명력을 내린 걸 스스로 상황판단을 해서 오히려 공격에 나섰습니다. 이 결과 탄넨부르크 전투가 가능했습니다.

4.SEVERE WEATHER
혹독한 날씨.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만큼 전쟁에서 자연환경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1차대전에서도 날씨와 지형은 극복할 수 없는 장벽이었습니다.

5.LANDWEHR
독일 예비군. 우리가 생각하는 그 예비군 맞습니다. 단지 독일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예비군 체계를 가지고 있었기에 병력을 빠르게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나폴레옹에 박살난 뒤 병력의 숫자까지 제한당해서 이걸 극복하기 위해 고안해낸 제도이지만, 1차대전에서 독일군이 인구 대비 엄청난 병력을 동원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됩니다.

6.ENTRENCH
참호전. 사실 1차대전을 시작할 때 참호전을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참호의 가치는 알고 있었지만, 일시적인 방어를 위해서 사용하는 정도로만 판단했던 거죠. 이게 참호전이 된 이유는, 서로간에 상대를 뚫을 수 없기에 방어 시설을 만들었고, 이 상황에서 우회를 시도했지만 서로 우회하느라 그쪽에도 뚫을 수 없어서 또 참호가 생기고, 이러다가 전선이 고착화된 결과였습니다.

8.RACE TO THE SEA
참호전 카드에 연결됩니다. 계속 우회하고 우회하고 우회하려는 시도만 하느라 참호선은 계속 늘어났습니다. 그게 계속되서 북쪽 벨기에까지 갔고 결국 참호선은 바다까지, 양쪽의 전선 전체에 걸쳐 만들어지게 됩니다. 결국 해안까지 참호선을 파기 위해 경주한 결과가 됐기 때문에 이걸 바다로의 경주로 부르게 된 것입니다.

9.REICHSTAG TRUCE
간단히 말해서 의회의 초당적 협력입니다. 전쟁 발발 직후 독일 의회는 모든 논쟁을 그만두고 전쟁 지원에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결의를 했습니다. 독일은 그만큼 국력을 전쟁에 집결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것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건 공산주의, 정확히는 세계혁명론이였습니다. 공산주의는 전쟁 전까지만 해도 만국의 노동자는 하나다, 국가간의 전쟁같은 건 높은 놈들의 짓거리에 불과하니 거부하자!라는 주장을 하고 있었는데, 실제 1차대전이 발발하자 각국의 공산주의자들이 조국에 모든 것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던 거죠. 덕분에 공산주의는 노선이 크게 바뀌게 됩니다. 세계혁명론이 아니라 일국혁명론, 즉 한 나라가 혁명을 한 뒤 그 국가를 중심으로 공산주의를 퍼트리자죠. 바로 스탈린이 이 방식을 따르게 됩니다.

10.SUD ARMY
의미는 독일 남부군입니다. 1차대전 독일 동부전선에서의 군 조직 중에 하나를 의미합니다. 물론 동부전선 남부에서 싸웠고, 이들은 당연히 남쪽의 오스트리아군과 함께 싸웠습니다. 소련의 성립으로 휴전이 맺어질 때까지 존속했습니다.

11.OBEROST
정확히는 Ober Ost입니다. 이게 뭐냐면 "독일군 동부전선 총사령부"에요. 1차대전 초기 동부전선은 힌덴부르크-루덴도르프, 그리고 러시아군을 잘 알았던 참모 호프만에 의해 움직였고, 이들은 1차대전 중에 손꼽히는 큰 승리인 탄넨부르크 전투를 만들어 냈습니다. 전쟁 초기 동부전선에 독일군은 숫자가 부족했지만 이 승리로 러시아군을 밀어낼 수 있었고, 이후 계속되는 독일군의 러시아군 호구잡기(...)의 시작이었습니다.

13.FALKENHAYN
에리히 폰 팔켄하인. 1차대전에서 독일의 두번째 참모총장입니다. 전쟁 시작시에 국방장관이었고, 몰트케가 졸렬한 지휘 때문에 해임된 후 총참모장으로 임명되어 1차대전 중반 독일군을 지휘했습니다. 이 사람이 한 일은 제한전 카드에서 설명합니다.

연합군 동원전

2.BLOCKADE
봉쇄. 1차대전 영국의 기본 전략으로, 동맹군에 대한 해상 통로를 막아 독일을 말려죽이는 전략이었습니다. 단기적인 효과를 보지는 못했지만 장기적으로는 분명히 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었습니다. 단적인 예가 순무의 겨울로, 1916년 독일에는 식량이 모자라서 순무로 먹고 살아야 했다는 데서 불리는 명칭입니다.

4.PLEVE
플레베 장군. 러시아 지휘관으로 전쟁 시작시에 5군 사령관을 맡아 오스트리아 전선에서 큰 활약을 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활약한 인물입니다.

5.PUTNIK
푸트니크. 세르비아군 총 사령관입니다. 세르비아군은 규모에 비해 정말 무시무시한 전투력을 보여줬습니다. 개전 후 압도적인 국력의 차이를 극복하고 오스트리아의 공격을 스스로 격퇴해냈으니까요. 여기에는 오스트리아군의 무능함과 함께 세르비아인들의 조국을 지키고자 하는 강한 열망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세르비아 국왕은 전황이 위험해지자 스스로 소총을 들고 전선에 나갔을 정도로 단합되어 있었습니다.

6.WITHDRAWAL
철수. 아마 개전 직후 프랑스와 영국군의 후퇴를 의미하는 카드일 겁니다. 전쟁 시작 후 슐리펜 계획에 의해 밀려나는 상황에서 연합군은 단순히 도망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철수했습니다. 이렇게 병력을 보존해냈고 후퇴하면서도 후방에서 꾸준히 증원은 받은 결과, 독일군이 진격 한계선에 다다르자 대대적인 반격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독일군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9,MOLTKE
폰 몰트케. 1차대전 개전 당시 독일군 참모총장. 왜 독일군 참모총장이 연합군덱에 있냐면... 졸장이거든요. 이 사람의 무능함이 전쟁 초반 독일의 전쟁계획에 큰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뭐 이 사람이 잘했어도 좀 더 진격하는 정도에 불과했지 결국 독일의 공격은 막혔을 거라는 게 현재 역사학계의 주류 입장이긴 하지만, 어쨌건 이 사람이 무능했던 건 사실입니다.)

13.RAPE OF BELGIUM
꽤 자극적인 단어인데, 전쟁 초기 독일의 벨기에 약탈을 의미합니다. 벨기에 점령 후, 독일군은 벨기에를 공포로 지배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즉, 벨기에가 반항하면 몇배로 보복해준다였죠. 하지만 실제로는 막나가는 약탈과 살해 행각이 되버렸습니다. 2차대전에는 자주 일어났고 식민지에서는 일상사(?)였지만, 근대화 이후 처음 발생한 같은 서구인들이 군인이 아닌 그냥 시민들을 죽이고 약탈하는 모습에 전 유럽이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독일은 이걸 부정했지만 미국인 기자들까지 와서 이걸 취재해갔습니다. 독일은 전쟁명분을 자국 방어를 위한 공격이라고 했지만, 이걸로 독일의 전쟁명분은 완전히 날아갔습니다. 부도덕한 전쟁국가가 되버린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