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후기

무이

블로그

쪽지

벨라티 리뷰 : 디뽐 시도

4,329 조회

2019.02.15 16:35

라이트게이머인 무이입니다.

벨라티는 지난 (에센) 슈필 2018에서 페어플레이 차트 1위를 해서 관심을 끌었지만,

물량이 많지 않아 구하기 힘든 덕에 어떤 게임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거 같습니다.

보라나 긱의 평가가 대체로 좋아서 더 그런데요...

아... 그런데... 좀 조심스럽지만...

제가 보기엔 장단점이 분명해 호불호가 많이 갈릴 거 같습니다;

이런 제 생각을 써보려고 제목에도 ‘디뽐’이란 단어를 썼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벨라티의 단점이 규칙상의 맹점에 기인하기 때문에 규칙설명을 해야 하는데,

간단한 게임임에도 규칙서에 좀 모호한 점들이 있어서

분명히 하기 위해 비교적 자세히 규칙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자세한 규칙설명을 원치 않는 분들은

이미 제르망님, 도검님, 한곰님이 게임의 흐름에 대해 좋은 글과 영상을 올려주셔서

이 글들을 참조하신 뒤 ‘B. 게임감상’부터 읽으셔도 되겠습니다.

제르망님 규칙요약 링크 :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5090&tb=info_files&id=

도검님 글 링크 :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1623&tb=community_post&id=

한곰님 영상 링크 :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997&id=&tb=info_movie&game_id=10204&game_category=&&btv=on

A. 게임소개

우선 이 게임은 플레이어 전원이 한 팀인 협력게임입니다.

게임의 흐름은 기존의 게임 중 코드네임 듀엣을 여러 명이 하는 거와 비슷한데,

각자 두 가지 역할 중 하나를 번갈아가며 맡게 됩니다.

게임이 끝나면 하나비처럼 점수에 등급이 매겨지고,

그에 따라 정해진 칭찬이나 핀잔을 듣게 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써보겠습니다.

8장의 역할카드

(1) 배경이야기

미술관의 매니저(고양이)들은 화가(부엉이)들에게 미술관에 전시할 그림을 몇 장 그려오라고 요구하는데,

위조 화가인 벨라티(푸른 옷을 입고 있는 정체불명의 동물)이 자신의 위조그림 4장을

화가들이 그린 그림들에 섞어서 미술관에 들여보내게 됩니다.

이제 매니저들은 돋보기를 들고 어떤 그림들이 화가가 그린 그림들인지 밝혀내야 합니다.

(2) 구성물

독일어 규칙서와 위의 사진에 있는 역할카드 8장,

아래의 사진에 있는 특수카드 4장, 그리고 168장의 그림카드들이 전부입니다.

(영어 규칙서는 없습니다;)

180장의 카드들은 코드네임의 단어카드들과 정확히 일치하는 크기입니다.

(게임상자가 굉장히 작습니다. 스컬킹과 가로세로는 같지만 더 얇습니다;

카드에 슬리브를 씌우면 다 넣기도 쉽지 않고, 넣더라도 뚜껑이 닫히지 않고 뚱뚱해집니다.

상자를 두를 밴드가 필수입니다.)

(3) 세팅

NPC인 벨라티를 제외한 역할카드들을 각자 1장씩 나누어 가집니다.

플레이어가 짝수명이면 매니저와 화가 역할카드를 똑같이 나눠가지고,

홀수명이면 매니저 역할카드를 한 장 더 나눠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5인플이면, 3명이 매니저 역할카드를 2명이 화가 역할카드를 가지게 되고,

4인플이면 2명씩 매니저 역할카드와 화가 역할카드를 가지게 됩니다.

(영어 규칙서에는 역할 카드를 어떻게 나눠 가질지에 대해 나와 있지 않으니

독일어 규칙서를 참조해야 합니다;)

자리배치에 관한 얘기는 규칙서에 따로 없습니다만,

같은 역할카드를 가진 사람이 띄엄띄엄 앉는 게 자연스러워 보이긴 합니다.

벨라티의 역할카드는 테이블 중간에 두고,

그림카드들로 카드더미를 만들어 플레이어수에 따라 그림카드들을 나눠가집니다.

3인플일 때는 각자 18장씩,

4, 5인플일 때는 각자 9장씩,

6, 7인플일 때는 각자 6장씩 가집니다.

이 카드들은 매니저역할을 할 때는 사용하지 않고, 화가역할을 할 때만 사용합니다.

특수카드 4장은 위의 사진처럼 바닥에 깔아둡니다.

예시) 지니, 익퓨, 유정, 라마가 4인플을 합니다.

지니, 익퓨가 화가 역할카드를 유정, 라마가 매니저 역할카드를 가져가 자신의 앞에 펼쳐둡니다.

지니와 익퓨가 마주 앉고, 유정과 라마가 마주 앉아있습니다.

각자 그림카드 9장씩을 나눠가집니다.

(네 분의 닉을 허락 없이 씁니다;)

(4) 게임진행

위의 사진처럼 카드더미에서 두 장을 뽑아 공개합니다.

이때 이 카드들의 내용과 관련된 얘기를 나누면 안 되겠죠?

“파리에서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었지.” 같은 거 말입니다.

이로써 미술관 매니저들이 화가들에게

이 두 테마와 관련된 그림들을 그려달라고 요구한 게 됩니다.

매니저들은 화가들이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모른 체

몇 장의 그림을 화가들에게 요구할지 (매니저들끼리) 논의해서 결정합니다.

논의 중에 테마와 관련된 이야기는 할 수 없습니다.

(이 게임에선 하지 말라는 게 많습니다;)

2장에서 7장까지 가능한데, 판단할 근거가 거의 없어 규칙상 맹점에 해당합니다.

예시) 두 장을 오픈하니 에펠탑과 하이힐이 나왔습니다.

매니저인 유정과 라마는 화가인 지니와 익퓨에게 그림카드 5장을 요구합니다.

장수가 정해졌으니,

화가들은 손에 있는 그림카드 중에 테마에 맞다 싶은 것들을 그 수에 맞게 내야합니다.

그림을 그려서 매니저들에게 제출하는 것이죠.

한 사람이 여러 장을 내거나 아예 내지 않아도 됩니다.

합해서 매니저들이 요구한 수에 맞추면 되는데,

당연히 자신이 갖고 있는 그림카드들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고

“(테마 중 하나에) 딱 맞는 카드 1장”, “어중간한 카드 2장”, “별로인 카드 1장”과

같은 말들을 통해 누가 몇 장을 낼지 (화가들끼리) 의논할 수 있습니다.

어떤 테마에 해당하는 지는 말할 수 없습니다.

예시) 위가 지니의 손패이고, 아래가 익퓨의 손패입니다.

지니는 유로화가 에펠탑에 딱 맞다, 립스틱은 하이힐에 딱 맞다,

망치를 에펠탑에 어중간하게 맞다고 생각해

“딱 맞는 카드 2장, 어중간한 카드 1장이 있어.”라고 말하고,

익퓨는 이탈리아 반도가 에펠탑에 딱 맞다, 운동화가 하이힐에 딱 맞다고 생각해

“딱맞는 카드 2장이 있어.”라고 말합니다.

각자 몇 장의 카드를 낼지 결정했으면,

자신이 낼 카드를 앞면이 보이지 않게 제출합니다.

이때 화가들은 자신이 낸 그림카드들과 그 그림카드들이 어떤 테마에 맞는지 기억해야 합니다.

이제, NPC인 벨라티가 나설 차례입니다.

카드더미에서 4장을 앞면이 보이지 않게 뽑아서 화가들이 제출한 그림카드들과 섞은 뒤 공개합니다.

예시) 화가인 지니는 유로화, 립스틱, 망치를 냈고, 익퓨는 이탈리아 반도, 운동화를 냈으며,

4장을 섞은 뒤 오픈을 하니 위와 같이 됐습니다.

비행기, 바지, 지구본, 빵(햄?)이 섞여 들어간 4장의 카드들인 거죠.

위작들이 진품들과 섞였으니 매니저들이 나설 때가 됐네요.

매니저들은 그림카드들을 살펴보며 논의해서

어떤 그림이 화가들이 제출한 그림이고 어떤 주제에 해당하는지 맞힙니다.

예시) 매니저인 유정과 라마는 유로화, 비행기, 이탈리아 반도가 에펠탑에 맞고,

운동화와 바지가 하이힐에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제 화가들은 답을 공개합니다.

매니저들이 선택한 그림카드 중에 벨라티의 위조그림카드 한장마다 벨라티가 +1 점이고

이 그림카드들은 벨라티의 역할카드 오른쪽에 둡니다.

매니저들이 선택한 그림카드 중에 화가가 낸 그림카드면서 테마도 맞는 카드마다 팀이 +1점이고

벨라티의 왼쪽에 둡니다.

예시) 아래와 같이 벨라티의 오른쪽에 청바지와 비행기를, 왼쪽에 운동화와 유로화를 둡니다.

점수가 되지 않는 남은 그림카드들은 모두 버리고,

카드를 낸 화가들은 자신이 낸 장수만큼 카드더미에서 보충 받습니다.

그리고, 각자 자신이 가진 역할 카드를 왼쪽사람에게 넘겨줘서 역할을 바꾸고,

다음 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예시) 이번 라운드에서 화가였던 지니는 3장, 익퓨는 2장의 그림카드를 카드더미에서 보충 받고,

다음 라운드에선 매니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유정과 라마는 화가 역할을 하게 됩니다.

(5) 종료조건

게임은 라운드의 끝에 벨라티 오른쪽에 있는 그림카드가 6장 이상일 때 끝납니다.

이 때, 벨라티의 왼쪽에 있는 카드의 장수가 팀의 점수가 됩니다.

팀의 점수가 15장 이상이면 팀이 벨라티를 상대로 이긴 게 됩니다.

하지만, 큰 칭찬을 듣고 싶으면 더 많은 점수를 얻어야겠죠?

(6) 특수카드

이 게임에는 위의 사진과 같은 특수카드가 4장 들어있는데,

이 카드들의 뒤에는 3, 4, 5, 6이 쓰여있습니다.

3, 6번 카드는 매니저(고양이)들이 합의하에 쓰는 것이고,

4, 5번 카드는 화가(부엉이)들이 합의하에 사용합니다.

3번 카드는 테마카드 2장이 공개 된 뒤에 마음에 안 드는 1장 혹은 2장을 버리고

카드더미의 카드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4번 카드는 화가 중에 한 명을 정해 그림을 제출하기 전

손에 있는 그림카드 6장을 버리고 카드더미의 그림카드로 대체합니다.

5번 카드는 매니저들이 요구한 카드장수를 +1 혹은 -1할 수 있습니다.

6번 카드는 매니저들이 그림카드들을 맞힐 때 공개된 그림카드들 중 하나를 지목해

화가 중에 한 명이 제출한 그림카드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 화가가 제출한 것이라도 테마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특수카드는 사용하면 뒤집어 놓게 되는데,

이 카드들을 원래대로 다시 뒤집기 위해서는

화가들이 제출한 카드들을 테마까지 정확하게 다 맞혀야 하는데,

매니저가 요구한 카드장수가 3장인 경우 3번 카드를 뒤집을 수 있고,

4장인 경우 4번 카드를 뒤집을 수 있습니다.

요구한 카드장수와 특수카드의 번호가 정확히 일치해야 합니다.

이때 한 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요, 매니저들이 4장을 요구했는데,

화가들이 5번 특수카드를 이용해 3장으로 바꾼 뒤,

매니저들이 정확하게 맞히면 3번 카드를 뒤집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애초에 4장을 요구했으니 4번 카드를 뒤집을 수 있을까요?

정답은 3번 카드입니다.

상식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확실하지 않아 출판사에 문의했더니 답해주더라구요.

B. 게임감상

비보드게이머들과의 7인플, 아내와의 2인플(규칙상으로는 3인플까지지만;),

인천의 모임들인 ‘위치스브루’, ‘취지트’, ‘서인천(검암)’의 게이머들과

다수의 다인플을 해봤는데, 매번 거의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1) 단어게임 vs 이미지게임

보라나 긱을 보면 벨라티를 딕싯이나 ‘코드네임 : 그림들’과 비교하곤 합니다.

하지만, 벨라티의 그림카드들은 추상적이지도 모호하지도 않아서

마치 디셉션의 카드들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벨라티는 코드네임에 비교해야 하는 일종의 단어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성도 코드네임의 그것과 흡사하고요.

(2) 매니저는 몇 장을 불러야하나?

앞에서 규칙상의 맹점이라고 했던 부분입니다.

매니저들이 화가들에게 그림카드를 요구할 때,

몇 장을 불러야할 지에 대해 사실상 아무런 근거도 없습니다;

이건 마치 코드네임에서 팀장이 바닥에 깔린 단어카드들을 못 보고

힌트를 주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이상한 규칙을 만들어 놓은 것일까요?

여기에 답하기 전에 이런 질문을 먼저 드려봅니다.

코드네임의 팀장을 하는 게 버겁다고 느껴본 적이 있으신가요?

게이머들은 이런 걸 못 느낄 수도 있지만,

제 경우는 처음 팀장을 할 때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어떤 단어를 어떻게 연결해야할지 몰라 시간이 다 지나가버려서 턴을 넘기기도 했거든요.

비보드게이머들과 코드네임을 하다보면 저처럼 당황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벨라티에선 이렇게 힘든 코드네임의 팀장역할을 단순화시켜 사실상 쳐내고,

팀원들이 추리하는 부분만 남긴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난이도를 확 낮추고 접근성을 높이는 거죠.

(3) 높아지는 랜덤성

매니저들이 거의 아무런 근거 없이 그림카드 장수를 말해야하는 것에서

이미 이 게임의 랜덤성은 매우 높아집니다.

거기다 벨라티의 위조그림카드 4장이 섞여 들어가면서 랜덤성은 더더욱 높아집니다.

(4) 랜덤성에서 재미를 느끼는 화가들

매니저들은 화가들이 제출한 그림카드들을 맞히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건 코드네임에서 팀원들이 추리하면서 느끼는 재미와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화가들은 어떤 재미를 느끼게 되는 걸까요.

화가들은 매니저들이 요구한 그림카드 장수를 맞추느라 허덕거리면서

매니저들을 욕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많은 경우에 확실한 카드보단 어중간한 그림카드가 더 많아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자신이 가진 그림카드와 테마카드를 연결시킬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환희를 느끼게도 됩니다.

그림카드들을 제출한 후에는 테마와 잘 맞아떨어지는 벨라티의 위조그림카드들을 보며

속으론 허걱하면서 겉으론 표정관리를 해야 되는데 이것도 참 재밌는 순간입니다.

결국 화가들이 느끼는 재미는 상당부분 랜덤성에 기인합니다.

C. 마무리

벨라티는 코드네임(혹은 코드네임 듀엣)과 비교할 때,

팀장이 힌트를 주는 골치 아픈 과정을 과감히 생략하고, 추리하는 재미만 남긴 게임으로

난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랜덤성과 파티성이 동시에 올라갔다라고 요약하고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코드네임이나 디크립토의 긴장감을 선호하는 게이머라면

벨라티가 너무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을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코드네임이나 디크립토를 부담스러워하거나 소소한 재미와 유쾌한 분위기를 즐기는 게이머

혹은 비보드게이머들과 자주 게임을 하는 게이머라면 벨라티에 만족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벨라티를 구해볼까 하고 고민하는 게이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무이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

후기

2024년 후반기에 해봤던 게임들(순서 상관 없이 사진들로만 나열해 볼게요!...

히트 게임즈 신작 체험회 간단 후기 - [자연의 수호자], [교토의 고양이]

[보드포웰]모임 후기#48(24.11.20)

[서울 성동구]성수보드게임 모임 마흔번째 후기

성수헤이븐에서 즐겼던 게임후기 - 서른 여섯번째

보드게임 십여년차. 작가별 게임 감상평 (9)

[강서구 보드게임 모임] 다이나믹 24.11.15 금요일 정기 모임 후기 (시계탑...

내가 가진, 내가 해본 게임들을 정리해보자 39

보드게임 십여년차. 작가별 게임 감상평 (8)

도곡동 말랑말랑 집합소. 11월 3주차 모임 개인 회고록.

히트게임즈 체험회(11/16) 참석 후기

(동해 보동보동) 동해시 보드게임 동호회 5월 27일 모임후기

아크스: 황폐화된 외곽 확장 소개 및 후기 - 액트 1

보드게임과 사람을 잇다 1탄 - 블랙 포레스트

11/13~11/20 루트 디지털 모임

버라지 - 와이프에게 처절하게 2연패..

보드게임을 나눠주던 날, 딸과 함께한 사이베리온 이야기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