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포착] 아내와 2인플 in 몰디브 (vol. 3)
몰디브 휴가의 마지막 날을 맞아 꺼내든 게임은 쇼텐토텐입니다.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비치 타월을 게임판으로 깔았는데, 타월 색깔이 하필 초록색이라 (이엘로판) 규칙서의 게임 배경설명과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따뜻한 봄 바람이 불어오고 눈이 녹아내리면 눈 속에 파묻혀 있던 마을 경계석이 하나 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대강 이런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말이지요.
<몰디브의 바다 바람을 맞고 모습을 드러내는 경계석>
"오늘은 몇 라운드로 할까?" (내심 3라운드 정도 하길 바라고 있었지만) 아내의 대답은 "1라운드!"
"기본 규칙으로 할까 변형 규칙으로 할까?" (내심 전술카드까지 넣었으면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기본 규칙!"
지금까지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도 아내를 이겨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요.
쌈빡+깔끔을 추구하면서도 카드 더미가 다 떨어질 때까지 팽팽하게 전개된 부부싸움(?)에서 오늘은 제가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오른쪽 두번째 경계석- 아내가 three of a kind (8/8/8)로 회심의 일격을 가했지만, 완성되지 않은 color-run (노란색 1/2/3 또는 2/3/4)의 힘이 더 강했다>
승패를 떠나 아름다운 자연, 사랑하는 아내와, 그리고 보드게임과 함께한 순간들에 행복한 한 주였습니다.
이제 집에 돌아왔으니 내일 하루 더 쉬고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겠네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덧. 여기 있으면서 유럽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그들은 트럼프 카드를 많이 들고오더군요. 파라솔 그늘 밑에서 친구들끼리, 특히 아빠랑 딸이 단둘이 카드게임 즐기는 모습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