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평가받는 게임 / 과소평가받는 게임

조이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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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9-15 오전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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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기에 과대평가받고 있는 게임과 과소평가받고 있는 게임이 있습니다.

먼저 과대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임은 국민게임이 되어버린 스플렌더 입니다.

스플렌더가 입문용 보드게임 중 탑인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누구에게든 추천할 수 있는 보드게임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한계는 이 게임에 있는 불공평성을 느끼기 전까지입니다. 스플렌더를 몇 번 해보지 않은 사람들과 하게 되면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 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파악한 사람들과 경쟁하게 될 때는 첫 번째 플레이어가 무척 유리하다는 것을 알게 모르게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보드게임 메거진에서 작가에게 질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작가의 답변이 충격적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하면서 경험한 경험적 통계수치를 보아도 그렇고 이론적으로 생각해도 첫 번째 플레이어가 유리한 것이 맞는데 작가는 아직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지 못했더군요.

스플렌더는 첫 번째로 시작했던 사람이 15점을 내어 끝냈을 때 마지막 사람까지 진행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공평해 보이지만 사실은 귀족 방문으로 얻을 수 있는 점수 3점이 크게 작용하는 게임입니다. 첫 번째 사람이 귀족 타일을 한 끗 차이로 먼저 가져가는 경우가 허다하고 이 때문에 처음부터 앞사람이 노리지 않는 귀족 타일을 노린다고는 하지만 이것조차가 불리한 출발일 뿐만 아니라 첫 번째 사람이 두 개 이상을 가져가서 점수가 벌어지게 됩니다.

이 게임이 과대평가받는다고 여겨지는 부분은 가족게임으로 매우 훌륭하지만 많은 곳에서 대회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대회는 공정해야지요.

주최 측의 잘못은 아니지만 제가 제안하고 싶은 대회룰은 이것입니다.
귀족 타일을 가져가는 것도 마지막 사람까지 턴을 끝낸 후에 어느 타일을 가져갈지 모두가 정하고 같은 타일을 가져가는 사람이 있을 경우 3점을 나눠가지게 하는 것입니다.

A 플레이어와 B 플레이어가 한 라운드에 조건을 완료하여 같은 타일을 가져가고자 한다면 둘 다 1.5점씩을 가져가는 것이죠. (큐브나 동전 등으로 표시하면 됩니다) 혹은 A, B, C 플레이어가 동시에 조건을 만족하여 셋 다 같은 타일을 가져가고자 한다면 셋이 1점씩을 나눠 받으면 됩니다. 이때 A 플레이어가 또 다른 타일을 가져가는 조건도 만족할 수 있지만 한 턴에는 하나의 타일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선택을 해야 합니다. 셋이 1점씩 나눠 받을지 아니면 B, C 플레이어가 1.5점씩 가져가도록 하고 본인은 다른 타일을 가져와서 3점을 받을지 말이죠. 다음 라운드에는 지금 혼자 가져갈 수 있는 타일의 공동소유자가 나올 수도 있으니 잘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국내에서 과소평가받고 있다고 생각되는 게임 타르기 입니다.

이 게임을 누군가 꺼내서 하자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1) 한 판만 해준다.
2) 도망간다.

도망가지 마십쇼. 이 게임은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메커니즘이 매우 정교하게 짜인 게임입니다.

저도 처음 해보고 우와 싶어서 알아보니 이미 강추하신 분들이 많더군요.

1) 전략성: 매 턴 본의 아니게 견제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견제가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로 하여금 차선책을 택하도록 하는 정도이기에 따뜻한 게임입니다. 운적요소는 가운데 9장의 카드가 어떻게 깔리냐 하는 정도이고 그 외에는 실력 싸움입니다. 그래서 드라이한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게임 파악이 되었다면 다양한 선택지 중에서 자신이 믿는 바를 실행하면 되기에 건조하다기 보다는 하나씩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고 완료하는 뿌듯함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플레이를 거듭하면서는 점점 견제도 잘하게 되고 전략의 깊이도 느끼게 되지요.

2) 직관적: 다른 게임에 없는 특이한 룰도 있지만 이해하기 쉽고 의문이 가는 부분이 없습니다. 카드에 그려진 아이콘들을 보면서 액션을 이해할 수도 있지만 카드를 뒤집으면 글로도 설명이 되어 있어서 첫판을 할 때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휴대하기 편하라고 보드판 없이 카드로 한 것이 아니라 이런 이유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내용물이 꽤 많아서 박스 크기를 줄일 수 없어 보이긴 합니다)

3) 시각미: 이것이 이 게임을 끌어내린다고 생각합니다. 카드, 타일 모든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특히 박스요.

이미지 출처 보드게임긱

이런 박스면 얼마나 이쁩니까?
이런 이미지를 가진 박스가 있는데 한국에서 접할 수 있는 박스의 일러스트는 위에서 보셨던 찌든 모습으로 대추야자열매를 들고 계신 아저씨 그림입니다. 멋진 닌자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게임하면 어떨까요.

개인적으로는 전략성, 직관적, 시각미 세 가지가 모두 좋아야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 가지가 유독 부족한 타르기가 과소평가받는다고 말하면 안될 수 있지만 이미지적인 부분때문에 훌륭한 게임성이 묻힌 것이 안타깝습니다.

확장도 나온는 중으로 알고 있는데 본판과 확장이 한꺼번에 한글판으로 발매되는 것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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