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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 아문젠 vs 스콧 리뷰입니다.
보드엠에서 선주문 이벤트로 주문한 1911 아문젠 vs 스콧이 배송되었다. 오늘 바로 플레이 할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총평부터 간략히 말하면, "간편하고 흥미진진한 2인플 게임" 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박스 자체도 작지만 알찬 구성에 플텍을 해도 쏘옥 들어갈만큼 공간이 넓다랗다. 그만큼 내용물이 많이 없다는 뜻도 되겠지만...-_-
깔끔한 박스 외관. 작고 알차다.
플텍을 씌우고 넣어도 쏙 들어갈만큼 트레이가 좋다.
어쨌든 기본적으로 카드게임이니, 게임에 그다지 많은 공간이 필요하지도 않다. 게임의 목적은 간단하다. 아문젠, 혹은 스콧 중에 한 사람이 먼저 남극점에 닿으면 승리. 대칭전략게임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필요한 카드와, 카드의 구성이 약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비대칭전략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듯 싶다.
아문젠과 스콧. 두 인물 중 한 명을 선택하여 플레이하게 된다.
자신이 진출하려는 칸에 맞는 색의 카드를 내면 전진한다는 기본적인 룰 이외에 카드의 능력이 있어서 전략적 다양성을 추구하였다. 그래서 색과 능력이라는 두가지 기능 중 하나를 적절하게 생각해야한다. 마치 TS에서 이벤트로 쓸까, 오퍼레이션으로 쓸까를 생각하거나, "로마에게 영광을"에서 건물로 쓸지, 능력으로 쓸지를 결정해야하는 것 처럼 말이다.
게임은 심플한데 이 조그마한 상자에 세가지 확장과 두가지 심화룰이 들어있고, 보드엠에서 선주문시 제공했던 식량창고 확장까지 하면 총 여섯가지의 룰을 조합해서 게임할 수 있다. 아예 6가지 모두 적용하고 게임해도 되기는 하다. 그런데, 기본룰로만 하면 극한의 추위와 배고픔으로 점철된 남극점 탐험치고는 그리 빡세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두명 모두 패배하는 조건은 카드를 두번 다 쓸 때까지 남극점을 못찍을 경우 생기는데, 물론 서로 숙련되어 극한의 딴죽을 건다면야 들어가기 힘들겠지만, 처음하는 플레이어끼리 사이좋게 플레이한다면 무난히 남극점에 들어갈 수 있다.
기본적인 색깔 전진카드 이외에 개, 말과 같은 조커카드, 장비 손실, 나침반, 희생, 크레바스, 눈보라, 물자 부족, 좋은 날씨 등의 특수카드가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해서 전진하든, 상대를 방해하든 해야한다. 이 게임이 비대칭전력인 결정적인 이유는 이런 특수카드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한 진영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이 걸려있다는 점인데 개와 눈보라는 아문젠이 사용할 수 있고, 말과 크레바스는 스콧이 사용할 수 있다.(크레바스와 눈보라는 처음 상대를 악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을때만 필요...ㄷㄷ) 상대 플레이어가 이 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단순한 색깔카드의 기능으로밖에 사용할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 게임을 보면 단순하게 판단할 때, 스콧보다는 아무래도 아문젠이 유리한 것 처럼 보인다. 일단 조커색상을 상징하는 개가 말보다 5장이나 많고(말 4장과 개 9장), 아문젠의 경로에 필요한 붉은 카드가 16장임에 반해 스콧의 경로에 필요한 파란 카드는 10장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마냥 아문젠이 유리하다고도 말하기 애매한 것이, 희생이라는 카드가 존재 하기 때문이다. 이 카드는 상대의 동물을 전부 죽이는(?) 강력한 카드인데, 아문젠이 갖고 있을 때 보다 스콧이 가지고 있을 때 훨씬 쓸모가 많다. 아무래도 개가 손에 많을 가능성이 높으니... 그리고 아문젠이 사용하는 눈보라보다, 스콧이 쓸 수 있는 크레바스가 2장 더 많다(눈보라 7장과 크레바스 9장). 그래서 상대방을 전진시키지 못하도록 하기 쉽다.
문제의 개와 말 사진. 디자이너의 첨언에는, 아무래도 아문젠이 개를 선택한 것이 유리한 조건이었다고(아무거나 잘 먹기 때문에 =_=) 나와있지만... 그래도 너무 비대칭인거 아니야?ㅎ
이 게임 딴죽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눈보라와 크레바스. 나중에는 둘 다 불 켜고 사지로 밀어넣기 신공을 벌이게 된다...-_ -
그래도 세 게임 정도 즐겨본 결과, 숙련자가 스콧을 맡는게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 희생카드를 쥐는 것은 아무래도 복불복이기 때문에... 아무리 생각해도 개 카드가 너무 많은게 이해가 잘 안된다. 한 두세장 많다면 그러려니 하지만, 내가 아문젠 플레이 했을때는 희생만 잘 봉쇄해서 개를 꾸역꾸역 모은 뒤에 움직이면 뭐... 상대방은 답이 안보이는 것 같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디자이너의 의도가 어떤건지 아직은 잘 파악하기 어려워서 큰 의도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희생카드는 스콧만 사용할 수 있다거나 그런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아문젠이 유리해보이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느낌 상 크레바스 두 장이 더 많으니 뒤로 밀 수 있을 때 최대한 밀고, 그 부족분만큼 개를 사용해서 전진해야 한다는 뜻일지...=_ =;;;
일러스트만 봐도 슬픈 희생카드... 하지만 스콧이 갖는 순간, 스콧은 악마가 된다... =_=!!
어쨌든 기본판은 그 정도로 하고, 확장은 4개가 있는데 스콧 플레이어의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후원자는 꼭 넣어야 한다고 본다. 미묘하게 스콧의 후원자가 좀 더 강력하다.(뽑기운이 더러우면 이마저도...OTL)
날씨 확장은 땡길때 넣어도, 안넣어도 그만인데 혹한이 와도 패널티가 그닥 위험하지 않다고나 할까...? 다만 폭풍이 계속 밀어닥치면 카드 덱이 빨리 떨어질 수 있으니 그건 좀 주의해야할 듯 싶다.
보너스 확장인 식량창고는 단순히 보너스 느낌이 강한 단순한 확장인데, 없어도 게임에 큰 지장은 없다. 있다면 가뭄의 단비 같겠지만 ㅎㅎ
재미있는 확장이자 제대로 된 확장은 귀환인데, 남극점에 도달하는 것 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을 때, 이 룰을 적용하면 될 것 같다. 남극점을 찍고 다시 배까지 돌아와야 게임이 끝나는 룰이라서, 남극점을 쉽사리 찍어버리는 플레이어들이 있다면 이 룰을 적용할 때, 정말 효율적으로 카드를 써야 한다는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도무지 이길 자신이 없을 때, 일부러 덱을 소진시켜서 무승부로 만드는 것도 패자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싶다.
게임 플레이 결과, 덱이 생각보다 금방 떨어지기 때문에 암묵적인 합의하에 카드를 드로우하는 액션을 서로 늦추는 전략도 가능하다. 서로 말은 안하지만, 자신이 이길 가능성이 높아보일 때 일부러 덱을 천천히 소진시키는 것이다. 격차가 크면야 덱 계속 바꾸고 딴죽걸고 하겠지만...ㅎㅎ
이 즈음에서 플레이 후기 사진을... 본 플레이 규칙은 심화룰 두개 제외, 확장룰 4개를 넣고 플레이한 후기 이다.
초기 배치 후 식량창고에 넣을 카드를 골랐는데, 류여사는 둘 다 날씨카드가 나왔다...ㄷㄷ
난 스콧, 류여사는 아문젠으로 플레이!
아문젠!! 너를 크레바스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어주겠다...>_<... 초반에는 아문젠이 앞서는 모양새.
엇비슷하게 달려나가는 중. 하지만, 아문젠은 크레바스에 길이 막혀 길을 잃은 모양이다.
슬그머니 치고나가는 스콧. 극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만 힘내자!!
근데 되돌아가야 함...=_ =;;; 게임은 종료 직후. 스콧이 간발의 차이로 승리하였다.
귀환 확장을 넣고 플레이함.
간단히 총평을 적었지만 게임 결과 느낀점을 좀 더 상세히 기술하자면, 20분 정도의 시간으로 간단하게 즐기는 TS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인터액션이 격렬하다. 여사와 플레이 했을 때, 스콧의 크레바스 러쉬와 꾸역꾸역 모은 강아지를 희생으로 다 날리기 콤보가 작렬했을 때에는 빈정 상한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허무함과 진노가 솟아 오른다.
내가 느낀 게임성은 크작피나 르아브르 내륙항보다는 나았고, 류여사는 크작피와 내륙항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다고 보았다. 분명히 단점이 없는 게임은 아니다. 전략을 세워서 차근차근 달려나가기보다, 카드 모으고 전진하고 보자는 전략이 주가 되다보니 이런 카드게임의 태생적 한계인 카드빨이라는게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숙련룰로 플레이할 경우, 앞으로의 전략을 제대로 세워서 카드를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전략성이 아주 없다고도 할 수 없는 애매한 포지션...?! 게다가 깔끔한 일러스트에 테마와 크게 연관 없는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남극점을 향해 탐험하는 듯한 느낌은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게임이다.
류여사는 평하기를, "너가 들이밀고 게임하지 않았어도, 어디선가 이 게임을 한번 접했다면 내가 샀을 것이다." 라고 하였는데, 2인플 전용의 간단한 카드게임 치고 상당한 호평이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