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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코인 이슈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4,615 조회

2016.09.11 02:56

사실 조용히 살고 싶어서 그냥 팝콘만 먹고 있으려다가 "한국적인 디자인"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신 분께서,

"석고대죄가 필요한 수준"이라는 평가 받으시며 이분 저분에게 신나게 공격 당하시는게 슬퍼서 몇자 적어봅니다.

(문제 제기 글의 링크는 여기)

아래의 내용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니 여러분도 각자 알아서 판단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적인 디자인"이라는 홍보 문구에 대해서 충분히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펀딩을 하고 있는 동전의 디자인 입니다. 참고로 광무 6년은 "1902년" 입니다.

메이지(명치) 4년(=1871년) 일본 동전 입니다.

메이지(명치) 6년(=1873년) 일본 동전 입니다.

누가 봐도 디자인이 흡사하다는 것을 부정하지 못할 정도로 비슷합니다.

광무 6년과 비교하면 무려 30년 전에 이미 있던 디자인이죠.

사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이미 대한제국 광무 6년인 1902년보다 10여년 전 부터 근대식 화폐로 새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던 디자인이 맞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개항 이후 무역을 통해 일본 주화가 조선에 많이 유통되고 있어서 익숙한 디자인이었고, 무엇보다 신식 주화를 만들기 시작했던 조선 개국 501년(1892년)에 주화를 만든 인천전환국의 감독인 오사카제동회사(大阪製銅會社) 사장인 마스다 노부유키라는 일본인이 주화 제작에 관여했습니다.

그러한 배경이 있었기에 당시 일본에서 통용되던 주화의 디자인이 그대로 대한제국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댓글에서 얘기 하던 것 중에서 뭔가 좀 왜곡 비슷하게 생각되는 발언들도 보였습니다.

먼저 라연님께서 적으신 댓글

"두돈오푼 동전은 1897년에서 1901년까지만 제작하던 동전입니다. 1901년에 그 더러운 짓들 때문에 없어진 동전이죠"

"그 더러운 짓"이라는 것이 무엇을 가르키시는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다른 댓글 전체의 문맥을 보아서는 일본인의 더러운 짓?!

멋진지니님께서 적으신 댓글

"러시아의 한러은행에서 만들긴 했지만 항일의 의미가 강하여 일본에서도 러일전쟁 승리이후 전량 폐기하였고"

광무 6년의 동전은 항일의 의미가 강하다?!

사실 두돈오푼(0.25냥=1/4냥)의 동전 경우 제작 단가가 3푼(0.03냥)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액면가는 8배가 되기 때문에, 주조이득이 7배나 되는 엄청난 물건이었죠.

그래서 다른 동전은 별로 만들지 않아 그다지 사용되지 않았지만, 두돈오푼의 백동화는 엄청나게 찍어냈습니다.

무려 전환국뿐만 아니라 민간인도 면허세를 납부하면 주조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왕실의 수입을 위해 일부 특정인에게도 주조를 허용했다고 합니다.

물론 일본인이나 고위 관직자등에 의한 불법 주조와 밀수입까지 성행하게 되었죠.

덕분에 수많은 화폐가 시장에 풀리게 되어 결국 극심한 인플레이션까지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의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고 합니다.

"1901년 7월 이전에는 쌀 한 되 가격이 1냥 내외이던 것이 1901년 말에는 7냥 수준으로 7배가량 올랐으며, 일본 지폐와의 교환비율도 1899년 100 대 100에서 1903년 말 100 대 220에 이를 정도로 가치가 하락하였다. 이와 같은 사태로 상거래는 마비 상태에 이르렀고, 국민생활은 도탄에 빠졌다. 시중에서는 백동화로는 거래가 되지 않았고, 임금도 백동화로 받지 않는 사태가 속출했다.

백동화 발행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1898년 독립협회는 조정에 보조화폐의 유통을 중단하라고 항의했다. 또한 그동안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던 외국의 공사들까지 백동화 주조의 중단을 촉구하기에 이르자, 결국 1902년에 백동화의 주조를 일시 중단하였다."

(한국의 박물관: 화폐금융, 2001. 6. 28., 문예마당)

사실 계속해서 두돈오푼의 주조를 반대하는 소리가 있었지만, 왕실 수입의 문제도 걸려있어서 질질 끌다가 주조를 "일시로" 중단을 했던 주화 입니다.

실질적으로 1904년에 전환국이 사라지고 1905년에 화폐개혁이 될 때까지 시중에 계속 유통되던 주화였습니다.

이 때, 화폐개혁 전에 일본인들에게는 미리 소식을 전해서 일본인이 백동화로 토지를 구입한다거나 한국인은 제값으로 교환 안해주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수탈을 하는데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광무 5년(1901년)에 독수리 문양을 가진 새로운 주화를 주조하게 되었는데, 광무 6년 주화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아관파천 이후 러시아의 대한제국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게 되면서, 일본을 견제해 보고자 용산전환국을 만들고 주조하기 시작했던 주화 입니다.

그래서 광무 5,6년(1901~1902년)의 주화에는 당시 러시아의 상징이며 러시아 주화에 그려지던 독수리가 대한제국 주화에도 그려지게 됩니다.

하지만 주조되어 왕실에 납품되고 실제로 발행은 되지 못한채로 존재하다가, 1904~1905년의 러일전쟁을 이긴 일본이 회수해서 다 처분해 버립니다.

덕분에 희귀도가 매우 높아서 대한제국 주화중에서 가격이 상당히 높은 주화라서 억조품도 꽤 있는 편이지요.

결국 두돈오푼의 백동화는 일제에게 이용된 부분은 있지만, 왕실의 뻘 짓이라는 의미가 더 컸으며...

광무 6년의 독수리 주화는 항일의 의미가 아닌 그냥 열강의 힘싸움의 결과물이었을 뿐 입니다...

여하튼 제가 내리는 결론은 일본에서 사용되던 디자인이 그냥 건너와서 참고? 표절? 베끼기? 가 된 그냥 일본의 디자인이며 한국식 디자인은 아니다.

그리고 광무 6년의 디자인을 가진 저 동전은 "항일운동" 이나 "투쟁"의 의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라는 결론인데...

문제 제기를 하신 분이 충분히 한국식 디자인이라는 말에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말 가루가 되도록 까이셔서 참 슬픕니다.

참고로 저는 5분 검색한 내용으로 비방을 하는 것도 아니고, 검색 하다가 발동한 "애국심"에 시비거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

최근에 P게임에 대한 이야기나 a/s에 대한 이야기에서 나온 반응들을 보고 느낀 것인데요.

메이저인 상대를 대상으로 문제 제기 비슷하게 한마디 던지면 정말 무섭게 달려들어서 물어뜯는 것 같아서 보드게임계에서 말 한마디 하기 무서워 집니다.

당장 내일 이 글에 달릴 공격들도 걱정이 되네요. ㅠㅠ

이상의 내용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니 여러분도 각자 알아서 판단하시기를 다시 한 번 당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 고민하실 분들에게 보너스를 하나 던져드리며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가운데 용 그림과 주위 글씨 위치를 자세히 비교해보세요. (좌. 일본 메이지6년 = 1873년 / 우. 펀딩 메탈 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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