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레거시와 현재 게임 문화

청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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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8-26 오전 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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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팬데믹 레거시 한글판 발매로 인해 꽤나 시끌벅적 했습니다.

인기와 긱 순위를 반증이라도 하듯, 보라에도 정말 많은 글들이 올라왔죠.

그중 가장 많은 질문글은 1회용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진짜 1회용인가요?"

"꼭 쓰고 버려야되는건가요? 재활용 못하나요?"

"안찢고 안붙이면 안되나요?"

뭐 이런 질문들이 굉장히 많았죠.

그만큼 보드게이머분들에게 1회용이라는 점은 그리 달갑지 않은 부분이라는 증거겠죠.

아시다 싶이 팬데믹 레거시는 팬데믹 본편이 전신입니다

팬데믹의 큰 문제점,

협동게임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볼수 있는 부분이

그냥 디자이너가 만들어둔 시스템에 플레이어들이 힘을 합쳐 이겨내는 것 뿐이고,

내 잘못된 선택으로 게임을 그르친다고 하더라도 다시하면 됩니다.

그로 인해 성공의 성취감은 점점 떨어지고

능숙해지면 그냥 밋밋한 게임이 되버리기 일수죠

그래서 대다수의 협동게임은 플레이어 사이에 다른 플레이어와 상반되는 개념을 집어넣죠. 배신자 같은

게임 시스템을 상대로 승리한게 아니라 배신자와 싸워서 이겨냈다! 라던지,

서로 미묘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도록 말이죠.

(물론 팬데믹 시스템 자체는 굉장히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그러니 레거시가 더욱 빛이 나는거겠죠.)

그런 부분을 레거시 시스템이라는 독특한 시스템과 시즌제 시나리오로 이루어진 스토리텔링으로

작년 한해 보드게임계를 강타했고 그 결과물을 순위로써 보여줬습니다.

하지면 역시 문제은 그 레거시 시스템으로 인해 게임이 1회용이 되버렸다는 점이겠구요.

다른 종류의 게임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다른 게임계에서도 그런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한번 죽으면 다시 플레이할 수 없는 원라이프라는 FPS도 있었고,

전체 플레이어들이 일정 횟수 플레이를 하게되면 게임이 사라진다고 하는 게임도 있었습니다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

다만 다 좋은 소리는 듣지 못하고 없어졌죠.

게임을 삭제하는 대신 "세이브 데이터"를 날려버리는 로그라이크 장르의 게임들도 한동안 인기를 끌기도 했고,

로그 레거시처럼 PC겜에서도 레거시 시스템을 차용한 게임도 있었구요.

비슷한 예시일지는 모르겠지만, 하스스톤의 야생전이 등장했을때도 유저들의 반감이 엄청났습니다.

(정규전을 시즌제로 변환하고,기존의 카드를 쓰지 못하게 만들면서, 새로운 카드들과 이전에 존재했던 일부 카드들만 사용가능하게 만듬)

그만큼 현재 보드게임을 비롯한 게임문화에 "게임을 구입한다"는 행위는 무조건 "소유"의 개념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 소유에 영향을 주는 부분에 대해선 항상 유저들의 반감은 상당했구요.

예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엑스박스 ONE에 중고 방지 시스템을 도입하려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었던 사례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영화관람을 생각해보면 조금 다르단 말이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땐 "소유"한다는 개념이 아니고, "감상"을 한다는 개념이니까요

물론 이후 DVD 등으로 소유할수있겠지만, 극장에서 관람하는 행위와 DVD나 블루레이를 구입 행위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대부분 "극장에서 관람을 하고, 마음에 들면 DVD나 블루레이로 소장한다"고 보는게 더 정확하겠지요.

영화관람은 분명 1회성이고, 한번 보고 돈을 또 지불하지 않고선 다시는 볼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영화관람에 돈을 쓰고 이후 재관람에도 돈을 쓰는 행위를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게임과는 다르게 말이죠

작년에 큰 인기를 끌었던 타임스토리즈도 레거시와 다르게 1회용은 아니지만,

시나리오 대로 플레이하는 게임이기에 리플레이성이 굉장히 낮은 게임입니다.

1회용은 아니지만 1회성 게임이랄까요?

덕분에 레거시와 마찬가지로 스포일러에 상당히 주의를 요하는 게임이기도 하구요.

레거시나 타임스토리나 둘 다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1회성"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타임스토리즈는 팬데믹 레거시에 비해 큰 반향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호평은 받았지만요.

소유의 개념을 건들진 않았으니까요.

그만큼 게임 문화에선 "구입 = 소유" 라는 개념이 뿌리깊게 박혀있지만,

영화같은 부분에선 "구입 = 감상" 이라는 개념이 깊이 박혀있습니다.

무언가를 체험한다는 점에서는 상응하는 문화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어쨰서 영화와 게임은 이렇게 다른 면을 보이는걸까요?

단순히 가격때문일까요?

아니면 처음 경험이 영화는 감상, 게임은 소유라는 개념이 너무 뿌리깊게 박혀있어 무의식적인 반감이 들게 하는걸까요?

아니면 또 다른 이유 때문일까요?

그렇다면 팬데믹 레거시처럼 1회용 게임에 사람들이 납득을 하기 시작한다면,

게임도 소유가 아닌 감상의 개념으로 바뀔수 있는걸까요?

레거시에 대한 흥미로운 반응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군요.

혹시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글솜씨가 없어서 어떻게 잘 전달이라도 됬는지 모르겠네요;;;

제 장문의 뻘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문제는 다음주에 할 예정이었던 레거시 파티가 미뤄졌다는점입니다 ㅠ

이게 가장 큰 문제 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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