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콘] 텔레비전을 때려서 고친다구요? <손맛 전자 빠른 수리> 개발 기록
안녕하세요! 판컬처스의 판케이크입니다.
판컬처스가 2023 보드게임콘에서 신작 <손맛 전자 빠른 수리>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손맛 전자 빠른 수리>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개발 기록을 공개합니다.
아래 블로그에서도 같은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편한 환경에서 읽어주세요~!
https://blog.naver.com/paancultures
"매일매일 손님들이 몰려드는 이곳 ‘손맛 전자’는 고장난 텔레비전을 손으로 때려 순식간에 고쳐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손맛 전자 빠른 수리>는 '정렬(Sorting)'하는 게임입니다. 프로그래밍을 조금 접해보신 분들이라면 익숙할 용어인데요. 저 역시 학교 수업에서 처음으로 접한 개념입니다. '정렬(Sorting)'은 데이터들을 오름차순 혹은 내림차순으로 줄지어 정리하는 것을 뜻합니다. 프로그램이 정렬을 수행하는 알고리즘으로 버블 정렬, 삽입 정렬, 퀵 정렬 등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손맛 전자 빠른 수리>에서 여러 행동으로 오름차순 정렬하는 시스템은 바로 이 정렬 알고리즘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알고리즘마다 정렬 결과는 모두 같지만 과정은 모두 다르고, 초기 숫자 배열에 따라 알고리즘마다 효율이 다르다는 점이 재미있어 게임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네요.
숫자 카드를 오름차순으로 정렬해야 한다는 목표는 게임 구상 초기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었습니다. 목표는 정해졌고, 이제 어떻게 목표까지 도달할지를 정해야 하겠죠? 정렬을 위해 사용할 행동들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여러 정렬 알고리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요. 게임에서 사용되는 7가지 행동이 어떤 알고리즘과 유사한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일 것 같아요 ㅎㅎ 컴퓨터는 쉽게 해낼 수 있지만 사람이 카드로 직접 구현하기에는 불편한 행동들도 많아 보드게임에 적합한 행동들만 남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보고 정렬(Bogo Sorting) 알고리즘은 데이터를 랜덤으로 섞는 행위를 반복하는데요. 카드를 뒷면으로 놓고 섞는 방식으로 이 알고리즘을 재현하려고 했지만 게임적으로 주는 재미에 비해 수고가 더 큰 것 같아 이 행동은 최종적으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 행동들은 어떤 알고리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을까요?
가장 처음에는 협력형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몇 차례의 테스트도 거쳤습니다. 각자 한 가지의 알고리즘을 맡아 서로 도와가며 정렬을 완수해야 하는 게임이었죠. 그러나 이 방식은 게임 진행도 매끄럽지 못하고 대단한 재미도 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경쟁형 게임으로 바꾸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꼭 필요했던 메커니즘이 바로 푸시유얼럭이었죠. 지금 필요한 행동을 기대하며 뽑을 것인지, 아니면 차선이라도 택하기 위해 덱을 섞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시스템이 도입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들은 원치 않는 행동도 수행하게 되고 이를 극복하는 것이 중간 과제가 되었습니다. 테스트 과정에서 원하는 카드를 뽑았을 때의 즐거움과 그렇지 못했을 때의 실망이 적절하게 섞이는 플레이 경험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푸시유얼럭이 메인 메커니즘으로서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수많은 플레이테스트는 필수입니다! 저에겐 이미 '손맛'이 생겼을지도...?
다시 여러 번의 플레이테스트를 거쳐 규칙을 확정 지은 후에는 테마를 입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테마는 따로 있었는데요, 아마 판컬처스의 다른 게임에서 쓰이게 될 것 같아 이번에는 키워드 하나만 공개하고 지나가려고 합니다. 바로 '알람'입니다. '알람' 테마 대신 지금의 텔레비전 수리 테마를 선택한 것은, 이 쪽이 훨씬 게임의 행동 및 목표와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숫자를 정렬하는 행위'를 '부품을 순서대로 맞추는 행위'로 치환하고보니 각 행동들을 테마적으로 위트 있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다 코믹하고 친숙한 컨셉을 만들었고, 각 행동을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어 만족스러웠습니다.
<손맛 전자 빠른 수리>의 개발 기록은 여기까지입니다!
다가오는 2023 보드게임콘 개인작가존에서 판컬처스의 신작 <손맛 전자 빠른 수리>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달리는 개: 같지만 다른 시선>도 함께 플레이해보실 수 있으니 많이 찾아주세요~
그럼 행사장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