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회 대구 넷러너 대회(드래프트 대회) 후기
안녕하세요. 대구의 흔한 러너 1人입니다. 지난 주 토요일, 9월 15일에는 대구에서 드래프트 대회가 있었는데요(사실 대회라고 이름은 적었지만 아무래도 자주 못 모이다보니 모일 때마다 나름 상품을 걸고 대회처럼 하는것입니다..ㅋㅋ;). 멤버 중 한 명인 Justin이 고맙게도 드래프트용 카드를 모두 준비해와서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른 곳에도 홍보를 할까 했었지만, 준비한 카드 풀이 최대 6인까지 지원된다고 했고, 이미 5인이 모였던 상태라서 다른 곳에 홍보는 하지 않았네요. 그리고 마지막 즈음에 한 명이 더 와서 6인으로 대회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드래프트는 기존의 룰과는 다른 점이 몇 개 있었는데,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1. 모든 플레이어는 두 개의 덱(러너/코퍼)를 만들기 위해 드래프트를 합니다. 미리 만들어둔 40장씩의 드래프트팩을 사용합니다. 무작위로 테이블에서 자리를 정한 뒤 드래프트를 시작합니다.
2. 각 플레이어는 플레이어 순서에 따라 드래프트 팩을 가져가는데, 이 팩을 섞거나 보아서는 안 됩니다(10장마다 일정한 비율의 카드가 나오도록 팩이 구성되어있습니다).
3. 각 플레이어는 이 팩 맨 위에서 10장을 뽑아서, 한 장을 고르고 왼쪽으로 넘깁니다.
4. 한 장 고르고 왼쪽으로 넘기는 것을 9번 더 반복하여, 10장을 모두 각자 가져갑니다. 이 카드들은 각 플레이어가 미리 준비해온 덱박스에 넣습니다.
5. 그 뒤에 다시 10장을 뽑아서, 이번엔 오른쪽으로 넘깁니다. 나머지는 4와 같이 진행하고, 이것을 40장을 모두 가져갈 때까지 반복합니다. 3번째에는 왼쪽으로, 4번째에는 오른쪽으로 넘깁니다.
6. 이렇게 하여 총 40장과 기본 아젠다 및 경제카드(SSL Endorsement x5, PAD Campaign x3)가 남게 됩니다. 이들을 각자의 덱박스에 일단 모두 넣어둡니다.
7. 다음으로는 2-7에서 했던 것처럼, 러너 팩을 드래프트하여 카드를 고릅니다. 러너는 기본 아이스브레이커 및 경제카드(Crypsis x3, Sure Gamble x3)가 있습니다.
8. 두 덱의 카드의 드래프트가 끝난 뒤, 일정 시간을 합의하여 그 시간 동안 각자의 덱을 만듭니다.
9. ID로는 기업은 The Shadow: Pulling the Strings를, 러너는 The Masque: Cyber General를 사용합니다. 둘 모두 카드 최소장수는 30장이며, 영향력은 무한대입니다. 추가로, 각 카드의 최대제한 장수는 3장이 아닌 무제한입니다. 원한다면 같은 카드를 9장까지 넣어도 됩니다. 단, 기업의 경우 덱 크기에 따른 아젠다 점수는 맞춰야합니다.
10. 그 뒤 게임을 시작합니다. 3라운드가 권장되며, 원한다면 더 해도 됩니다.
11. 단, 승리를 위해 필요한 아젠다 점수는 7점이 아닌 6점입니다.
12. 매치 중간중간마다 자신이 가진 카드 풀 내에서 원한다면 덱을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드래프트 ID들>
여기에 더해 추가적인 규칙으로, 10장을 고른 뒤 이전에 골랐던 카드들은 드래프트 끝나기 전에는 못 보도록 했습니다. 이는 덱을 짜는데 너무 장고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는데, 이렇게 해도 1시간 정도 걸렸던 것을 생각해보면 아주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덱의 리스트는 다음의 리스트를 사용했습니다:
콮(https://netrunnerdb.com/en/decklist/50882/brisbane-modded-cube-corp)
러너(https://netrunnerdb.com/en/decklist/50883/brisbane-modded-cube-runner)
보시면 알겠지만, 일반적인 드래프트와는 달리 Revised Core Set(통칭 코어2.0)과 마지막 사이클인 Kitara Cycle의 카드들을 이용하여 만든 카드 풀이었습니다. 덕분에 상당히 신선한 게임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드래프트 매치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드래프트 하는 것도 재밌고 이후에 대전하는 것도 상당히 재밌더군요. 밸런스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럭저럭 잘 맞기는 한 느낌이었습니다. 단, 킬러가 쓸만한 킬러가 하나도 없더군요 -_-; 그나마 쓸만한게 푸퍼 미믹이었습니다..
상품은 1등에 더해서, 업적 같은 시스템을 차용하여 한 경기 내에서 가장 높은 아젠다 점수를 득점하고 이긴 사람이 추가로 가져가는 것으로 해보았습니다만.. 생각보다 재밌진 않았습니다. 6점 승리다 보니 워낙 급해서 거의 6-7점으로 끝나거나 플랫라인으로 끝나더군요. 다음번엔 다른 형태로 업적 상품 같은걸 도입해볼까 싶습니다. 플랫라인 가장 많이 당한 사람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아래는 드래프트 매치의 사진입니다. 초상권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얼굴은 모두 가렸습니다.
이번 대회의 상품 세가지입니다. 보드게임 로스트 레거시, 타이니 에픽 퀘스트와 넷러너 Earth's Scion 팩이었는데요. 이것들을 들고 제가 찍은 사진이군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상품을 반드시 가져가겠다는 야비한 표정을 짓고있습니다만 귀여운 곰돌이에 가려 보이진 않네요 ㅎㅎ(가져가진 못했습니다...).
이외에도 게임 매트도 상품으로 있었습니다. 가져갈 사람이 없어서 대회할때마다 상품이 줄어들지를 않는 우리 대구 대회..ㅠㅠ
드래프트 시작 전에 한 컷!
드래프트를 하던 도중의 사진입니다. 인사이더의 카드를 사용해서 카드를 넘겼는지 여부와 플레이어 순서를 표시했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콮 카드는 모두 빨간색, 러너 카드는 모두 흰색이었습니다.
모두들 자기 덱을 들키지 않게끔 숨어서 덱을 짜고 있었습니다. 비장의 카드들은 숨겨야 했으니까요 ㅎㅎ 저는 드래프트를 좀 망한거 같아서 카드풀이 영 안좋았습니다. 아이스를 많이 뽑은줄알았는데 확인해보니 13장밖에 안 뽑았다던가, 카드를 보니 써먹지도 못할 5/3아젠다만 한가득이더군요 ㅋㅋㅋ 덕분에 콮 덱은 엄청나게 빨리 짰습니다. 쓸만한 카드만 넣으니 변경할 여지도 없이 덱이 만들어졌어요. 러너는 계속 고민하면서 짰고, 중간에 변경도 하고 그랬었네요. 34장으로 만들었다가 31장으로 줄였다가 했던 것 같습니다.
영혼을 건 한 판 승부..
스네어와 High-Profile Target으로 킬각을 보고 있습니다.
점수는 4:4 일촉즉발의 상황...
우승자에게는 상품 타이니 에픽 퀘스트의 수여식이 있었습니다. 짝짝짝..
7점 + 6점으로 한 경기에서 13점을 획득하여 저의 따봉과 함께 로스트 레거시를 가져갔습니다.
게임 끝나고 난 뒤 정리하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정말 재밌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랜덤하게 카드를 뽑아서 드래프트했는데도 각자 자기 스타일대로의 덱이 짜여졌습니다. 안정적인 덱이만들어지기도 하고, 초반에 목숨거는 뒤를 안 보는 덱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각자 성향이 이렇게 드래프트에서도 드러나는게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대부분이 드래프트는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고, 카드 풀에 익숙지 않았기에 카드 선택에 있어서나 플레이에 있어서 미숙한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끝나고 다음에도 언제 시간을 맞춰서 다시 해보자고 이야기가 나왔네요. 이번에는 코퍼보다 러너가 좀 더 유리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다음엔 어떨지가 궁금합니다. 다음번엔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하지만 아무래도 풀확장 대회도 한번쯤 열어보고 싶은지라(마지막 U모드 대회가 지난 5월쯤 있었던.. SSO가 막 나와서 유행하던 시절의 대회였습니다), 11월 쯤에 RnR을 포함한 풀확장 대회를 열어보고자 합니다. 월챔 카드는 허용을 할지 안할지 고민이 되네요.. 밸런스가 적절한지를 확신하지 못하겠는지라, 좀 더 평가를 확인해본 뒤 생각해보려 합니다. 그 뒤에는 12월이나 1월쯤, 드래프트, 코어2.0, 코어+RnR 중에서 하나를 개최해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넷러너 죽는다곤 하지만 여전히 카드 풀은 엄청나고, 아직 즐길거리는 많다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그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