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몰] 브금레터 9월호

루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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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9-15 오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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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레터 15번째 이야기

- 2022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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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노트]

아일랜드 버전 왕좌의 게임, <브리안 보루>

숱한 우여곡절과 투쟁 끝에 20세기 중엽 독립 국가를 건설한 아일랜드. 그런 아일랜드인들의 마음속에 불꽃처럼 살아있는 한 인물이 있습니다. 서기 10세기, 사분오열된 지방 세력을 통합하고, 바이킹을 몰아내 최초로 아일랜드를 통일한 민족 영웅, ‘브리안 보루’입니다. <브리안 보루>는 당시 아일랜드 통일 전쟁과 바이킹과의 전투를 주제로 만든 보드게임입니다.

‘카드 드래프트->트릭 테이킹->영향력 싸움’

- 간략한 용어 해설 -

* 카드 드래프트: 카드를 일부 뽑아 자기 손에 들고, 남은 카드는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는 방식.

* 트릭 테이킹: 카드를 1장씩 내고 가장 우세한 카드를 낸 사람이 그 회차 주도권 갖는 방식.

* 영향력 싸움: 조건을 가장 많이 충족한 순서로 보상 등이 차등 배분되는 방식.

<브리안 보루>는 상호작용이 강한 위 세 가지 메커니즘이 절묘하게 이어지며 전개됩니다. 카드 드래프트로 이번 라운드 전체적인 계획을 구상하고, 트릭 테이킹으로 수립한 계획을 집행합니다. 그리고 이 트릭 테이킹 결과는 4가지 전략 목표를 염두에 둔 영향력 싸움으로 이어지지요.

4가지 전략 목표

<브리안 보루>에서 주된 전략 목표는 ‘혼인동맹, 바이킹과 전투, 교회 봉헌, 지역 쟁탈’ 이렇게 4가지 영향력 싸움에 승리해 승점을 얻는 것입니다. ‘외세 항전과 통일 전쟁’이란 주제 때문에 언뜻 지역 쟁탈 목표가 가장 중요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게임에선 4가지 목표가 긴밀하게 연관됩니다. 따라서 성급하게 지배 지역만 빨리 늘리기보다는 ‘빌드-업’하듯 차근차근 나머지 목표에서도 교두보를 마련해야 합니다.

어렵게 지배 지역을 늘렸는데, 나중에 보니 혼인동맹과 교회 봉헌, 바이킹과 전투에서 영향력이 부족해 지역 지배권을 상실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중세 정치 다툼은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은 법이지요.

간접 견제: 바이킹

이 게임에서 ‘견제’는 직접적으로 남의 도시를 뺏거나 행동을 방해하는 식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대신, ‘바이킹’이란 장치를 활용해 우회적으로 수행합니다. 바이킹과 전투에서 가장 크게 기여한 사람이 가장 적게 기여한 사람의 도시 1곳에 ‘바이킹 지배 토큰’이란 것을 놓게 되는데요. 그러면 이 도시는 이제 바이킹 도시가 됩니다.

흥미롭게도, 이 바이킹 도시는 마지막 라운드에 비로소 등장하는 혼인 상대인 ‘덴마크 공주(a.k.a 바이킹 공주)’와 결혼한 사람의 도시가 됩니다. 하지만 그전에 누군가가 부지런히 바이킹 지배 토큰을 제거했다면 덴마크 공주와 결혼으로 큰 혜택을 얻지 못할 수도 있지요. <브리안 보루>에는 이처럼 이질적인 전략 목표를 융합해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장치들이 마련돼 있습니다. 이런 장치는 게임참가자가 끊임없이 정세를 판단하고 다른 사람 수를 읽도록 자극합니다.

간결한 규칙, 직관적인 기호, 유연한 전술

승리하려면 그야말로 ‘박 터지게’ 싸워야 하지만, 기본 규칙은 간결합니다. 기호도 직관적이어서 규칙서를 중간에 펼쳐볼 일이 없습니다.

행동 카드 25장에는 색깔과 숫자, 행동 기호가 다양하게 표시되어 있으므로 계획이 난관에 부딪혀도 플랜 B, C를 수립할 수 있습니다. 아일랜드 통일 전쟁에 임하는 군주에게 ‘중도 포기’란 있을 수 없습니다.

현재 생산이 마무리되어 운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작 예고

<업세션> 한국어판 계약

2018년 1인 제작사 Kayenta Games가 크라우드 펀딩으로 출시한 후 입소문만으로 메이저 반열에 진입한 게임, <업세션> 한국어판을 보드게임몰이 출판합니다. 이미 정식 계약을 체결했으며, Kayenta Games가 다른 나라 판본 계약을 모두 마무리하는 대로 제작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업세션>은 빅토리아 시대 속 젠트리 가문 가주가 되어 인맥과 명성을 확대해 부흥을 꾀하는 게임입니다. 시스템과 외관은 유로 게임이지만, 실제 게임을 경험하면 테마 게임 느낌이 강하게 난다는 독특한 평가가 누적된 작품입니다. 고급스럽고 특유 분위기를 잘 살린 여러 구성품이 돋보이며, 확장과의 결합으로 깊이와 변주를 더욱 심화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수년간 한국을 비롯해 12개 국가 50여 업체가 영어 외 다른 언어 판본 <업세션>을 출판하려 했지만, 여러 문제로 좌절됐다가 올해 비로소 그 결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추진되는 프로젝트인 만큼, 한국 보드게이머 여러분께 이 작품을 소개해 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보드게임몰은 <업세션> 본판과 더불어, 확장 2종과 프로모 타일까지 모두 한국어판으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작업량이 방대하고 12개국 이상이 동시 생산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다소 시일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내년 출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정보가 갱신되는 대로 브금레터를 통해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출시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