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 학교에서는 #11

2,199 조회

2018.08.14 00:17

이제 마지막 주입니다.

여기는 이제 개학이 얼마 남지 않은 서울 서부의 남자 중학교...

휴가 갔던 아이들이 일부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11명이 왔습니다. ㅋ

훨씬 복작복작 신나더군요. ㅎㅎ

바로 후기 갑니다.

1)미플 서커스

기대가 컸던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한동안 하지 않을 듯합니다.

정말 포지션이 애매한 게임이더군요. 메인으로 하기엔 어딘가 아쉽고 필러로 하기엔 쓸 데 없이 구성물도 많고 귀찮은 세팅을 해야하고...

머리를 쓰는 게임도 아니고(약간의 견제는 있지만) 빵터지는 게임도 아니고...

결정적으로 미플 쌓기가 너무 쉬워서 하품이 나옵니다. 모두가 너무나 쉽게 미션을 완수하기 때문에 타이머 겸 음악재생 앱은 정말 존재 이유를 상실하게 됩니다.

대개 뭔가 아쉬우면 하우스룰을 만들어서 재미있는 방향을 찾아봅니다. 다운포스가 이번에 나왔는데 저는 같은 룰을 가진 옛날 게임 디트로이트-클리블랜드 그랑프리가 있습니다. 아이들과 빵빵터지면서 해온 본격 추석 귀경길 게임인데, 이 게임은 정말 다양한 하우스룰을 만들어서 극파티버전에서부터 전략버전까지 다양한 룰로 즐겨왔습니다.

미플 서커스는... 그럴 생각이 안 듭니다. ㅠㅠ

그래도 또 모르죠. 나중에는 어떨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네요. @_@;;

2) 하이 소사이어티

이 게임은 아아아주 훌륭합니다. 영문판 일러보다 못나서 말이 많던데, 아이들은 그런 걸 안 따진다기보다는 애초에 그런 사실을 몰랐으니 상관없이 게임을 신나게 즐겼습니다. 연달아 내리 다섯 판을 하더군요. 아마 다른 게임하자고 얘기하지 않았으면 계속할 기세였습니다. 이 게임, 아이들의 분위기와 구성물과 가격을 보고 딱 느꼈습니다. 이건 교실 비치용이다. 교실에 두면 텔레스트레이션은 못이기더라도 쿼리도는 이길만한 게임이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아아주 마음에 듭니다. ㅋ

피에스 : 이전 후기에도 등장했던 전교1등이 매번 가장 적은 현금을 지녀 탈락했다고...

3) 워해머 언더월드 쉐이드스파이어

이 게임도 요즘 인기가 좋군요. ㅎㅎ

다만 슬픈 일이... 황금기사 친구들 중 한 친구의 방패가 사라졌더군요... ㅠㅠ

비싼 게임인데! 울고 싶었지만... 뭐 없으면 없는대로 게임 못할 건 아니니까라고 생각하니 정말 순식간에 마음이 괜찮아지지 않더군요. 온 교실바닥을 아이들을 죄다 동원해서 뒤져봤으나 나오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혼자 테플하다 흘렸나 싶어 집에서도 뒤져봤지만 나오지 않고... 이제야 뭐 없으면 없는대로 게임 못할 건 아니니하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는 건 아니고 중고라도 뒤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랬더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ㅋ

농담입니다. 그냥 없으면 없는대로 하죠 뭐. 구할 수 있으면 구하고.... 응?!

첫게임은 해골군단 대 황금기사입니다. 해골군단은 바닥에 깔린 옵젝트를 많이 먹는 방식의 덱을 구성했고, 황금기사는 방어 위주의 덱을 구성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둘다 굉장히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치게 됩니다. 전투 주사위를 딱 두 번 굴리게 됩니다. 그것도 황금기사가 플로이 카드 중 비밀통로로 들어가서 아무 맵구석에서나 나오는 게 있는데 그걸로 해골군단의 뒤통수를 치고는 도망간 게 다였습니다. 그럼에도 둘다 글로리 포인트를 모을 건덕지는 많아서 게임이 끝났을 때에는

14:9로 황금기사가 이겼습니다. ㅎㅎ 상대는 이 게임을 처음 해본 (지난번 아이들은 매시브 다크니스를 하러 감) 아이였는데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좋더군요. ㅎㅎ 재미있다며 한 판 더 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판 더 합니다. 이번에는 자기가 황금기사를 하겠다더군요. 그래서 저는 져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초록식인귀를 선택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황금기사 한 명이 안 보이는군요.

황금기사가 한 명이 남았군요. 응?! 어디서 본 듯한 이 장면. 지난 후기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덕분에 초록식인귀는 토탈 어니힐레이션까지 달성하며 와아아아아! 16:2로 대승합니다. 황금기사가 초록식인귀에게 약한 게 절대 아닙니다. 운영을 잘해야 하는 덱인데 우리 친구가 그러질 못했기 때문입니다. ㅠㅠ

어쨌든, 저는 재미있었습니다. ㅋ 같이 한 녀석도 재미있다며 자기는 앞으로 해골군단을 파야겠다고 합니다. 멋있어서 마음에 든다네요. ㅎㅎ(사실 저도 가장 애착이 가는 애들이긴합니다. )

4) 매시브 다크니스

매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매시브 다크니스입니다.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성장요소가 아이들을 열광하게하는 가장 큰 요인인 듯합니다. 그리고 남자아이들의 로망은 역시 힘겨루기죠! PvP!! 자기가 키운 캐릭터로 상대를 제압하는 쾌감을 느끼고 싶어합니다! 아이들에게 룰을 만들어보라고 했더니... 기대 이하입니다. 뭐냐 형편없잖아! 라고 하다가 생각해보니 아직 캐릭터 파악도 제대로 안 된 애들인데. 게임이랑 룰북도 안 줘놓고 나는 이 이이들에게 무슨 짓을 하려했던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불현듯 머리를 스치는 작년 아이들... 촐킨의 기어를 보고 반했다며 스스로 룰북을 읽어오고 그렇게 익힌 엉터리 룰로 아이들과 하고 있던 모 학생. (이후 제가 개입해서 고쳐줌.) 임진지전을 들고가서 혼자 해보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던 모학생...(토큰을 엉터리로 써서 역시...) 등등. 너희는 아직 멀었다. 이런 열정이 없잖아. 실수해도 이렇게라도 해야지. 너희는 내게 룰북을 빌려갈 생각도 하지 않았다! 못난 놈들. 하지만 중립 적을 스폰하고 사냥하는 아이디어는 좋았다. 그걸 이렇게 저렇게 수정해서 해보자. 그렇게 게임 시작.

3:3으로 배틀 중인데, 총 12라운드동안 경험치를 더 많이 획득한 쪽이 이기는 룰입니다. 몹을 잡아도 경험치, 상대를 잡아도 경험치. 죽으면 일정한 페널티 등등. 몹을 잡으면 템도 바닥에 떨어지고... 몇몇 애매한 상황은 아이들이 저에게 질문합니다. 적이랑 몹이 같이 있으면 누가 먼저 맞는 게 좋을까요? 적이랑 마주쳐도 슬리퍼리가 없으면 못빠져나가는 게 맞겠죠? 등등. 그 어느때보다 함성도 크게 터져나오고 서로 하이파이브하고 하는 게 반응이 아주 뜨겁습니다.

어느새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하고 있더군요. ㅋㅋ 귀여워서 찍어뒀습니다. 요 귀요미들 ㅋㅋㅋ(한 놈은 앉아있군요. 월리를 찾아라!) 이정도면 초상권은 문제 없겠죠? ㅎㅎ

조만간 이 룰도 정리를 좀 해서 깔끔하게 다듬으면 좋을 것 같네요. ㅎㅎ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쿠는 준비해놓고 플텍만 끼우고 오늘 못해봤네요. 어제 하이 소사이어티, 미플 서커스랑 같이 받고 룰 읽다가 쿠만 룰을 아직 못읽어봐서... (잠들어버림;;)

오늘은 꼭 읽어보고.... 읽을 수 있을까?

피에스1 : 민트 딜리버리가 왔네요. 데스티네이션X 교정용 스티커는 안 오고 있네요.... ㅠ

피에스2 : 여름엔 역시 강아지는 목욕 중.

피에스3 : 서펜티나를 하다가 갑자기 그냥 엄마뱀 아빠뱀 누나뱀 아기뱀... 뱀만들기 놀이가 되어버리는 사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