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을 보고 생각난 전략 게임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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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5 12:40

일반적인 전략 게임의 인원수는 약 2~5인.. 실력이 비등비등하다고 가정하면 내가 이길 확률은 기껏해야 20~30프로 정도입니다. 게다가 내가 지면 얼마든지 다시 돌릴 수 있는 온라인 게임 롤이나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 등과 달리 보드게임 중 전략 게임은 한 번 돌리는 데에 저것들의 몇 배의 시간이 걸리고, 돌릴 게임도 많은데 "나 졌으니 이거 또 해!" 할 수도 없죠. 그렇다고 전략에서 이길 생각이 전혀 없는 플레이어는 말 그대로 트롤입니다. 나머지가 전략을 짜고 고민하는 가치까지 빼앗아버리죠. 즉 우리는 전략 게임을 할 때 이기기 위해 게임하면서도 져도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껴야 하는 상태에 있는 겁니다. 고민을 하고, 일꾼을 놓고, 자신의 점수와 상황이 변하는 걸 보고, 다음엔 어떻게 해야 이길까 그걸 고민하는 것 자체를 즐겨야 합니다. 사실상 입문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건 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초짜들에게 보드게임을 알려줄 때 파티 게임은 쉽게쉽게 입문합니다. 조금 룰이 복잡한 파티라도 빵빵 터지는 상황과 크나큰 운적 요소때문에 누가 이겨도 충분히 웃었으니 만족스럽고 내가 못해서 졌다는 생각도 들지 않거든요. 하지만 초심자에게 전략을 알려줄 땐... 높은 확률로 그는 집니다. 원래도 넷이 하면 25프로이던 승률이 처음이기 때문에 더 내려갑니다. 보드게임 하려고 동아리 가입한 뽀송뽀송하고 싱싱한 대학 새내기들에게 룰 몇 글자 알려주는 것이야, 복잡해도 생각보다 이해가 빨라서 놀랄 때가 많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져도 재밌어야하고 또 하고싶어야 한다는 부분은 정말 어려운 것 같네요. 때로는 저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은 키워낼 수 없고 타고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동아리에는 가입한지 꽤 됐지만 파티만 하는 회원들도 있는데 그 취향의 이유를 물어보면 복잡한 룰 자체가 싫은 것도 있지만 긴 시간 들여서 머리아프게 머리 굴린 후 지는 게 싫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쩝.. 어쨌든 그렇습니다. 저도 전략이 좋지만 어느 지기만 하는 날에는 가끔은 이겼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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