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다시 불붙기 시작한 전략게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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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9 16:05

한동안 주사위 게임류의 가볍고, 재미있는 게임들에 심취해 있다가...

지난 몇주간부터 불붙기 시작한 최소한 (게임 박스에 써있는) 90분 이상 걸리는 전략 게임들...

게임 플레이에 다양한 루트가 있는 경우, 결국에는 이런 저런 욕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다하려다 보니, 결국 패망하는...

(이때도 반복되는 패턴이 있는데요... 초반에는 엄청 잘나갑니다. "이거 왠만하면 질 수가 없겠다..." 싶은 수준이지요. 하지만 후반에 치명탈를 연달아 먹고, 좌절당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전략게임들을 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런게 거의 2~3년 가까이 되었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

시작은 아마도 '전국'이라는 게임이었던거 같습니다.

사실 처음 들이미셨을때, 솔직히 별로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요즘 그런 걸 피하는 추세였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안한다고 할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분명 예전같으면, 이거하랴, 저거하랴... 허둥지둥 대다가 그냥 무너져 버렸을 겁니다.

딱히 생각을 바꾼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 중에 콤보를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오직 그 하나만 파고든 겁니다.

이게 제대로 먹혔습니다.

게임을 가르쳐 주신 분을 거의 2배 점수차로 이기게 되었거든요...

뭐... 그렇다고 해서 "오~~ 이 게임 재밌네"는 아니었습니다. (그런 것 치고는 바로, 해구로 게임을 사긴 했습니다만...ㅎㅎ)

아무튼 그때는 그냥 그렇게 넘어갔지요...

그리고, 두달 후에 같은 모임에서 그 게임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을 새로 샀었기 때문에, 이제는 제대로 익혀야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멋모르고 해서, 아무런 생각이 없었거든요. 점수 루트가 다양한데 하나만 계속 파는건 그야말로 운이 좋았던 겁니다. (다른 분들이 견제를 안해주셔서....)

이번에는 나름 다양한 점수 공략 루트를 잡았습니다만, 애초에 기본 전제가 같았습니다.

주어진 카드를 보고,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략을 찾는다. 그리고, 그걸 한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생각해보면 그동안 저는 그걸 못했습니다. 왜냐면,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더 좋아보이는... 이건 반드시 해야돼..." 라는 게 눈에 보였고, 과정이 어떻든 그걸 하려고 노력해왔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과는 지난 번처럼 대승까지는 아니었습니다만, 나름의 전략으로 1등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본인이 늘 "이 게임에서 이것저것 다하려고 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된다"라고 떠들고 다녀놓고, 정작 저는 이것저것 다하려고 했다는 것을요...

할 수 있는 걸 하자... 그것이 답이다... 라는 것을요...

마음의 빗장이 벗겨진 이후의 전략게임들을 하나둘 접하게 되면서, 승률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꼴등은 하지 않게 되었거든요... 저로서는 "뭐... 이정도면 대만족~~)

어라라.... 이쯤되니 전략게임도 나름 해볼만 한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즈음, 아이패드로 하는 '티켓 투 라이드'에 질려있던 차에 (주로 집에 혼자있다고니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네요... TV 보는 것도 이제 슬슬 지겨워질려고 하고요...) 돈 내고 사놓고 못하던 몇가지 게임들 (아그리콜라, 르 하브르, 서버비아)이 생각이 났습니다.

이것들도 유명한 전략게임인데... (심지어 왠만하면 구매하고 보는 코보게 게임들 임에도 한글판 예약 구매가 떴을때 사지 않았을 정도였습니다.) 아그리콜라만 딱 한번 해봤고, (그때 밥먹이는 것 때문에 거의 울상이 되었던 기억이 있네요. 무슨 놈의 게임이 사람을 지치게 해~~) 나머지는 아직도 못해본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배우러 나갔죠...

재미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더 배우게 되는데요.... 진짜 빡빡한 게임에서는 한가지에 몰빵하는 전략이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한우물 전략에 별다른 견제가 없다면, 그걸로 다른 모든 걸 커버할 수 있습니다만, 의도하든 의도치않든 그 전략에 태클이 들어오면,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요...

한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예전 같으면 또 시무룩해져서 다른 게임류를 찾았겠지만, 이제는 좀 더 신중해졌다고나 할까요....

적어도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것만 해도 정말 큰 변화이지요...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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