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규칙과 후기 #9, 10 - 러시안 상사와 직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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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2 20:21

오늘은 평소와 달리 잡설을 좀 쓰겠습니다. 심각한 이야기는 아니고 기분 좋았던 일입니다^^ 저는 총원 200명 정도 되는 팀에 속해 일하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저희 팀엔 외국인이 좀 있는 편인데요. 9명 정도되는 저희 부서에도 2명의 외국인이 있습니다. 한 명은 작년에 학위를 마치고 들어온 프랑스 인이고, 다른 한 명은 올해 부서장으로 진급한 한국 생활 10년차 러시아인 부장님입니다. 저희 부서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휴게실에서 도시락을 시켜 간단히 점심 회식을 하곤 하는데, 오늘이 그날이었습니다. 평소처럼 도시락을 먹고 있는데, 저희 부장님이 뜬금없이 2개의 보드 게임을 꺼내 들었습니다. (0.0) 하나는 "가이스트 블리츠", 다른 하나는 "길로틴"이었는데, 길로틴은 프랑스인 친구를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고 하시더군요ㅋㅋ 그리고 점심먹고 하자고 하시는데, 우리는 알잖아요. 보드게임을 지인들에게 소개할 때, 그리고 그것이 재미있음을 어필할 때의 약간의 부끄러움을요. 그런 모습이 보이더군요. 사실 저희 팀에는 이미 보드 게임을 하고 있는 부서도 있어서, 휴게실엔 이미 게임이 몇 개가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끄럼쟁이(후훗)인 저는 평소 직장 내 덕밍 아웃을 굉장히 꺼렸기 때문에, 회사에서 직장 동료들과 게임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하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습니까. 먼저 한 것은 길로틴이었습니다. 프랑스 혁명 후 귀족들을 대거 처형하여 그들의 머리!(카드)를 획득하는 게임인데 생각보다 훨씬 간단한 게임이었습니다. 구성물 역시 단촐했는데, 카드 보드로 조립된 길로틴 (처형대) 하나와 2벌의 카드 덱( 귀족 카드와 액션 카드)가 전부죠.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회사 내규 상 그럴 수 없었네요ㅜㅜ 그냥 자기 차례가 되면 일렬로 펼쳐진 귀족 카드 중 길로틴 바로 앞의 것을 가져오고(처형한 것입니다.) 거기 적힌 승점을 따면 되는 게임입니다. 이것을 하기 앞서 액션 카드 한 장을 사용할 수 있고요. 액션 카드의 대부분은 정렬된 귀족 카드의 위치를 바꾸거나, 상대를 방해하거나 하는 것들 입니다. 한 마디로 게임을 평하자면 소소잼입니다. 인터액션 있는 편이지만 뭐 그렇게 자극적인 맛은 아니고요. 한 30분 안 되는 시간 안에 끝납니다. 게임 자체보다는 회사 동료와 게임을 했다는 게 새로운 느낌이었네요. 특히 부장님, 왜 게임 주인의 경우, 게임 전략 자체에 집중하기 보단 주위 사람들이 잘 즐기게 하기 위한 플레이를 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 걸 하는 것이 보여서 게임을 좀 좋아하시는구나 했습니다. 사실 평소에도 스타워즈 광선검, 호그와트 지팡이, 절대 반지에 적힌 언어들이 그려진 티셔츠(각각이 아니고 한 티셔츠에 저 모든 것이 그려져 있었습니다!)또는, 빅뱅 이론의 Bazinga!나 심슨 티셔츠를 입고 오실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게다가 뭐 유럽인이기도 하고 해서 어쩌면 보드 게임을 평소에 하시지 않을까했었는데 역시나 그러셨던 거죠. (하지만 아쉽게도 헤비 게이머는 아니신 것 같았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듣게 된 것이지만 자기 대학 때 룸메이트가 보드 게임 100개 넘게 있는 덕후였었다네요. 네, 지금 부장님 눈 앞에도 덕후가 있습니다ㅋㅋ 아, 저는 50여개 밖에 안 되니까 덕후는 아니네요. 길로틴 후에 한 게임은 가이스트 블리츠였습니다. 이 게임도 보라에 몇 번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요. 길로틴 보다 더 간단한 순발력 게임입니다. 흰 유령, 빨간 카우치, 녹색 병, 파랑 책, 회색 쥐까지 5개의 목재 컴포가 있고요. 한 벌의 카드 덱을 가지고 게임을 합니디. 카드를 한 장 오픈하면 거기엔 구성물 중 특정 2개가 그려져 있는데요. 색깔까지 완전히 일치할 경우, 즉 회색 쥐가 그려져 있는 경우, 회색 쥐 컴포를 빠르게 집으면 1점 얻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색깔까지 일치한 그림이 없을 경우, 예를 들어 파랑 쥐와 녹색 유령이 그려진 카드가 오픈 될 경우엔, 색과 모양 둘 중 어느 한 요소도 그려져 있지 않은 기물을 가져와야 합니다. 예시의 경우엔 빨간 카우치를 가여와야 합니다. 네 뭐 이런 류의 게임 참 많은데 재밌게 했습니다. 이런 게임도 하나 정도 구매해 둬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구요ㅎㅎ 게임은 프랑스 친구의 압승으로 끝았는데 본인은 정글 스피드를 여러 번 했었다네요ㅋㅋ 다른 부서원들도 모두 즐겁게 해서 제가 다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머 그렇게 열광적인 것은 아니어서, 다음에 이런 일이 또 있기는 좀 힘들 것 같네요ㅎㅎ 아무튼 요즘 좀 지루했는데, 작지만 기분 좋은 놀람이 있었고, 이 기분을 어디에 풀 데가 없어 일렇게 일기 같은 글을 올려 봅니다. 필요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길로틴과 가이스트 블리츠의 규칙 요약 올립니다. ============================== 길로틴 귀족 카드 12장 길로틴 앞에 일렬로 오픈. 선 부터 본인 차례에 다음 수행 1. 액션 카드 한 장 사용 (선택사항) 2. 맨 앞의 귀족 카드 한 장 가져옴 (필수) 3. 액션 카드 한 장 뽑음 (필수) 깔려있는 귀족 카드가 한 장도 없으면 라운드 종료. 이전 라운드 선이었던 사람 왼쪽 사람이 새로운 선이 됨. 새로운 귀족 12장만 새로 깔고, 그외 모든 상황 유지한 채로 새 라운드 시작. 가이스트 블리츠 카드 한 장 오픈. 그 카드에 색과 모양이 정확히 일치되게 그려져 있는 기물이 있다면, 그 기물을 가장 먼저 집은 사람이 1점. 틀릴 경우 -1점. 그 외의 경우, 색과 모양 둘 중 어느 한 요소도 그려져 있지 않은 기물을 집어야 한다. 가장 먼저 집은 사람이 1점. 틀릴 경우 -1점. 덱이 다 떨어지면 총점을 계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