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 5: 룬 오브 아스테로스 후기
게임의 규칙과 구성 정보에 대해서는 먼저 후기를 남겨주신 분들이 자세히 써주셔서, 저는 몇 가지 부분에 포인트를 두고 감상과 소감 위주로 작성했습니다.
참고로 주로 2인플을 즐겨 하며, 함께 한 파트너와 게임에 대해 느낀 바를 담았습니다.
# 게임의 개요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협력형 추론게임입니다. 숫자야구처럼 정해진 답을 짐작해 보고, 일치하는 정보의 개수에 따라 단서를 얻을 수 있으며, 그렇게 얻은 단서를 다시 활용하여 예상되는 답의 범위를 조금씩 좁혀가는 형태의 게임입니다. 협력해서 답을 찾아야 하니 모든 정보는 공개되어 있고, 서로 협력해야 미션을 클리어 할 수 있습니다.
# 게임의 메커니즘과 테마
김건희, 송대은 작가님의 게임 몇 가지를 플레이해 본 적이 있고, 좋아하는 편입니다. 직접 작가분들이 설명한 내용을 듣거나 본적은 없지만 이 작가분들의 지향점이 잘 느껴져요. 누구와도 함께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을 난이도와 (시간적) 길이의 게임들. 보드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누군가와 게임을 하게 되는 경우에 꺼내기 좋은 게임들이 많아요.
게이머들의 성에 차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이 게임도 가족게임으로서의 포지션을 고려한다면,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이런 설계에 높은 평가를 주고 싶습니다. 캐릭터를 하나씩 맡아서 운용하는 게 아니라 카드를 AP개념으로 활용하면서 캐릭터를 함께 운용한다는 점이 좀 더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서 좋더라고요. 그리고 게임의 밸런스도 훌륭합니다. 한턴 한턴을 아끼면서 플레이하지 않으면 금세 카드 덱이 떨어지면서 패배하게 됩니다. 여느 협력 게임처럼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해 두었고, 카드 덱의 보충에 대해서도 플레이어들에게 얼마간의 선택권을 준 점도 칭찬하고 싶고요.
그런데 접근성을 생각하면, 이 게임의 테마에 대해서는 조금 아리송합니다. 아스테로스, 룬, 독특한 캐릭터 이름 등등에서 오는 판타지 느낌은 저와 함께 했던 플레이어에게는 그렇게 호감을 주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호기심을 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 단어들이 게임으로부터 좀 더 멀어지게 하는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중성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좀 더 가벼운 분위기가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어플
추론한 내용을 스캔하면, 어플이 일치하는 정보를 판별해서 단서를 제공해 줍니다. 단서를 얻은 내역까지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게임 진행을 편하게 해줘요. 작동도 직관적이고 게임에 필요한 도움을 많이 줘서, 어플이 잘 만들어진 점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플이 신선한 느낌을 주면서 게임 후에 가장 기억에 남았고 "이 작가들이 점점 발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 부분이기도 했구요.
그런데 문제라고 생각했던 점은 앱이 영문 텍스트만을 지원합니다. 수출을 고려하다보니 그랬겠다고는 생각하지만 우리나라 작가들이 만든 게임이라는 점을 응원하는 분들도 많을테고, 게임이 한글판으로 출시되었으면 어플도 한글이 지원되도록 업데이트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컴포넌트와 트레이
컴포에도 전반적으로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입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게임 보드의 재질, 다른 게임들도 다 이 정도 퀄만 되었으면 싶네요. 만질만질하면서 내구성도 좋아 보이고, 게임 보드 뒷면에 뱅상 아저씨의 달 일러스트는 디자인에 민감하지 않은 저희들에게도 눈에 띄더군요. 그리고 또 다른 만족 요소는 트레이. 게이머들의 마음을 잘 아는 분이 트레이 제작에도 관여를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텍터를 낀 상태의 카드와 조립된 피겨도 트레이에 낙낙한 느낌으로 잘 들어갑니다. 컴포에 대해서는 선주문 가격 정도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컴포에도 대체로 만족했는데 한 가지 불편함은 있어요. 앱에서 비슷한 색깔의 룬이 조명의 영향을 받아서 잘못 인식되는 일이 실제로 생기더군요. 룰북에서도 이런 경우를 우려해서 이를 수동으로 보정하는 방법도 제시합니다만, 아무래도 룬 타일의 색상을 처음부터 명확하게 구분되도록 했다면 가장 깔끔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 이 후기는 하비게임몰 체험단에 선정되어 작성한 내용임을 밝힙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