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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17년차입니다. 보드게임 입문 시절 중고로 많이 구매했었는데, 구입해보면 모두 상태가 새 제품이나 별반 다를 게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새 제품을 사는 것보다 저렴했죠. 요즘도 가끔 구하기 어려운 게임이나 구입의사가 있는 게임들은 우선 중고장터에서 검색해보고 구매를 하는데 여전히 상태가 좋고, 가격은 새것을 사는 것 보다 저렴합니다. 중고로 구매 이후 안 좋은 경험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제가 새 제품을 사는 경우는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영문판 게임이거나, 혹은 신작이 출시된 경우 정도입니다. 나온지 시간이 좀 지난 게임들은 중고로 구입하는 편입니다. 누군가는 신품과 가격 차이가 별로 안 나면 신품을 구매하는게 낫지 않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는 신품과 같은 상태인데 신품보다 5천원이라도 싸다면 중고로 구입하는게 낫다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5천원이라도 이득이니까요. 보드게임의 중고 가격 방어가 잘 되는 이유는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대다수라서 그런게 아닐까요? 수요 공급의 법칙 상 안 팔리면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거래 성사를 위해서는 가격을 자꾸 내려야 하고 그러다가 구매입장에서 괜찮다 싶은 가격에 도달하면 거래가 성사되는 거니까요. 구매입장에서 괜찮은 가격이라고 느낀다는 것은 물건 상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거겠지요. 전자제품의 경우에는 중고거래를 할 때 보통 내부를 뜯어서 열어볼 수는 없고, 열어본다 한들 제품에 문제가 있는지 우리가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도 스마트폰을 중고로 구입 해본 적이 있는데 몇년 뒤에 삼성서비스 센터에 가니 안에 든 부품이 정품이 아니고 사제 수리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리스크들을 안고 거래를 해야하니 가격대가 신품에 비해 많이 낮아져야 합니다. 자동차도 쉽게 드러나지 않는 어떠한 하자가 있는 것일지도 모르는 거니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하지만 보드게임은 우리의 눈으로도 쉽게 하자여부를 판별할 수 있지요. 또한 전자제품이나 자동차의 경우 신제품이 계속해서 나오다보면 기존 제품들은 기능면에서 뒤쳐지게 되기 때문에 수요가 떨어지게 됩니다. 보드게임의 경우에도 동일한 게임이 개선된 버전으로 나오는 경우에는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의 경우 신작이 출시되어도 기존게임들 입장에서는 그냥 다른 게임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존 게임들의 재미가 반감된다거나 하지는 않지요. 중고의 가격이 신품보다 높거나 비슷하게 올라와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은 경우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1. 물건이 품절되고 수요가 너무 높아서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경우 2. 판매자가 시세에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 : 우리는 전문적인 판매업자들이 아니기 때문에 매일같이 판매하는 물건들의 시세를 체크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보통 판매글을 올릴 때 당시를 기준으로 시세를 검색해보고 참고해서 판매가를 책정하게 됩니다. 데이터가 부족하면 그 당시의 신품이 얼마에 팔리고 있는지를 체크한다거나, 자기가 구입한 가격을 기준으로 해서 책정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가끔 발생하게 되는 세일에서 신품의 가격이 중고가보다 낮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질문자님께서 궁금해 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판매자들이 모두 세일한다는 소식을 인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인지했다 하더라도 일부 판매자들은 \'세일 끝나면 다시 원래 가격으로 돌아갈텐데 수정하기 귀찮다\'라는 생각으로 방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드게임 판매가 생업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에 사활을 걸어야할 정도로 민감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2023-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