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사/아이디어]사또가 되어 일곱 가지 임무를 완수하라!
안녕하세요. 우보천리입니다.
재작년부터 구상 중이었던 아이디어를 이제서야 실행하여
"칠사(七事)"라는 게임으로
PNP 보드게임 공모전에 응모하고자 합니다.
1. 게임 테마
우선 "칠사"라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영조 9년(1733년) 12월 28일>
초경(初更)에 상이 희정당(熙政堂)에 나아갔다. 야대(夜對)를 행하러 신하들이 입시하고 ...... 풍천 부사 유세복(柳世復), 순천 군수 조동제(趙東濟), 평강 현감 심계(沈銈), 용안 현감 김정신(金鼎臣), 이성 현감 이경백(李景白), 유곡 찰방 신근(申𣷯), 평구 찰방 조정준(趙廷俊), 연원 찰방 정기안(鄭基安)이 함께 입시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차례대로 나아와 엎드리라.”
하니, 유세복이 나아와 엎드렸다. 상이 이르기를,
“이력을 말하라.”
하니, 유세복이 이력을 우러러 아뢰었다. 상이 이르기를,
“칠사(七事)를 아뢰라.”
하니, 유세복이 칠사를 우러러 아뢰었다. 상이 이르기를,
“칠사 중에 잘 다스려 거행한 일이 있는가?”
하니, 유세복이 대답하기를,
“드러나게 거행한 공적은 없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애초에 설행하지 않은 것인가? 부임한 지 오래되지 않아 미처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인가?”
하니, 유세복이 대답하기를,
“힘을 다해 일하였으며, 호구(戶口)를 늘리고 군정(軍政)을 잘 다스리는 것을 급선무로 여겼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호구를 늘리는 방도에는 근본이 있는데 알고 있는가?”
하니, 유세복이 대답하지 못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농업과 잠업을 번성시키는 것이 호구를 늘리는 근본이다. 유세복이 우러러 대답하지 못한 것은 입시하는 자리에 생소하여 미처 우러러 대답하지 못한 탓이겠지만 훗날을 경계하는 도리로 볼 때 그냥 둘 수 없으니, 추고하라.”
하였다.
위의 글은 <승정원일기>라는 조선시대 역사서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입니다.
승정원은 국왕을 보좌하는 비서기구로 지금의 대통령 비서실과 유사하고,
<승정원일기>는 대통령 비서실 업무일지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될듯합니다.
영조는 각 도에 파견되었던 지방관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칠사"를 암송하게 하고 부임 후 "칠사"를 수행하였는지 체크하였습니다.
칠사와 관련한 질의에 대한 답변이 시원찮자, 추고를 명하기까지 합니다.
추고(推考)는 잘못에 대한 경위서 제출과 같은 징계를 의미합니다.
도대체 칠사가 무엇이기에 조선시대 국왕은 만나는 지방관마다 칠사를 외우게 하고 그 이행 여부를 따져물었을까요?
칠사는 조선시대의 법전인 <<경국대전>>에도 기재된 조선 시대 수령이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할 일곱 가지 임무를 말합니다.
농업과 양잠업을 번성시킬 것[農桑盛]
인구를 증가시킬 것[戶口增]
교육을 진흥시킬 것[學校興]
군비를 잘 갖출 것[軍政修]
조세를 공평히 거둘 것[賦役均]
소송을 간결히 할 것[詞訟簡]
부정부패를 그치게 할 것[奸猾息]
<<경국대전>>에는 수령이 일곱 가지 임무를 잘 수행했는지를 수령에 대한 인사 고과의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
2. 게임 진행 방식
# 목표
: 플레이어는 조선시대 지방관이 되어 일곱 가지 임무를 잘 수행하여 고을을 다스리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고과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보드판 등의 한자는 추후 한글로 변경할 예정입니다.
# 구성물
: 보드판(A4 사이즈) 1장, 플레잉 카드 54장(조커 2장 포함), 6면체 주사위, 목재 토큰
* 아직 구상이 완성되지 않아 주사위와 토큰의 수량은 미정입니다.
게임은 6라운드로 구성되며 각 라운드는 춘,하,추,동의 4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주사위 일꾼(고을의 유향과 아전)을 움직여
농지 개간, 제방 쌓기, 학교 진흥, 조세 수취와 운송, 재판, 부정부패 척결 등의 액션을 수행합니다.
곡물, 목면, 동전의 재화를 관리하여 고을의 재정을 풍족하게 하고
고을의 양반들과 아전 등 토착 세력을 통제하여 수령의 권한을 강화합니다.
객사에는 수시로 여행객이 드나들고 방문하는 손님도 있어서 이들을 대접하고 청탁을 수행하여 중앙의 권력자들과도 결속을 다져야 합니다.
일년에 두 번 상부기관인 감영의 관찰사와 도사가 순찰을 돌며 업무 수행을 점검하고,(관찰사는 지금의 도지사, 도사는 관찰사의 보좌관)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고과 점수를 받습니다.
* 6라운드를 마치기 전이라도 기준점 이하를 받으면 파직될 수 있습니다.(게임 종료-실패)
--------------------------------------------------------------------------------------------
관심이 가는 테마를 먼저 정하고 거기에 알맞게 아이디어를 가다듬어 만들다보니 아직은 구상 단계입니다.
처음에는 1~4인플을 고려했지만
능력은 안 되면서 욕심만 앞세워 게임의 규모를 키워서는 안 될 듯하여 솔플 게임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솔직히 컴퓨터에 능숙하지 못해서 위의 사진 수준보다 더 아트웍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지만,
완성을 목표로 꾸준히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