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모래, 이끼 그리고 덕(德)이 있는 게임 고산수(枯山水)
이 게임은 일본 게임회사에서 제작한 일본 고유의 문화가 물씬 풍기는 게임이다. 이 게임을 알게된 계기는 어마무시하게 좋은 컴포와 일본에서의
폭팔적인 반응 그리고 그 결과 품절게임이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때마침 나온 재판 덕분에 나도 이 게임을 일본 아마존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아리가또 Made in China)
솔직히 보드라이프에 한글 룰북이 올라와 있는걸 확인하고 질렀지만, 막상 캐릭터 카드의 한글화 누락으로 구입하고 일주일이 지나서 돌릴 수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현재는 한글 룰북이 자료실에서 내려간 상태이다.)
기대감을 가지고 돌렸던 첫플레이의 느낌은 오랜만에 느끼는 신선함 이었다.
테마와 게임이 하나로 조화가 되었다는 느낌...그런 간지 다들 알지 않나 ?
룰북이 사라진 관계로 리뷰에 간략하게 게임 진행방법 및 점수 계산을 적어본다.
이 게임의 목적은 자신의 정원(개인보드) 위에 아름다운 고산수를 만드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한 명의 선승이 되어, 자신만의 정원을 만들어야 한다.
게임 시작 前 모든 플레이어는 개인정원(개인보드)과 명정원(개인미션) 카드와 캐릭터 카드를 각각 1장씩 받는다.
이제 선 부터 시작하면 된다.
게임의 전반과 후반 두 개로 나뉘어 매 라운드 진행되고, 모두가 정원을 채우는 순간 게임은 종료된다.
게임의 전반에 할 수 있는 선택은 다음과 같다.
1. 타일더미에서 타일을 하나 뽑는다.
2. [배치], [양도], [폐기], [보관] 중 하나를 골라 수행한다.
3. 모든 플레이어는 덕이 있다면 [배치]를 선택한 상대의 타일을 [강탈]해와 즉시 자신의 정우너에 배치할 수 있다.
게임의 전반액션을 했다면 이어서 아래의 후반액션 중 하나를 선택해 할 수 있다.
1. [좌선]을 통해 자신의 미플을 제다리에 두고, 덕을 하나 올린다.
2. 선승 미플을 상하좌우 어디로든 1칸 이동 시킨다.
3. 바위의 획득과 배치를 할 수 있다. 이 때 가져올 수 있는 바위는 자신의 덕에 따라 달라지지만, 뭘 가져오든 일단 가져오는 순간 덕은 0이 된다.
4. 캐릭터 카드 사용하기. (몇몇 캐릭터의 경우 캐릭터 카드 사용 후에도 추가 액션을 할 수 있다.)
모든 플레이어는 위와 같은 액션을 자신의 차례가 돌아올 때마다 반복하면 된다. 누군가 최초로 자신의 개인정원(개인보드)을 15개의 타일로 다 채우면
그 순간부터 [양도], [폐기],[강탈] 액션이 불가해지고, 오직 [배치]와 [보관]만을 할 수 있고, 그런식으로 모든 플레이어가 자신의 정원을 타일로 다 채우는 바로 그 순간 ~! 게임은 종료된다.
이 게임의 점수 계산은 어려운 건 아닌데, 룰설명으로 듣고 있다보면 뭐가 뭔지 기억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게의치말자.
게임을 진행하면서 점수 계산의 요소는 자연스럽게 습득가능하다. 하지만 일단 어떤 요소가 점수가 되는지 확인해보자.
<타일 점수> 개인정원 위에 놓았던 15장의 타일과 관련된 점수 이다. 타일은 크게 모래와 이끼 두 종류가 있다.
1. 모래점수 : 모래타일만으로 구성된 가장 큰 직사각형의 면적(타일 갯수)만큼 점수를 획득한다. (2 X 5 의 직사각형이라면 10점이다.)
2. 이끼점수 : 설치된 이끼타일 1장당 2점을 획득한다.
3. 대칭점수 : 가로 5장의 타일이 서로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다면 대칭되는 1열마다 5점을 획득한다.
4. 소용돌이 점수 : 소용돌이가 그려진 모래타일이 있다. 4장으로 원이 될 경우 8점, 2장으로 반원이 될 경우 2점, 1장으로 반원이 될 경우 1점을 획득한다.
5. 경계 점수 : 이어지지 않은 타일의 가로 / 세로 구역마다 2점의 감점을 받는다. 만약 감점이 하나도 없다면 7점을 획득한다.
(참고로 모래타일 끼리는 반드시 가로는 연결된다. 즉 세로 부분과 모래와 이끼 타일끼리만 확인하면 된다.)
<바위 점수> 개인정원 위 타일 위에 올려진 바위에 배치에 따라서 얻게 되는 점수이다.
1. 바위점수 : 바위 1종류 당 2점을 받는다.
2. 배치점수 : 정원에 설치된 바위 조합에 따라 다음과 같이 6종류의 점수를 받을 수 있다.
A) 계마놓기 : 2 X 3의 타일 양 끝 대각선에 돌이 하나씩 총 2개가 놓였다면 5점을 받는다. (장기의 馬가 움직이는 경로와 일치해서 계마이다.)
B) 대각놓기 : 3 X 3의 타일 위 대각선 3칸에 돌이 놓였다면 7점을 받는다.
A와 B의 경우 서로 중복이 안된다. 즉, A와 A, A와 B, B와 B가 될 경우 가장 높은 점수 하나만 획득하게 된다.
C) 봉래산 보너스 : 맨 윗줄 이끼타일 위에 대(大)바위 두 개가 인접하여 놓인 경우 10점을 획득한다.
D) 삼존바위 보너스 : 맨 윗줄 이끼타일 위에 소(小)바위-대(大)바위-소(小)바위 세 개가 인접하여 놓인 경우 15점을 획득한다.
C와 D의 경우 단 한번만 얻을 수 있다.
E) 누운바위 보너스 : 중앙의 세로열에 있는 누운 바위(납작하고 작은바위) 한 개 당 3점을 획득한다. (중복 획득 가능)
F) 배바위 보너스 : 맨 하단의 가로행에 배바위를 놓았다면 3점을 획득한다. (배바위는 한 사람이 하나 밖에 못 놓는다.)
A와 B는 서로 중복이 안되었지만, A와 (C~F) , B와 (C~F) 또는 C~F는 서로 중복해서 점수를 받을 수 있다.
3. 명정원 점수 : 게임 시작 때 받은 미션카드가 있다. 딱 보면 탁 하고 감이 올 것이다. 거기 표시된 곳에 바위를 제대로 놓았을 경우 카드에 적힌 점수를
획득한다. 참고로 표시된 곳 말고 다른 곳에 바위가 더 있더라도 괜찮다.
<덕력 점수> 좌선을 하거나, 양도를 통해 얻었던, 또 바위를 구하거나 강탈을 할 때 쓴 남아 있는 덕을 점수에 더한다. (0 부터 최대 6점 획득)
게임 설명은 이 정도로 끝내고, 이제 진짜 리뷰를 써보겠다.
재미 포인트 하나...[양도]와 [강탈]
: 매 턴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뭘 하든 점수를 벌고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감점을 당하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경계가 맞지 않은 타일을 가져올 때다.
이 타일을 물론 [보관]으로 내 개인보드 아래 짱 박고 미래를 기약할 수도 있지만, 보관할 수 있는 타일은 오직 1장뿐이고 결국 감점 2점을 받느니,
덕력 1을 사용해 폐기하거나, 덕력 2를 받고, 원하는 누군가에게 [양도]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득이라는 것을 퍼뜩 알 수 있다.
게다가 어차피 양도를 바라는 상대가 덕력이 2 이상이라면 강제로 [강탈] 당할 수도 있다. 상대의 덕력을 소모시키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겠지만, 게임
초중반이라면 인심 쓰는 척 [양도]하자. [양도]는 한 번에 가장 큰 덕을 쌓는 유일한 방법이자, [강탈]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덕력 조건을 한 방에 채워 준다.
즉, [양도]를 했다는 얘기는 바로 다음에 [강탈]을 할 수 있는 최소 조건이 갖춰졌다는 의미이다. 이 물고 물리는 간단한 역학구조가 매 번 플레이어 간의 협상을 유도한다.
재미 포인트 둘...[덕력]
: 눈 앞에 미플은 우리의 아바타이자 선승을 나타낸다. 잠시 승부를 잊고 [좌선]과 [양도]를 통해 일덕, 이덕, 삼덕을 넘어 사덕 그리고 마침내 오덕이 되고 덕력이 풀로 차는 풀덕(이라고 쓰고 씹덕이라도 놀린다)이 되었을 때 플레이어들은 서로의 덕후기질을 확인하면서 게임에 좀 더 몰입하게 된다.
재미 포인트 셋...[캐릭터 카드]
: 게임 시작 시 받는 캐릭터 카드는 고유의 액션을 가능케 해준다. 게임 중 단 한번 사용가능한 이 캐릭터 카드 액션은 경우에 따라서 "신의 한수"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캐릭터를 받는 순간 이건 아니야 느낌의 캐릭터가 오더라도 좌절하지 말자. 그 녀석이 의외의 한 수가 된다.
재미 포인트 넷...[바위들]
: 개인정원(개인보드)과 타일만으로도 이 게임은 꽤 괜찮은 컴포빨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정도였다면 뭔가 밋밋했을 것이다. 이 잘 다음어진
2차원의 타일 위에 3차원의 바위 컴포들이 하나, 둘 , 셋...뙇 올라갔을 때 마침내 우리는 눈 앞에 펼쳐진 초리얼 4D 고산수 정원을 만날 수 있다.
재미 포인트 다섯...[연하고질(煙霞痼疾), 물아일체(物我一體)]
: 이 게임은 다층적인 점수계산이 있어 등수가 명확히 갈리는 편이다. 하지만 승부에 너무 집중하여 자신의 정원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상대가 하나 밖에 안 남은 소용돌이 문양의 타일을 자신에게 [양도]하지 않더라도 너무 미워하지 말자. 상대방의 정원이 완성되는 아름다움을
지켜보며, 타일이 놓여지는 순간을 눈으로 담고...... [강탈]하자.
주변에 이 게임이 있다면 꼭 한번 해보길 바란다.
선승이 되어 덕을 쌓고, 정원을 가꾸는 이 게임은 여러모로 당신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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