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크루소 테플후...
시간이 없는 관계로 1인플만 몇번 돌려봤습니다.
추후 제대로 게임을 돌리게 되면 본격적인 리뷰를 작성하기로 하고
1인플을 하고나서 느낀점을 간단히 적어봤습니다.
1) 접근하기 좋은 게임인가?
처음 룰북을 이해햐기가 꽤나 어려웠습니다. 초반접근은 쓰루에
버금갈 정도로 힘들더군요. 핵심을 파악하면 깔끔하게 정리되는
쓰루에 비해 게임의 핵심이 잘 파악되지 않아서요.
일단 어느정도 이해가 될 시점에서는 "그래도 쓰루보다는 쉽다"고
판단됩니다. 룰을 이해한후에도 1,2판 동안 "그래서 어쩌라고?"
생각했던 쓰루에 비해 비교적 직관적이고 상식적인 편이라 처음
플레이 부터 적응이 쉽게 되었습니다.
예를들어 탐험행동을 할 때, "행동2개를 사용하면 무조건 성공, 행
동하나를 사용하면 주사위를 굴려서 판정 및 이벤트 발생"등의
규칙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능합니다.
"비가올 때 지붕이 튼튼하면 피해가 없지만 지붕이 약하면 체온이
떨어져 나무와 식량을 소모함.", "태풍이나 야생동물이 침입해서
울타리 레벨이 감소"등등등... 테마에 맞는 규칙들은 직관적으로
이해되며 몰입도를 높여주더군요.
(처음게임을 하시는 분은 "로빈슨크루소 퀵가이드"를 꼭 한번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정리하자면 최초접근시에는 진입장벽이 조금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러나 약간의 진입장벽을 넘으면 비교적쉽게 규칙이 눈에 들어
옵니다.
2) 협력 게임인데 재미있을까?
협력게임이라서 좋아하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협력게임이라는
이유로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싫어하는 이유가
단순히 협력게임이라서가 아니라 시스템적인 면에서 "좋은 협력
게임"이 없기 때문일겁니다.
실제 여타 협력게임들이 룰이나 밸런스면에서는 칭찬하기 힘든
게임들이 무척 많습니다.
사람과 같이 게임 자체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협력게임들도 재미
있게 하는 편이지만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높게 쳐주기 힘들었
던 것도 사실입니다. 기존 협력게임의 장점은 테마몰입, 팀플레이
머 이런 것들이겠죠.(엉성한 시스템과 구멍나 있는 밸런스는 덤^^)
그런데 로빈슨은 꽤나 할만하다고 느꼈습니다. 아직 다인플을
못했봤지만 1인플만으로는 제가 해본 1인플 가능 게임중에서는
가장 재미있더군요.
(오해할까봐 말하는데 전 1인플을 싫어합니다. 단지 1인플을
하는 이유는 처음 규칙을 파악하기 위해서 입니다. 2인 이상의
게임에서는 2인플로 세팅을 해놓고 규칙을 파악하곤 하죠.)
1인플이 가능한 다인플 게임... 유명한 것으로 "아그리콜라"를
들수 있겠는데... 1인플은 너무너무 재미가 없더군요. 제 개인적으로
아그리콜라 1인플은 튜토리얼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로빈슨 크루소가 1인플도 다인플만큼 재미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래도 게임같이 느껴지더라는 점을 말하고 싶을뿐...^^
장르가 틀리니 같은 협력게임으로 "아컴호러"와 비교를 해볼까요?
아컴호러야 말로 테마몰입과 멤버성향이 중요한 게임입니다. 여기서
실패한다면 재미를 느낄수 없는 게임이구요.
그래서 제겐 아컴호러 1인플은 아그리콜라 보다도 최악이었습니다.
시스템의 헛점과 밸런스의 편중이 너무 눈에 뛰어서 게임을 계속
해야할 이유를 없어져 판을 접을 정도로요.
그런면에서 비교하면 로빈슨크루소는 참 잘 만든 게임입니다.
독일식보드게임의 정교함이 잘 녹아있다고 할까요?
생명점, 사기, 지붕레벨, 울타리레벨, 무기레벨, 탐험한지형, 여러가지
아이템, 캐릭터 고유의 능력치등이 서로 유기적으로 잘 엮어져서...
잘만든 독일식 게임이 그렇듯이, 특정요소 하나만 높아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모든 요소를 잘하기도 힘든 그런 게임입니다.
(그리고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는 주사위신의 간절한 기호를 바라게
되겠지요.^^)
3) 리플레이성은 어떤지...?
또 협력게임의 문제점으로는 "반복플레이가 약하다"는 것이 있습니다.
이부분에서는 아직 섣불리 평가하기 힘들지만(1인플만 몇번 해봐서..)
꽤 리플레이성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못 겪어본 동물들, 이벤트카드들, 제작하지 못한 아이템들이
가득한 데다가, 애초에 로빈슨 크루소의 시스템자체가 특정 수단을 이루는 과정이
꽤나 다양하며 각각의 방법들이 치우쳐있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이번에 식량이 하나 모자랄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채집행동을
해서 식량을 마련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확률은 높지만 기회비용이
너무 낮지요. 무기레벨이 높고 생명점이 높다면 사냥을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침 군인 능력으로 형편없이 약한 사냥감을 발견했거든요.
다른예로 이번에 식량이 하나 모자랄것 같습니다. 채집행동을 하려는데
태풍이 몰아쳐요. 태풍이 몰아치는데 식량하나 구하자고 채집을 할순
없고, 사냥을 해볼까요? 왠 호랑이가 보이네요. 무기도 구려요.
그냥 굶기로 하고 태풍대비나 하려는데 울타리를 만들 나무가 없어요.
다 맘에 안들어서 그냥 강아지나 데리고 탐험을 떠납니다.
토템이 왕창떠서 보물이나 잔뜩 나오길 기대하며....
4) 구입할만한 게임인가?
저는 그렇다고 얘기하겠습니다.
잘 만든 게임이고, 가격대비 구성품도 꽤나 알찬 게임이니까요.
다른 걸 다 떠나서 보드게이머라면 이런 매니악한 게임의 한글판은 일단 사고 보는게
예의^^ 라고 저는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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