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책임지지 않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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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적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과 더불어 제가 즐겨 보는 보드게임 커뮤니티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느끼는 개인적인 감상을 몇 자 적어보기 위함입니다.
물론 보라에서 발생한 사건들과 관련해서 관련자 분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진행 중이거나 이미 끝난(?) 일을 부관참시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느 정도의 공통점이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그 맥을 이야기 하는 이 글에서 불가피하게 나오는 것입니다.
사회나 정치와 관련된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저보다 더 잘 아실 것이니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겠습니다. 가장 최근의 대국민 담화에서도 많은 분들이 느껴지셨겠지만 그분의 유체이탈 화법에서 ‘책임감’이라는 것은 눈곱만큼도 찾아 볼 수 없었죠. 2년 전 있었던 최악의 참사 때에도 우리는 정치인, 공무원, 언론인 등 그 누구하나 책임을 지고 일을 제대로 처리하려 하기 보다는 남의 탓으로 돌리고 회피하기에 급급하는 동안 무고한 인명피해만 계속 늘어났죠.
이런 사건들을 보면서 저 개인적으로는 과연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데 과연 사건이 발생했을 때 누구를 믿을 수 있을지 걱정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이것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며 나만 조심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하고 넘겼습니다.
시간이 흘러 비교적 최근에 있었던 메탈코인 펀딩은 저로서는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프로젝트였습니다. 비록 제가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한 국내 펀딩들에서 적지 않게 문제점들이 발견되어 국내 펀딩에 대한 불신이 다소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행자 분은 나름 보라 커뮤니티 내에서도 인지도가 있으며 본인도 프로젝트 홍보에 상당히 열정적이셨기 때문에 그래도 믿을 만 하다고 판단되었고, 또한 해외 메탈코인에 비해 배송비 등을 고려한다면 가격 면에서도 저렴해서 별 걱정 없이 펀딩하였습니다. 물론 펀딩 시작 때부터 역사 관련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그분의 대응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그것이 제품 자체의 질은 큰 연관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무시하고 지나쳤죠.
그 후로부터 지금까지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일들은 현재도 진행 중이고 이미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중이니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제 이야기만 드리자면 결국 배송지연과 소통의 문제뿐만 아니라 제품의 품질 문제까지 발생하게 돼서 결국 환불 요청을 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사건을 더 언급 하자면 최근 며칠 동안 보라는 한 유저의 말과 관련해서 시끄러웠죠. 사실 예전부터 저 또한 그분의 댓글을 보면서 종종 정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했으나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듯이 어느 커뮤니티에나 그런 어그로꾼은 존재하기에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무관심하게 넘겼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말로 인하여 많은 상처를 받으셨고 결국 쌓여왔던 불만이 터져서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죠.
과연 이 당사자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서 사과문이 올라온 후 그 분이 운영하시는 단톡방에 들어가 봤습니다. 그 단톡방에서 이런 저런 드립을 날리며 관찰하였는데 제가 예상한 바와는 달리 당사자는 그렇게 생각 없는 사람도 아니었고 사리 분별도 충분히 가능한 분이셨습니다. 물론 직접 만나서 대화를 만나본 것도 아니고 행실을 직접 관찰하지도 못했고 다만 카톡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관찰했을 뿐이니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니, 이건 거의 신뢰도가 없다고 봐야겠지요. 하지만 아예 생각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그런 사과문도 올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주저리주저리 이야기가 길었는데 결국 저는 보라에서 발생했던 이 두 사건들을 보면서 묘하게 우리 사회의 모습과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말에 대한 책임.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책임을 보며 책임지지 않는 사회가 비단 유행처럼 번져 결국 내가 이용하는 ‘보드라이프’라는 인터넷 커뮤니티 까지 점령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통 또한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 담당자가 지닐 책임라고 본다면 말이죠.
물론 이는 저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며 보라에서 발생했던 일들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에 의해 발생한 일이라고 보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저 또한 그 입장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처음에는 저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건들을 목격하면서 TV에서 자주 나오는 사람들뿐만 욕할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 또는 나 자신까지도 말이나 행동, 굳이 이런 거창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중고 거래를 할 때만이라도 과연 제대로 책임지려 하는가에 대한 걱정은 떨칠 수 없네요.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야 어떻던 그로 인한 결과는 이미 우리한테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말로 인한 문제는 그나마 좁은 이 커뮤니티 안에서 유저들 간의 반목과 불신을 낳았고, 프로젝트로 인한 문제는 사람들의 국내 펀딩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었으며, 중고장터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중고거래보다는 조금 더 비싸더라도 해외 구매를 선택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그 피해가 우리한테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죠.
‘책임지지 않는 사회’라는 키워드는 굳이 신문의 지면에서 찾아보지 않아도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이 커뮤니티가 우리 사회의 모습과 묘하게 닮아 있다는 느낌이 단순한 제 개인의 기시감이기를 바래봅니다. 신뢰는 값이 비쌉니다.
p.s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적어봅니다만 단톡방에서 "관종은무시보다죽창" 대충 이런 닉 달고 죽창 드립 날렸던 사람이 접니다. 혹시나 다른 분으로 오해하실까봐 적습니다. 그때 이런저런 드립 날렸는데 혹시나 기분 나쁘신 분 계셨다면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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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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