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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벌써 며칠 뒤면 2021년도 끝나고, 새해가 다가오네요. 올 한해 코로나 때문에 적잖이 힘드셨죠? 내년에는 모든 보드게이머분들이 올해보다 더 행복하고 밝은 2022년이 되길 소망합니다.
작년에 저는 여러 가지 사정(코로나 시국, 일과 개인 사정 등등..)으로 Too 100을 건너 뛰고 보니 너무 아쉬워서, 다시 결심하고 이렇게 또 겁 없이 탑 100을 씁니다:D
올해도 만족할 만큼 보드게임을 하지 못했던지라, 탑 100을 뽑는데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됐네요. 기본적으로 올해 해봤던 보드게임들 중 즐거웠던 게임들을 최우선 순위로 뽑고, 올해는 보드게임을 많이 못해서, 꺼내지 못했지만.. 적어도 1년에 한 번씩은 꼭 즐겨줘야 하는 제 마음속에 언제나 우선순위인 보드게임도 사이사이 섞여 있습니다.
작년에도 올해도 예전만큼 보드게임을 즐기지 못한 해였기에, 이번 탑 100을 뽑을 때 생각보다 힘이 들었네요. 정말 좋아하는 게임이지만, 내가 2-3년동안 돌리지 못한 게임을 넣어야 할까 말까 하는 고민도 들더군요. 결국 2021년에 인상 깊게 플레이한 게임들을 우선으로 뽑고 최애 게임들을 함께 섞은 혼돈의 탑 100이 완성됐습니다. :D 그래서 제 탑 100엔 최신작들이 빈번하게 등장할 예정이니, 얘는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뽑았는지 이해가 안 가더라도 귀엽게 읽어주세요 찡긋(*´꒳`*)
그럼 부족한 글 솜씨로 1위까지 열심히 적어보겠습니다!
100. 타코 캣 고트 치즈 피자
저는 순발력 게임을 하면 안되는 반사신경을 갖고 있습니다. 일단 뭔가 행동을 해야 하면 움찔은 하지만… 움찔만(?) 합니다. 가끔 큰 소리로 소리도 질러요. 근데 긴박한 상황에 정작 해야 할 행동은 못하는 저주받은 반사신경이랄까요.. 하지만… 타코 캣 고트 치즈 피자는 멈출 수 없어요. 매번 꼴찌 담당이지만 너무 재밌습니다! (찐사랑)
10초 만에 배울 수 있는 규칙, 하지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아주 좋은 게임이에요.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며 타코 캣 고트 치즈 피자만 잘 해주면 되는데…. 왜 자꾸 실수 연발하고 뭐가 그리 웃길까요? 사이사이 고릴라 카드가 나오면 (우갸우갸) 가슴을 친다던가 외뿔고래 카드가 나오면 두 손을 하늘 위로 번쩍 올린다던지, 웃을 수 밖에 없는 즐거운 상황이 마구마구 발생합니다. 이런 순발력 게임의 대명사인 할리갈리도 재밌긴 하지만, 저는 조금 더 익살스럽고 난이도가 높은 타코 캣 고트 치즈 피자에게 압도적으로 손을 들어주고 싶어요!
거의 높은 확률로 꼴찌를 하고 가끔 단단한 네일아트로 남의(?) 피를 보기도 하지만, 언제나 보장된 재미를 주기 때문에 제 소장 목록에 고이 품고 있습니다. 타코 케찹 마요 치즈 피자가 한정품으로 나왔었는데.. 안 산걸 여태 후회하고 있습니다.
너굴너굴 >> … 두 가지 의미로 이 게임을 살펴보고 놀랐어요. 1. 어린이 사전을 무작위로 5번 펼쳐서 나온 첫번째 단어를 모아둔 것 같은 뜬금없는 게임 제목 2. 무언가 있을 것 같았는데 흔히 볼 수 있는 순발력 게임. 100위 안에 들어갈만한 게임인가? 싶더라고요.
나름 이름의 기원을 알기 위해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제목은 일종의 만트라(영적 또는 물리적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는 발음, 음절, 낱말 또는 구절)이다” 정도의 내용만 찾을 수 있었어요.
처음엔 잘 이해가 안되었는데, 지니님의 평을 읽어보고 이해 했습니다. 단단한 네일아트로 다른 사람의 손에 물리적 변형을, 선혈을 바라보는 그들에게 정신적 & 영적 충격을 주니 일종의 만트라 효과라고 볼 수 있겠군요 ㅋㅋㅋㅋㅋㅋ
어린이들과 하기 좋아보이는 게임이네요. 그나저나 이런 류의 게임을 할 땐 손에 장착한 +1 데미지 아이템 좀 빼고 합시다!
99. 판타지 왕국
접하자마자 한 번 더! 를 외치는 게임, 판타지 왕국입니다. 그만큼 템포도 빠르고 리플레이성도 좋은 게임이죠. 50여장정도로만 구성된 카드 게임인데 이 정도 재미를 주는 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게임의 진행 방식은 매우 간단합니다. 플레이어들은 7장의 카드로 시작하게 되고 내 차례에 더미나 공용 구역에서 한 장을 받고 다시 공용 구역으로 원하는 카드 한 장을 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게임 내내 7장을 손에 들고 진행하게 되지요.
게임이 끝나고 내 손에 있는 7장의 카드들의 조합에 따라 점수가 천차만별로 바뀔 수 있는 매력 있는 핸드 매니지먼트 게임입니다.
전체 카드의 구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매 플레이마다 다른 조합을 만들어 볼 수 있으며, 카드에는 색깔이 존재하여, 서로 잘 맞는 상성이 있는가 하면 같이 들고 있으면 안 되는 카드들도 있기 때문에 7장의 적은 핸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구성할 지 고민하는 재미가 매우 쏠쏠합니다!
올해에 판타지 왕국과 매우 비슷하지만, 조금 더 무거운 레드라이징을 플레이해본 결과, 개인적으로 판타지 왕국의 압승이였습니다! 역시, 심플 이즈 베스트일까요?
너굴너굴 >> 아, 이거 좋은 게임이죠. 제가 알고 있는 카드 게임 중 가장 규칙이 간단한데 가장 계산할 것이 많은 게임이예요. 그런 점이 좋아서 계속하게 되는 매력도 있고요. 확장을 통해 게임에 더욱 변주를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생각외로 굉장히 잠잠하더군요. 디자이너 분은 깔끔하게 여기에서 마무리 짓고 다른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걸까요?
98위 원더풀 월드
원더풀 월드는 보드게이머들이랑도, 비 보드게이머들과도 올해 즐겁게 플레이한 게임 중 하나입니다. 카드를 드래프트하고, 선택한 카드들을 어떻게 사용할 지 계획하고, 건설을 통해 어떤 자원들을 생산할 지 고민하는 요소들이 하나하나 다 재밌었습니다. 매 라운드 카드를 골라 완성하고 내 생산량이 증가하게 되며 점점 완성되는 제국을 볼 수 있습니다. 1라운드에는 이걸 어떻게 완성하나 싶다가도, 마지막 라운드에 내가 계획한 대로 완성하는 짜릿함이 있다고 할까요?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 지, 어떤 카드부터 건설할지 생각해야 하는 퍼즐적인 요소 때문에, 1인플도 무척 즐겁게 했습니다. :-)
너굴너굴 >> 커버를 보았을 땐 붉은색과 푸른색의 대비를 보고 굉장히 묵직하고 두 상반된 이념이 강하게 충돌하는 그런 게임일거라 생각했어요. 민주주의 vs 독재, 자본주의 vs 공산주의. 이런거요.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테마는 거의 살짝 덧입혀졌을 뿐 다양한 시스템적 요소가 적절하게 뒤섞여 있는 엔진빌딩 게임이더군요. 저는 아쉽게도 다인플은 해보지 못했지만 2인플을 하면서도 좋은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나중에 확장의 제목을 보았는데 부패와 진보, 전쟁과 평화식으로 두 상반된 개념을 붙이긴 했더라고요? 그럼 디자이너는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상반된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 같은데… 게임에선 그걸 거의 못느꼈단 말이죠… 흠.
97위 Q.E
Q.e는 사실 처음에 전혀 기대를 안 했던 게임입니다 제가 경매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요! (그리고 박스가 쪼금.. 못 생겼어요 소근소근)
그런데 웬걸! 이 게임, 정말 재밌게 여러 판을 한 자리에서 돌린 매력적인 게임입니다. q.e에서 플레이어들은 위기의 기업을 살리기 위한 거대 국가가 되어 기업에게 투자하게 됩니다. (게임에서 잔뜩 플렉스하는 기분이랄까요?) 경매 진행자가 매물을 공개하며, 해당 매물의 최소 투자 금액을 정하게 되고, 그 금액을 기준으로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비밀 입찰을 하게 되는데요. 첫 라운드의 경매 진행자의 성향(?)의 따라 이 최소 금액의 단위가 일단 달라지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어떤 판에선 10, 20, 많아봤자 100원 언저리에서 경매를 진행 하는데, 첫판부터 백만, 천만을 달리는 파티도 있더라구요. 여기서부터 저희 파티는 입을 털기 시작합니다. “주머니에 다들 1억씩 들고 다니지 않나?”
너무 자유롭게 금액을 적다 보니, 그럼 게임이 너무 혼돈의 카오스로 흘러가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대부분 첫 라운드에 낙찰된 가격을 기준으로 다음 매물들의 평균가가 정해지는 편입니다. 오묘하게 밸런스가 자연스럽게 맞춰진달까요? 자유롭게 입찰할 수 있지만, 너무 지나친 과 투자는 패가망신의 지름길이죠. 게임이 끝났을 때 가장 돈을 많이 슨 플레이어는 탈락하기 때문에, 비공개로 낙찰된 금액을 예측하고 적절하게 투자를 해야 합니다.
백지 수표를 쓰듯 자유롭게 경매할 수 있지만, 플레이어들의 눈치를 끊임없이 봐야 해서 한 순간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쫄깃한 심리전! 독특한 경매 게임을 찾고 계시다면, qe 추천해드립니다!
너굴너굴 >> 예전에 한번 해보고 완전히 반해서 계속 구하려고 했던 게임이예요. 입고가 될 때마다 품절이 되길래 반쯤 포기했는데… 거의 2년이 지나서야 드디어 구할 수 있었네요 -_-; 지니님께서 잘 설명하셔서 저는 간단한 단점을 언급하려 합니다. 백, 천, 만, 억, 조, 경, 해… 무한하게 올라가는 금액이 굉장히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게임 자체는 금액의 차이만 있을 뿐 매번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돌리긴 다소 어려워요. 어린이들과 이 게임을 해보면 꽤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데요. 아이들이 알고 있는 수의 한계가 있다보니 999만원을 세상에서 가장 큰 금액으로 알고 써내는 일도 가끔 볼 수 있어요. 정말 귀엽습니다.
96위 실버: 아뮬렛
기억력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라 매번 지는 게 일상이지만, 그래도 재밌는 게임 실버가 96위입니다! 100위부터 단골 멘트로 재밌다고 하니 너무 남발인 거 같네요. 근데 사실 탑 100에 들어온 게임은 저한텐 다 너무 재밌고 좋은 게임들이라 소개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자꾸만 재밌다고 남발하게 되나 봅니다. 제 지극히 주관적인 취향이니 너무 속으시면 안 됩니다!ㅋㅋ
다시 실버 이야기로 돌아가서,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앞에 카드 5장을 뒷면으로 받게 됩니다. 목표는 이 5장 카드의 합을 최대한 작은 수로 만들어야 합니다. 참 쉽죠? 하지만 그냥 호락호락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자신의 5장 카드의 앞면은 딱 2장만 보고 시작할 수 있어요 이때부터 내 나머지 3장의 정체가 매우 궁금해집니다. 낮은 숫자로 만들거나, 아니면 언능 버려야 하거든요.
게임의 진행 방식은 매우 간단합니다! 더미에서 1장을 받고 내 앞에 있는 카드와 교환하거나, 카드 능력을 씁니다! 필요 없으면 그냥 버릴 수도 있어요. 교환 활 때도 기본적인 규칙은 뒷면으로 교환해야 하기 때문에내가 분명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내려 놓았던 카드인데, 한 두세 바퀴 돌아 돌아 내 차례가 오면 한없이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맙니다. 저도 모르게 게임 중간에 까마귀 고기를 먹은 것처럼요. 심지어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까먹는 기억력을 가졌는데, 실버에는 카드들마다 특수 능력이 있어서 이 능력들로 인해 더욱더 기억을 어지럽힙니다. 사실 이 특별한 카드 능력들이 게임을 더욱 더 즐겁게 해주며, 전략도 다양하게 만들어주죠.
게다가 실버 아뮬렛은, 실버 시리즈의 첫 번째 게임이라 다른 실버 시리즈가 발매되면 그 시리즈들과 조합해서 새로운 구성으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뮬렛만으로도 재밌었는데, 얼릉 다른 시리즈도 한글판으로 출시되길 기다리는 중입니다!
너굴너굴 >> 오 이거 재밌겠는데요. 장바구니에 지금 당장 넣…
…누구냐? 내꺼 사간 사람?
95위 메트로 엑스
제가 좋아하는 롤 앤 라이트 게임 중 특히나 아끼는 게임 메트로 엑스입니다!
지하철 노선을 완성하는 게임인데 규칙은 매우 간단합니다. 가운데에 더미에서 숫자 카드를 공개하고 원하는 한 노선에 그 숫자만큼 출발지부터 체크하면 됩니다. 규칙은 매우 쉽지만 완성하는 게 생각보다 매우 어렵습니다. 가장 먼저 한 라인을 완성시켜야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데, 숫자 카드는 항상 내가 원하는 대로 나오질 않고, 노선 마다 쓸 수 있는 카드 장수는 정해져 있는데 그걸로 오롯이 한 라인을 완성하기엔 부족합니다. 그래서 여러 교차 노선들을 잘 활용해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체크해야되는 게임이죠. 지하철의 환승역을 굉장히 잘 살렸다고 할까요?
글로는 재미가 설명이 되지 않으니 매우 아쉽네요. 생긴 거랑 다르게 재밌어요! 롤 앤 라이트 중에 제일 애정하는 중 하나입니다. 아쉽게도 최근에 돌릴 기회가 없긴 했지만, 도쿄와 오사카 지하철 버전으로 다 가지고 있어요. 근데 이 글을 쓰면서 이미지를 찾다 발견 했는데, 도쿄와 오사카 합본으로 다시 예쁘게 재판했군요. 왜 항상 제가 사면 구판이 되고, 더 예뻐지는 기분일까요… 이왕 이렇게 된거 서울 지하철 버전으로 나오면 좋겠어요! 어디 서울 메트로 만들어 주실 분 없나요?
너굴너굴 >> 지니님께 배웠던 게임이군요. 이 게임을 배울 당시 롤앤라이츠에 다소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메트로 X는 꽤 재밌게 즐겼어요. 지난 번에도 비슷한 비유를 들었던 것 같은데,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데 자꾸 양발이 서로 가로막으며 휘청거리게 된다고 해야할까요. 내가 미리 작업해둔 길이 뜻 밖의 순간에 갑자기 벽이 되어 다가올 때 몹시 당황스럽습니다 ㅋㅋ
94위 나인 타일 패닉
오잉크 게임즈에서 나온 나일 타일보다 좀 더 퍼즐 요소를 강하게 첨가한 게임이 바로 나인타닉 패닉입니다.
똑같이 3X3 양면 타일들로 만드는 건 같은데, 나인 타일처럼 단순하게 똑같은 모양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매 라운드 일정 조건이 적힌 카드들이 깔리게 됩니다. 조건들이 생각보다 만들기 까다로운 편인데다가 그러면서 남들보다 빨리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정말 급! 상승했어요.
워낙 퍼즐 게임들을 좋아하는지라 정말 마음에 들었네요. 게다가 박스 색깔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핑크라구요!(TMI)
오잉크 게임들은 항상 가격이 단점이였는데, 한글판이 출시되기 시작하면서 좋은 가격에 만나볼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거 같아요. 그래서.. 제 일본판 나인 타일 패닉 한글판으로 교환해주실 분 없나요..? (울먹울먹)
너굴너굴 >> 저는 한 때 쿠키박스가 더 재밌다고 생각했는데요. 요즘 반복적으로 이 게임을 즐기다보니 이 게임 쪽으로 더 기우는 것 같아요. 다양한 목표 중에서 어떤 것을 우선 공략할지 고민하고, 공략하면서도 다른 사람들 것을 흘끗흘끗 훔쳐보며 내가 1등을 따낼 수 있는지 비교하고, 무리라고 판단되자마자 빠르게 목표를 바꿀 수 있는 유연함도 좋더라고요.
93위 서머너 워즈
최근에 한글판으로 출시한 서머너워즈가 제 탑 100엔 올해 처음으로 들어왔네요! 서머너 워즈는 2인 전용 대결 게임입니다! 각자 원하는 소환사를 골라서 상대방과 맵에서 대전하며 먼저 상대의 소환사를 쓰러트리면 승리하는 게임이에요! 짜여진 추천 카드들을 사용해도 되고, 덱을 직접 짤 수도 있어서 게임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매우 두근두근합니다. 어떤 종족을 골라서 무슨 유닛을 넣고, 어떤 주문과 능력으로 구성해서 이 덱을 어떻게 운용할 지까지 계획해야 하는 게임이죠. 이렇게 머릿 속에서 미리 시뮬레이션을 다 돌려보고, 계획한 대로 상대방과 치열한 접전을 겨루게 되면 승패와 상관없이 모든 과정이 다 즐겁더라구요!
아직 직접 덱을 구성해보진 못했고, 스타터 세트로 몇 판 해봤는데, 다음엔 꼭 직접 덱을 짜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방금전까지 승패와 상관없이 즐겁다곤 했지만, 사실 이기면 더 즐겁잖아요 그래서 처음 플레이 할 때 보드라이프에서 분쇄자 종족이 좋다는 글을 컨닝하고 냉큼 분쇄자를 골랐는데… 결과는 참패.. 추천 하신 분 원망했어요!ㅋㅋㅋㅋㅋㅋㅋ (장난입니다)
아직 이겨본 적 없는 서머너 워즈지만, 다음엔 승리를 기약하겠습니다!
너굴너굴 >> 이 게임이 드디어 조명을 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7년간 Top 100을 써오며 단 한번도 이 게임을 빼놓은 적이 없었어요. 열심히 추천하고 소개 했지만 효과는 미미했죠 ㅠ 그런데 재판과 함께 한글화가 되어서인지 여기저기에서 이 게임을 언급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게임을 다른 누군가도 재밌게 즐기고 있다니! 기쁩니다!
92위 크립티드
크립티드는 처음에 초록 초록한 괴물 뭐시기가 그려진 박스를 보고 몬스터를 잡는 게임인가..?하고 오해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보드판을 세팅하고 색깔별로 있는 원형 디스크들을 보면서 아, 몬스터 같은(?) 그런 느낌의 영향력 게임으로 예상했지만 디덕션 게임이였습니다. 슬루스와 디덕션 게임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크립티드를 했던 당시 맵이 있는 디덕션 게임은 처음이라 굉장히 설레였던 기억이 납니다.
게임을 간단하게 설명드리자면, 미확인 생명체가 어느 칸에 숨어 있는지, 정답을 맞춰야 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서로 따로따로 주어진 단서들을 모아서 교집합인 정답 칸을 찾아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A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단서는 숲이나 사막에 있다. 정도의 문장이 주어지고 B플레이어에게 주어진 단서는 하얀색 돌에서 두 칸 이내에 있다. 정도의 문장이 주어집니다.
각자 자신의 단서는 최대한 숨기고 다른 사람의 단서를 알아내야 하는 거죠. 이렇게 다른 사람의 단서를 알아내기 위해 자기 차례에 질문을 하게 되고 원형 디스크나 나무 디스크로 이 땅에 존재할 수 있는 지 없는지 점점 추려 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모두의 단서와 일치한 타일을 추측하는 걸 성공한 플레이어가 승리하게 되죠. 처음엔 이 허허벌판에서 아무런 단서도 없이 어느 지역부터 건들여야 하지..? 싶지만, 후반부에는 이미 밝혀진 정보로 누가 먼저 맵에서 빠르게 정답이 될 수 없는 칸을 소거하는 레이싱을 하고 있더군요.
일반 규칙으로 하면 조금 쉬운 편이고 숙련 규칙으로 해야 훨씬 난이도가 높아지니 내가 디덕션에 좀 자신 있다 하시는 분들은 어드밴스 룰을 추천 드립니다.
이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사고 싶었던 게임인데, 출시된다고 했던 한글판… 어디로 사라진 거죠? 미확인 생명체가 크립티드 한글판까지 삼켜버린 건 아닐거에요…
너굴너굴 >> 게임이 가진 뛰어난 장점을 두 가지 더 보충하자면… 첫째, 추리 시트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예요. 일반적으로 추리게임은 시트를 다 사용한 순간부터 이면지를 활용하거나 프린터로 매번 보충해야 하는 등 귀찮은 점이 상당히 많은데, 이 게임은 맵과 토큰을 공용 추리시트로 사용하기 때문에 그런 단점이 없습니다. 둘째, 추리 시트를 함께 쓰기 때문에 누군가 실수를 했더라도 곧바로 “이거 이상한데? 맞아?” 하며 그 자리에서 정정이 가능하단 점이예요. 추리 게임이 망하는 일의 대부분은 누군가의 실수에서 시작되는데, 이 게임은 모두가 똑같은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이런 정정이 가능합니다.
어쨌든, 투박하게 생긴 콤포넌트만 보면 그다지 끌리지 않을지 몰라도 나름의 매력이 가득한 좋은 게임이예요. 콤포넌트 자체도 아주 간단하게 생겨서 추리 몰입에 방해되지 않는 점도 좋습니다.
91위 깊은 계곡의 선술집
쿠베틀린부르크의 돌팔이 약장수로 유명한 디자이너의 또 다른 재미의 보드게임 깊은 계곡의 선술집입니다. 이름에서도 살짝 느껴지시겠지만, 선술집을 운영하는 테마의 게임입니다. 깊은 계곡의 선술집이라니, 현실에서는 손님이 아무도 안 올 거 같은데.. 이 게임에서는 손님들이 많이 옵니다.
선술집은 본격 푸시 유어 럭의 덱 빌딩을 가미한 게임이였어요. 돌팔이 약장수는 주머니에서 토큰을 뽑더니 이젠 덱에서 카드를 뽑습니다.
매 라운드 내 선술집에 의자가 손님들로 가득 찰 때까지 카드를 뽑게 됩니다. 선술집에서 손님들은 돌팔이 약장수의 하얀색 재료와 비슷해요. 최대한 늦게 나오면 나올수록 좋죠
내 카드 덱에는 손님 카드 외에 선술집 운영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직원들이나 도구 카드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나머지 카드들이 뽑힌 다음 손님 카드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열심히 카드를 뽑습니다.
선술집 의자가 손님으로 다 워지면 이제 플레이어들은 주사위 드래프팅을 하게 됩니다. 4개의 주사위를 드래프팅 한 뒤 골라진 주사위로 내 선술집을 업그레이드하고 맥주를 만들고 손님에게 서빙하고. 또한 내 덱을 더 좋게 하기 위해 카드를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구입한 카드가 버린 더미로 가지 않고 내 덱 가장 맨 위에 올라갑니다. 이번 라운드에 구입한 카드가 다음 라운드에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푸쉬 유어 럭과 덱 빌딩이라니, 엉뚱한 조합에 재밌는 게임이 나왔습니다 :D
근데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었습니다. 게임 내에 들어 있던 모듈들이요! 이 모듈들이 각각 넣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듈 5를 넣으려면 모듈 1~4를 다 넣어야 합니다. 그래서 모든 모듈들을 넣어서도 해봤는데 너무 게임이 과해지더군요. 이렇게 단계별로 모듈을 다 넣어야 하는 방식보단 따로따로 모듈이 있었으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가벼운 전략을 굳이 많은 모듈을 넣어서 괜히 복잡하게 만들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도 게임 자체는 재밌습니다. 앞으로도 모듈은 3까지 넣어서 하는걸로!
꽤 여러 판을 즐기고 방출했다가, 갑자기 전남친처럼 문득 생각나서 다시 사버렸습니다. 아무래도 푸쉬유어럭과 덱 빌딩 두 재미를 모두 좋아해서 그런지, 불현듯 생각나더라구요. 적당히 가볍고 전략성 있는 유쾌한 게임입니다. 약장수를 재밌게 해보셨다면, 선술집도 한번 도전해보세요!
한글판은 이제 품절이란 소리를 들었습니다! 해외는 확장도 출시된 걸로 아는데, 아직 확장을 못 해봐서 아쉽습니다. 확장.. 한글판.. 부탁해요
너굴너굴 >> 전 약장수 한글판을 가지고 있는데도 아직 해보지 못했어요. 해야하는데 하면서도 이런 저런 게임에 순서가 밀리다보니 도저히 열어볼 기회가 없었네요. 2022년엔 한번 노려보겠습니다.
솔직히 덱빌딩이란 소개를 보자마자 머리 속에 수 많은 덱빌딩 게임들이 차르르륵- 지나가며 흥미가 식던 찰나, 주사위 드래프팅 부분에서 관심이 딱 꽂히며 정독을 했어요. 지니님은 푸쉬유어럭과 덱빌딩을 섞었다는 점에 중점을 두셨지만 전 덱과 주사위에 관심을 더 생기네요. 두 가지 다른 시스템을 어떻게 하나로 섞었을까 싶어요.
모듈에 대한 의견은 지니님과 같은 의견입니다. 하나의 모듈을 넣기 위해 모든 모듈이 다 들어가야 한다면… 그건 모듈이 가진 작고 바꿔넣기 쉬운 모듈만의 특색을 죽이는 설계인거 같아요.
오늘은 91위까지 입니다! 다음 글은 90위 ~ 81위를 작성해볼게요!
오랜만에 쓰기도 하고, 탑 100을 쓰는 건 여전히 어렵네요! 꼭 글을 쓰지 않더라도, 매년 자신의 탑 10, 50, 100을 뽑는 일은 또하나의 즐거운 일 같습니다. 시간 남으시면 꼭 한번 해보시길 바래요! 추천 드립니당 :D
날씨가 갑자기 너무 추워졌어요.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날씨는 춥지만 따듯한 연말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해피 뉴 이어는 다음 글을 위해 아껴두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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