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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잘 지내셨나요? 코로나가 끝나려나- 싶었더니 오미크론이라는 녀석이 등장해서 또 다시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네요 :(
다들 모쪼록 별 일 없이 지내시며 이 모든게 끝났을 때 지인들과 재미난 시간을 보내길 바랍니다.
올해 Top 100은 지니님과 달려볼 예정이예요.
올해는 읽을거리를 좀 더 늘리기 위해 리스트의 하단에는 최근 근황, 최근에 구입한 게임, 리스트에서 제거한 게임, 장바구니에 꾸역꾸역 넣어둔 게임, 역대 1위 게임들의 근황 등 잡다한 이야기를 넣어두려 합니다.
재밌게 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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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코코너츠
2015년 - N/A
코코넛을 쏘아 컵에 넣는 게임. 코코너츠 입니다.
뜬금없이 오랜만에 등장한 코코너츠에 어리둥절 하실텐데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올해 아이들을 위한 보드게임 강좌를 시작했는데요. 아이들에겐 코코너츠가 그저 갓게임으로 다가왔나 봅니다. 세션이 열릴 때마다 3시간을 코코너츠만 해요. 처음엔 어느정도 즐기면 질리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 달 전에도 코코너츠. 2주 전에도 코코너츠. 지난 주에도 코코너츠. 다음 주도. 다다음 주도... 아이들의 코코너츠 사랑은 도저히 멈출 줄 몰랐습니다.
제발 그만 해 - ! 나 무서워! 이러다 보드게임에 정 다 떨어져 - !!!
평생 즐길 코코너츠를 올해 다 한거 같아요. 1:1, 1:2, 1:3, 난투전, 팀전, 단거리전, 장거리전... 코코너츠를 가지고 즐길 수 있는 게임방식은 다 해본 것 같습니다. 심지어 하도 많이 해서 한동안 코코넛 관련 식품은 거들떠 보지도 않을거 같아요. 그래도 아이들이 하기엔 정말 좋은 게임이란건 인정합니다. 가정에 아이가 있으시면 살펴보세요! 강력추천!
아이들의 사랑을 받은 공로를 기념하기 위에 100위를 주겠습니다. 나름 한가지 게임을 극한까지 파고드는 것도 재밌었고요.
아마 내년엔 리스트에서 소리없이 사라지겠죠 ㅋㅋㅋ... 솔직히 너무 지쳤어요. 그리고 원숭이들은 뭐 그리 내구성이 좋은지 잘 망가지지도 않습니다 ㅠㅠ
지니 >> 코코너츠..코코너츠..아이들은 정말 좋아하죠. 저도 할때는 재밌게 해요!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랄까..? 사실 어른이라고 이런 게임들이 안 재밌는건 또 아닌거 같아요. 유치한 맛이 있달까.. 게다가 그 코코너츠 알이 묘하게 중독성 있는 촉감이에요
2015년 - N/A
이런 클래식한 게임이 갑자기 99위이라고? 싶으실텐데요. 100위 코코너츠와 마찬가지로 올 한해 지긋지긋 할 정도로 이웃들에게 많이 소개하고,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었습니다. 심지어 생일선물까지 루미큐브를 사주었어요. "덕분에 아이들과 겨울동안 할 게임이 생겼어요. 고맙습니다." 라는 감사의 말을 들은건 꽤 기뻤네요. 그런 의미에서 99위를 주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한번도 리스트에 안넣은게 신기하네요)
게임 규칙은... 워낙 유명한 게임이니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죠?
참,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제게 이 게임을 배워간 가족이 다른 집의 아이에게 이 게임을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특수학교에 다니는 영재라고 해요. 당연하게도 이 가족은 영재 아이에게 처절하게 털렸다고 합니다. 아빠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단 한번도 못 이겼어요." 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루미큐브의 수준이 어느정도 이르면 그 이후는 타일 운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생각했는데요. 영재의 눈에는 일반인들이 미처 보지 못한 수가 짧은 시간 내에 정확하게 보이나봐요. 보통 사람이라면 '에라 모르겠다!' 하고 패스를 외칠만 한데도 빤히 보드를 응시하며 머리 속에서 패를 다양한 영태로 재구축하나 봅니다.
쓸데없는 자극을 받은 저는 '언젠가 만난다면 내 짬밥으로 영재를 쳐부숴버리겠다'는 각오로 하드모드 컴퓨터를 상대로 루미큐브를 한동안 열심히 연습 했습니다.
결과는 20전 0승 20패 20좌절 20개빡침.
내년엔 이 게임도 리스트에서 쳐냅니다 -_-
코코너츠와 함께 손잡고 명예퇴장 하십쇼.
2015년 - N/A
저는 어린 시절 월리를 찾아라를 자주 보곤 했습니다. 월리를 다 찾고나면 책의 뒤쪽에 있는 '이것도 찾아보세요' 류의 물건들도 찾아보곤 했는데요. 특정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야 그렇다쳐도... 아기의 손톱만한 크기의 카메라를 어디에서 잃어버렸다며 찾아달라는걸 보고 황당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미크로마크로는 월리를 찾아라 류의 게임이예요(이걸 무슨 장르라고 불러야 할지...). 여기저기 사건사고가 벌어지는 도시에서 시나리오 카드를 골라 질문을 읽고 답에 해당하는 장소를 그림에서 찾는 게임이예요. 게임의 아이디어도 꽤 괜찮았고, 의인화한 토끼(?)를 보는 것도, 시나리오와 무관하게 다양한 사건이 벌어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꽤 즐거웠습니다.
다만 게임의 특성상 눈이 쉽게 피로해지는데다 사람이 많으면 그림자가 지며 더 찾기 힘들어지는 딜레마가 존재해요 ㅋㅋ 아 가리지 말라고! 하는 말을 계속 하게 돼요 ㅋㅋㅋㅋ
색다른 시도라 재밌었다. 이 정도가 제 평이네요.
높은 확률로 내년 리스트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겠지만 그 순간의 재미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서 98위를 내어주렵니다.
97. 럭키넘버스
2015년 - N/A
가끔 시간이 남을 때 보드게임 아레나에 들어가서 간단한 게임을 두어판 정도 즐기는 일이 있습니다. 레포갤, 젝스님트, 러브레터 같은 게임을 자주 즐겨왔는데요. 요즘은 럭키넘버스를 종종 즐기고 있습니다.
패를 뽑거나 기존에 누군가 버린걸 교환하여 자신의 4x4 보드를 오름차순으로 채우는 정말 쉬운 게임이예요. 인원에 상관없이 게임의 진행 속도도 빠른데다 어마어마한 실력차이가 나지도 않아서 근소한 차이로 이기거나 지는 일이 많아 재밌더라고요. 물론 반대로 말하면 실력이 개입할 여지가 너무 적다는 단점이 있는데... 그냥 온라인으로 10분 내외로 즐기는 게임이다보니 큰 신경을 쓰진 않습니다.
오랜시간 리스트에 머물 것 같진 않지만 제 심심함을 달래준 간단하고 괜찮은 게임이라 리스트에 살포시 올려놓습니다.
2015년 - N/A
이것도 마찬가지로 친구에게 배운 뒤로 온라인에서 가끔 즐기는 게임이예요. 마주보고 앉은 두 플레이어는 플레잉 카드의 숫자와 기호가 새겨진 블럭을 섞은 뒤 번갈아가며 두 사람 사이에 하나의 피라미드 탑을 쌓습니다. 자신에게 보이도록 패를 쌓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반대편 플레이어는 내가 무슨 블럭을 쌓은건지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끝나면 플레이어들은 번갈아가며, 위에서부터 타일을 하나씩 뽑아 3개의 손패를 만들어야 합니다. 공개된 상태로 만들어가는 이 손패로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목적이죠.
묘하게 클레임, 배틀라인(쇼텐토텐), 세븐원더스: 듀얼을 섞은 느낌이 나는데... 이런 아이디어로 포커를 할 수도 있구나 싶어 꽤 신기했어요. 굉장히 간단한 게임이라 이게 정말 재밌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꽤 괜찮기도 했고요. 상대방이 파고드는 피라미드의 방향이나, 내가 가지고 싶은 타일을 상대방이 가지지 못하도록 가져가는 수순을 조금씩 바꾼다던가, 내가 뽑아둔 패에 관심이 없는 척 다른 곳만 파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가져가는 등 잔재주를 부릴만한 여지가 은근 있습니다 ㅋㅋ
다만 블럭을 나무로 만들었던데... 나무 무늬가 정말 독특하면 금방 외울 수 있는 문제가 있더라고요. 원가 문제로 나무를 선택한걸까요? 루미큐브처럼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탄탄한 재질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흠, 이런 이유로 전 온라인에서 하는게 더 나은 것 같아요. 더 빠르기도 하고요.
지니 >> 이런 게임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너굴너굴님 리스트에 있어서 본격적으로 찾아보니, 꽤 재밌겠는데요? 상대방이랑 심리전도 쫄깃할 거 같고. 기본 적으로 포커를 차용하면 다 재밌는 거 같더라구요. 저 포커 한때 좋아했거든요! 이미지를 찾아보니 온라인보단 직접 쌓아서 하는게 재미가 두배일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재질은 뭐니뭐니 해도 플라스틱보단 나무가 간지나는데..
95. 다이스마스터즈
2015년 - 41위
1년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다이스마스터즈가 다시 순위권으로 들어왔네요. 턱걸이지만요.
에릭 랭이라는 디자이너가 만든 게임으로 각각 영웅을 나타내는 주사위를 통해 상대방의 체력을 0으로 만드는 TCG(?) 스타일의 듀얼 게임입니다. TCG(Trading Card Game)이란 말이 다소 애매한데요. 카드 자체는 그냥 캐릭터에 대한 정보만을 담고 있는데다 메인은 주사위이니 TDG(Trading Dice Game) 이라고 해야 맞는걸까요?
어쨌든!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보니 굉장히 독창적인 게임이라 생각 하시겠지만 실제론 여기저기에서 시스템을 많이 차용한 것이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자신의 작품 쿼리어스! 에서 사용했던 주사위의 공방체특 시스템을 재활용 했고요. 오를레앙에서 사용한 백빌딩을 차용하기도 했죠. 특수능력을 해결하는 방식은 매직더개더링에서 볼 수 있는 스택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조합이 상당히 절묘하고 잘 어울려요.
지금은 유저의 수가 크게 줄어서 어디에서도 언급되지 않는 그런 게임이 되었지만, 저는 지금도 이 게임을 간간히 떠올리고 같이 할 수 있는 게임 파트너를 찾고 있습니다 ㅎㅎ
이 게임이 2020년에 사라졌다가 다시 고개를 빼꼼 내민 이유가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며 보드게임 모임이 잠정 중단. 그로인해 완전 봉인 되었던 게임인데요. 올해 나오는 스파이더맨 영화를 위해 기존의 작품을 모두 정주행 하다보니 다이스마스터즈에서 자주 굴리던 스파이더맨이 생각나기도 했고, 최근 '나만의 덱'을 짜는 것에 다시 흥미가 생기다보니 이런 장르의 특색을 띈 다이스마스터즈에 다시 관심이 가고 있어요. 손에 무언가 쥐고하는 게임이 아니다보니 아기를 무릎에 앉히고 하기도 꽤 괜찮습니다. 아기가 "쁘아아아-" 하면서 주사위만 헤집지 않으면요.
공교롭게도 해외의 보드게임 리뷰어 톰 바셀도 2020년에 이 게임을 리스트에서 제외 했더군요. 그래도 이 리뷰어와 함께 다이스마스터즈를 Top 100에 올린다는 이유로 내적친밀감 쌓였었는데... 올해의 리스트에도 없더라고요. 톰 바셀에게서 완전히 잊혀졌나봐요 크흡 ㅠㅠ
지니 >> 오랜만에 듣네요. 재밌게 하긴 했는 데, 랜덤으로 뽑는 부스터팩을 사실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기도 했고, 잔 룰이 많았던 걸로 기억해요. 아직도 이 게임이 있으시다니, 신기하네요.
2015년 - N/A
저희 부부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로스트시티 입니다. 다만 자주 하는 / 하지 못하는 시기에 따라 순위에 들어왔다 나갔다 반복하고 있네요 :(
5가지 색상의 탐험카드를 오름차순으로 내려놓는 눈치싸움 게임이죠. 상대방이 원하는 카드는 손에 묶어둔다던가, 상대방이 잠깐 버려둔 카드 위에 다른 카드를 덮어두어 방해를 한다던가 하는 견제요소도 있고 리스크를 감안하고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것인가, 안전한 플레이를 할 것인가, 1-2개의 탐험지역만 공략할 것인가, 고루고루 분산투자를 할 것인가, 이미 투자한 것은 빠르게 손절하고 새로 개척할 것인가 아니면 끝까지 믿고 버틸 것인가 하는 등 나름의 선택지도 많아서 좋아요.
로스트시티와 비슷한 류의 게임을 이것저것 해보았지만 역시 전 오랜시간을 즐긴 로스트시티가 가장 맞는 것 같아요. 켈티스, 켈티스 카드게임, 로스트시티 4인 등 뭔가 비슷하긴 해도 로스트시티 2인의 쫀쫀한 느낌은 없더라고요.
다만 여기까지 몰린 것으로 보아 또 다시 리스트에서 사라질 듯.. ㅠㅠ
지니 >> 크, 역시 커플, 부부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로스트 시티군요. 저는 오히려 켈티스 카드 게임을 더 재밌게 했어요! 아무래도 다인플을 더 자주 하는 편이기도 하고 주변에 헤비전략 게이머분들밖에 없어서, 이런 가볍고 클래식한 2인 게임은 돌릴 기회가 잘 없기도 하구요.
93. 젝스님트
2015년 - 5위
카드를 동시에 선택하여 오름차순으로 늘어놓고 6번째 카드를 내려놓은 사람이 그 앞에 놓인 5개의 카드를 벌점으로 가져가는 간단한 게임, 젝스님트가 93위네요.
2015년엔 5위로 시작했는데 여기까지 오다니... 이 녀석도 이젠 거의 벼랑 끝까지 몰렸네요. 기본게임을 워낙 많이 즐려서 이제는 물린데다 요즘은 젝스님트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응용게임을 더 즐겨서 그런 것 같아요. 슬슬 보내줄 때가 되었나 봅니다.
이젠 90위 언저리에서 놀고 있지만 가성비로 따진다면 젝스님트만큼 좋은 카드 게임도 없어요.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정말 좋은 그런 게임입니다. 특히 이 게임을 활용하여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이 은근히 많기 때문에 그런 용도(?)로 하나쯤 가지고 있는 것도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2015년 - 71위
우워- 오랜만에 리스트에 모습을 드러냈군요. 다양한 테마로 꾸준하게 출시되고 있는 점. 보드게임 아레나에서 쉽게 즐길 수 있었던 점. 이런 요소 때문에 버프를 받았나보네요 ㅋㅋ
젝스님트가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정말 좋은 게임이라면, 제게 있어 러브레터는 선물용으로 가장 가성비 좋은 게임입니다.
라운드가 시작되면 한장 씩 카드를 받아들고 카드를 하나 새로 뽑은 뒤 둘 중 하나를 사용한다는 간결한 규칙. 다양한 특수능력으로 상대방을 탈락 시킬 때마다 기분도 좋고, 까다로운 카드로 라운드 끝까지 버텨서 승리하는 것도 기분 좋고, 신들린 것처럼 다른 사람의 카드를 정확히 찍어내며 탈락 시키는 것도 재밌어요.
게다가 테마도 하도 다양해서 선물을 받는 사람의 취향까지 고려하여 제품을 선택 할 수 있는 점도 좋아요. 최근에도 러브레터 3개를 구입해서 주변에 선물로 나누어주었지요.
너무나 간단해서 게임이 이 이상 손 댈 것이 있을까? 싶은데도 테마마다 약간의 변주를 주어 게임에 변화를 주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좋은 게임이예요.
91. 트릭과괴인
2015년 - N/A
오잉크사의 게임은 단촐한 구성에서 최대의 재미를 끌어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게임이 다 재밌는건 아니지만 간혹 괜찮은 게임이 등장 할 때가 있는데요. 전 트릭과 괴인이 그랬어요. 소수의 카드만으로 재미난 추리게임을 만들어 냈더군요.
10명의 용의자는 파란색/빨간색/노란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괴인은 예외로 색이 고정되지 않았죠. 플레이어들은 두 장의 카드를 나눠받고 전반전에 사용할 카드, 후반전에 사용할 카드를 선택해야 해요.
라운드가 시작되면 자신의 카드를 비공개로 내려놓고 색상을 나타내는 토큰을 올려놓습니다. 이제 이 정보를 가지고 플레이어들은 범인이 누군지 추리해야 합니다. 숫자가 가장 놓은 사람이 해당 라운드의 범인이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카드, 다른 사람들이 내려놓은 색깔 토큰, 다른 사람들이 내려놓은 추측 토큰을 통해 소거법으로 정답을 찾아내야 해요.
용의자가 가진 능력이 서로 물리고 물려있기 때문에 이런 저런 다양한 경우를 고민하고 결론을 내리는 과정이 재밌습니다. 괴인들이 날뛰는 판은 그 경우까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게임이 더 꼬여서 재밌기도 하고요. 들고 다니기도 좋고, 공간도 많이 필요없고, 한 손으로 주전부리를 먹으며 하기 좋은 게임이라 여전히 꽤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추천!
지니 >> 트릭과 괴인 저도 탑 100에 넣을까 말까 항상 고민하는 게임이긴 한데. 만약 오잉크사에 추리 게임을 하나 뽑는 다면, 트릭과 괴인보단 덤불 속에서를 뽑을 거 같아요. 뭐 적은 컴포에 비해 꽤 꿀잼인건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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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1.
지난 7년간 이것을 반복하다보니 취향이 어느정도 확고해지고 좋아하는 게임의 구성이 안정화(?) 되기 시작하네요. 최근 3년 정도는 상당히 비슷한 게임이 비슷한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 해 꽤 괜찮은 게임도 몇 개 해보았지만 애착이 강하게 형성된 게임들을 밀어내는건 쉽지 않아보이네요.
잡담 2.
끝날 줄 모르는 바이러스 때문에 모임도 어렵고, 아이 때문에 시간도 잘 안나고, 여러가지 사업을 구상하고 도전 해보느라 취미에 들일 돈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등 취미를 즐기기엔 다소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올해는 백신 덕분에 보드게임을 더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되려 더 못한 느낌이예요.
어쨌든 올 한해도 길고 긴 Top 100의 여정이 시작 되었습니다.
리스트를 작성하다보면 올해는 좀 더 다양한 게임을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조금 더 많은 신작을 해야하지 않았을까. 리스트의 구성을 더 재미나게 만들어야 하는건 아닐까 하는 강박도 느끼곤 합니다. 게임을 고르면서도 이런 저런 생각이 들 때가 참 많아요.
하지만 결국은 나 자신의 취향의 변화를 보고 싶었던 것, 지난 유행 / 빠른 유행에 상관없이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남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던 것, 나의 한 해를 돌아보며 좋았던 기억과 나빴던 기억을 돌아보는 것. 이런 목적으로 7년 전에 시작한 일이었으니 가능하면 원래의 목적에 딱 붙어있으려고 노력합니다. 그 노력의 결과인지 실제로 저 스스로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7년간 쌓인 데이터를 보며 '난 이런 게임을 좋아하는구나. 그러니까 이런 게임은 사지 말자.' 하며 좀 더 객관적으로 게임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거든요. 덕분에 지갑 속 생태계도 굉장히 건강해지는 효과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올해 보드게임을 많이 못사고 못한 대신 도서관을 매주 방문하며 약 70-80권에 이르는 책을 읽었습니다. 아마 다 끝내지 않은 책도 포함하면 100권 가까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경제, 과학, 철학, 자기계발, 역사, 고전 & 현대 소설 등... 그 장르의 폭도 넓디 넓었네요.
처음엔 무언가 배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고 모르는게 나올 때마다 관련된 책을 계속 파고 들었습니다. 잘 이해가 안되면 일단 넘겼다가 나중에 다시 읽어보기도 했죠. 재밌게도 어느 순간부터 책과 책이 겹치는 내용, 내가 아는 것과 책이 말하는 것이 다른 부분, 같은 내용인데도 완전 각도에서 조명하는 시각, 나와의 견해 차이와 논리의 전개 등 예전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런 경험을 쌓고나서 글을 작성하고 있다보니 제 글(리뷰)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 해보게 되더군요.
제 예전 리뷰를 보아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주사위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제가 세운 계획을 주사위가 망치면 다소 억울함을 느끼거든요. 그래서 주사위가 아예 없거나, 큰 영향을 주지 못하거나, 실패시 계획을 보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게임을 좋아합니다. 후기와 리뷰도 늘 그렇게 써왔죠.
하지만 요즘엔 제가 본능적으로(?) 피하게 되는 게임을 되려 흥미를 가지고 바라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으! 이런걸 왜 넣었어!' 하는 소리와 함께 피하거나 그러한 인상을 리뷰에 남겼다면, 요즘은 입장을 바꾸어서 '디자이너는 왜 이 부분에서 주사위를 썼을까? 주사위를 쓰면 좋은 점은 있었기 때문인가? 주사위를 쓰지 않음으로서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었나? 그저 디자인시 편리했기 때문인가? 다른 사람들은 이 부분을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왜 이 부분이 좋다/나쁘다 생각하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스스로 무언가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책을 쌓아놓고 봤을 뿐 제대로 된 글 한번 쓰지 않았는데도 이해와 생각의 전개가 많이 깊어졌단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에 실험을 하나 해봤습니다. 럭키 넘버스 리뷰를 예전처럼 단순히 장점 3개 단점 3개만 넣기보단 1명의 플레이어가 되어, 여러 플레이어가 되어, 그리고 게임이 되어 시스템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데서 생기는 차이점과 의미에 중점을 둬봤어요. 덕분에 기존에는 역량 부족으로 쓸 수 없었을 것 같은 리뷰가 나오더라고요. 실험적인 리뷰였는데도 꽤 재밌었습니다.
앞으로 충분한 숙고를 통해 더 심도 있는 내용을 다룰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어요 (물론 시간은 3~4배 더 들어가겠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겪게 된 예상치 못한 성장이네요.
잡담 4.
올 한해 세웠던 계획은 많이들 달성하셨나요? 저는 이를 악물고 노력한 결과 약 70% 정도 달성한 것 같아요.
가족 목표였던 작은 사업을 하나 시작하는건 성공했지만 개인 목표였던 다이어트와 철봉은 완전 망했어요. 가족을 위한 목표였던 연봉 40% 상승은 달성 했지만 개인 목표였던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는 건 실패했고요. ㅠㅠ 그래도 나머지 자잘한 것들은 대부분 성취 했습니다.
그래서 올 한 해도 3-4시간 정도 혼자 책상에 앉아 내년엔 무엇을 해야할지 많은 고민을 했어요. 공부하고 도전하는걸 반복해서 돈이 벌리는 시스템을 만들어 은퇴를 최대한 빨리 앞당기고 싶거든요.
그래서 혹독한 다이어트를 통해 몸을 제대로 다시 가다듬고, 다이어트로 절약한 돈으로 또 다른 사업을 하나 열고, 틈틈히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스페인어를 알면 비슷한 다른 언어를 배우는게 훨씬 쉽다더라고요) 올해 이직을 노려서 연봉 30% 추가 상승을 노려볼 생각입니다. 마이너한 장르인 TRPG를 좀 더 널리 알리고 싶어서 관련된 책도 하나 써보고 싶어요.
제가 봐도 욕심이 엄청나네요 ㅋㅋㅋ 이렇게 보니 보드게임은 또 언제하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잡담 5.
왜 이렇게까지 하냐면요. 전 빨리 은퇴해서 맨 케이브 (남자의 취미공간)에서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사는게 목표거든요.
남들은 스포츠카, 부유한 별장, 세계여행 등 화려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저는 저만의 공간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거나 취미 생활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커요.
<인터넷에서 찾은 어느 누군가의 맨 케이브(Man cave)>
게다가 공돌이 기질이 어디 가는건 아닌지, 아래 사진처럼 TV가 설치된 TRPG & 보드게임용 테이블을 손수 제작해서 설치하고 싶습니다.
평소엔 뚜껑이 덮여있다가 지문인식이나 음성인식을 통해서 뚜껑이 촤르르르르륵- 좌우로 갈라지며 세팅이 자동으로 되는 그런 설계를 직접 해보고 싶어요.
이런 생각을 오랜 시간동안 품고만 있다가 12월이 시작되면서 아기를 안고 있는 아내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1. 나는 맨 케이브와 더 큰 게임용 테이블을 가지고 싶다. - (아내: 알겠다. 그런데 보기보다 되게 소박한 꿈이다. 그거면 충분하냐.) 2. 지금 사는 단층 집은 그럴 수 없다. - (아내: 그렇지. 그럼 어떻게 하고 싶냐. 계획은 있냐.) 3. 어떻게 하면 될까? 간단하다. 지금 집을 하나 더 사고 지금 집은 렌트를 주자. (아내: 뭐?) 4. 캐나다 밴쿠버 시세로 괜찮은 집은 20~50억을 오간다. (아내: 뭔소리여. 그런 돈이 어딨다고 집을 사자는거냐.) 5. 당연하다. 문제가 있다. 지금 누군가 밑에서 일하는 것만으론 절대 달성할 수 없다. (아내: 그건 그렇지.) 6. 그러니 나는 다양한 자동 수입원을 만들거다. (아내: ㅇㅇ 실제로 매일 공부하더라. 뭘 그렇게 맨날 들여다보는거냐.) 7. 뭐든지 해볼거고 모르는건 뭐든지 배울거다. (아내: 이미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은가. 무리하지 마라.) 8. 그렇게 해서 나는 30 후반에 예쁜 복층 주택을 가지고 싶다. (아내: 좋다. 이왕 살거면 난 ~~~한 스타일의 집이 좋다.) 9. 그리고 집에 이사를 가는 첫 날, 나는 지하를 취미 공간으로 꾸밀 것이다. (아내: 그거면 되는가? 다른건 필요 없고?) 10. 나머지 공간은 가족들이 알아서 써라. (아내: 알았다. 화이팅이다.)
이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ㅋㅋㅋ 둘 다 키득대면서 말을 했지만 누가 아나요?
몇년 뒤에 멋진 맨 케이브에서 이 날의 대화를 함께 돌아보고 있을지도 모르죠.
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이래서 2022년도 꽤나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네요.
잡소리가 길었네요. 다음 글에서 만나요!!
여러분들도 충실한 2022년이 되길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