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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전 글에 이어,
용의자들 본판을 모두 플레이한 결론을 적어 보려고 합니다.
(수사 vs 추리 시리즈의 다른 글들은 수사 vs 추리: Top 3’s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1. 세 가지 특징
본판의 세 사건 중에 두 개만 플레이하고 적은 ‘첫인상 후기’에서 용의자 본판의 특징 세 가지를 꼽았는데요,
1) 용의자를 두세 명으로 빨리 좁혀 준다. 2) 가짜 단서를 정교하고 집요하게 심는다. 3) 개연성과 난이도 둘 다 높다.
이 중 두 번째 때문에, 플레이어가 가짜 단서를 쉽게 물게 되고, 이후에 다른 가짜 단서들도 줄줄이 물게 되어 엉뚱한 사람을 범인이라고 철석같이 믿게 됩니다.
2. 짜증
이런 확신이 너무 강한 나머지, 나의 답이 틀렸더라도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해설지가 틀렸다며 짜증을 내게 되는데 (저는 진짜 화가 나더군요;;), ‘첫인상 후기’에 이런 짜증을 굉~장히 순화해서
“스토리를 다소 억지스럽게 꼬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개연성이 높아) 낮은 점수를 허술한 시나리오 탓으로 돌릴 수 없다는 것도 너무 분하고”
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3. 세 번째 사건의 후기
그래서, 마지막 사건은 매우 신중하게 플레이했습니다. 용의자 두 사람에 대해 각각의 가설을 세우고 섣불리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은 거죠. 그런데, 두 가설 모두 그럴듯하기는 한데 어느 하나도 확신을 주지는 않는 겁니다; 이건 마치 ‘첫인상 후기’에
“저희의 추리 대로라면 살~짝 이상한 부분이 한두 군데 있었지만, 이걸 해결하지 않고 그냥 해답을 ...”
이라고 쓴 것과 똑같은 상황이 되고 만 것이어서, 사실 좀 더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어야 했는데, 뭐에 홀린 듯이 해설지를 보고 말았네요ㅠ (이 게임 무섭네요;)
그런데, 아!;; 놓친 단서가 있었습니다ㅠ 이 단서만 발견했다면 두 가지 가설 중에 어떤 것이 정답인지 바로 판단할 수 있었고 (30점 만점에) 20점을 가볍게 넘기는 고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는데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저는 또 18점ㅠ)
4. 개연성
뭐 어쨌든, 마지막 사건까지 플레이한 뒤 내린 결론은 ‘첫인상 후기’와 비슷했습니다.
여타 추리게임과 달리 플레이어를 현혹하는 가짜 단서를 많이 심느라, 작가가 시나리오를 다소 꼬게 됐고, 덕분에 (상식에 비춰 봤을 때)
“이 사람이 이렇게 행동한 건 좀 부자연스럽지 않나?”
라며 고개를 살~짝 갸웃할 순 있지만, 논리적인 디테일을 돋보기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외로 아귀가 딱딱 들어맞아서, (상식이 아니라) 게임에서 주어지는 단서와 증거만으로 (가짜 단서를 피해) 추리를 이어간다면 결국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는 거죠.
규칙 설명서에
“당신의 추리가 정확한 단서나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마도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라고 자신 있게 경고한 배경에는 이런 높은 개연성이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5. 마무리
이 게임은 제가 경험한 추리게임 중 가장 어렵고 힘들어서, 체험판보다 약간만 더 높은 난이도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셜록 홈즈 컨설팅 디텍티브만 하더라도, 낮은 점수를 감수하면 어렵지 않게 사건의 진상을 파악할 수 있는 반면, 이 게임은 카드를 전부 봤는데도 해설지를 읽을 때 당혹감을 느꼈기 때문에 말입니다; (문제를 해결했다는 성취감이 아니라 짜증을 유발하는 게임이라니ㅠ)
그럼에도, (‘체험판 후기’에서 적은 것처럼) 아주 깔~끔하게 진행된다는 점과 영리한 점수 계산 방식 덕에 제대로 된 추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이 게임의 도드라지는 장점이었습니다.
(반면, 셜록 홈즈 컨설팅 디텍티브는 점수 계산 방식이 좀 애매하다고 생각합니다. 고득점을 노리면 사건의 많은 부분을 놓치게 되고, 그렇다고 낮은 점수를 감수하자니 게임이 루즈해진다고나 할까요?)
플레이어를 낚기 위해 작가가 정교하게 심어 놓은 수많은 가짜 단서를 피해 추리할 자신이 있는 분에게는 이 게임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추천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