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일산에서 식빵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밤식빵입니다. 11월 저의 주말을 달궜던 킹스딜레마를 조금 뒤늦게 리뷰해 보려고 글을 올립니다.
개요 (사족)
일단 킹스딜레마 게임이 레거시인데다가 왕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딜레마를 해결한다는 컨셉자체가 생소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유로게임을 좋아라해서 유로게임을 주로 구입하구요. 레거시게임은 잘 하지 않기도 하고, 구매도 잘하지 않는 편입니다. 작년 팬데믹 레거시0을 하면서 너무 우수한 모임원분들과 게임을 성공리에 마무리한지라 레거시게임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긴 했어요. 구매할 때 좀 고민하다가 구입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저희 승1가문가주님께서 ‘그 게임 한번 해보고 싶다’라는 말이였는데 평소에 제 게임에 하고싶다는 말 잘 얹지 않으시는 분이 해보고 싶으시다는데!!!!!!!옳다구나!!!!!!!!!!!!하면서 구매를 해버렸습니다.
킹스딜레마를 즐기는데 가장 재미있다는 인원 5명! 대공황 코로나시대에 5인을 모으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고 모임원들 모두 모일 수 있는 시간 조율이 힘들어서 원래 5인을 모을 때 주말 딱 3일 안에 끝내자!하는 생각으로 모았습니다. 이 말은 즉슨, 게임완결 못하면 집에 못가^^였죠(후에 큰 파장을 일으킴) 새벽까지 집에 못 갈지 모르고 모인 우리 가주들.. 다시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군요 후후.
게임진행방식
왕이 죽거나 폐위하는 한 라운드동안 덱에서 카드를 뽑아 딜레마에 대해 투표를 합니다. 각 가주들은 찬성, 반대, 기권을 선택하는데 기권을 선택했다면 동률이 되었을 때 결정권을 가지는 중재자가 될 수도 그냥 자원을 모으는 기권자로 끝을 낼 수도 있어요. 찬성 또는 반대에 투표하기로 결정했다면 투표하기 전의 다른 가주에게 돈을 주며 투표권을 포기하라며 회유를 할 수도 있고, 자신의 쪽에 투표하라고 설득을 할 수도 있습니다.
(사진-보드피아 네이버스토어)
무엇에 투표를 하느냐? 게임에서 나오는 예시를 가져와서 말을 하면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히는 말을 할 수 없어서 그냥 최대한 비슷한? 예시를 들어볼께요 ------ 만약에!!!!! 우리나라의 외교에 막대한 도움을 주었던 (또한 앞으로도 줄 수 있는) 유명사업가가 해외파견 도중 실종이 되었다. 실종지역은 외교적 마찰을 낳을 수 있는 위험지역으로 파견대를 보내서 찾아봐야할까? ------- 어떤 선택을 하시겠나요? 만약에 그 사업자가 나의 가문이 통찰하는 지역 출신이라면? 만약에 그 사업가가 앞으로 나의 가문에게 필요한 외교에 도움이 줄 것이라고 확신되는 상황이라면? 만약에 외교적 마찰을 낳을 수 있는 장소 바로 옆 지역의 가주라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렇게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서 쉽게 결정내리지 못하는 상황을 제시해줍니다.
제가 생각하는 킹스딜레마의 게임의 장점!
사람마다 다를거라고 생각하긴 하는데요. 어떤 분은 말을 하면서 게임을 진행하는 특이한 방식 때문에 좋아하셨을지도 모르고 컨셉러로서 활약하기도 하면서 역할극에 재미를 느끼셨을지도 모르지만 전 컨셉러라고 하기에는 삐그덕-삐그덕이고 설득, 회유쪽에는 자신이 없어서 게임진행하는 동안 유로게임마냥 자원을 모으고 있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게임의 장점은 아래와 같아요.
1) 예상할 수 없는 사건의 연속 이 게임을 하면서 제가 즐겼던 포인트는 상상의 나래에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어떤 사건이 앞에 나올지도 몰라요. 저 많은 덱에서 어떤 카드가 뽑아져 나올까? 하는 기대감이였구요. 하루 게임을 마치고 이제 그런 카드가 나오지 않을까? 다른 가주의 서사는 이런 것 이지 않을까? 하면서 나름 추측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예상은 빗나갔지만)
2) 선택과 책임 저의 선택으로 국민의 복지 및 만족도가 올라갈 수도, 국가가 혼란에 빠질 수도, 전쟁이 날수도, 비난을 받을 수, 직접적으로 가문에게 피해가 갈수도 있어서 생각과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게임이였어요. 게임이 끝나고 나면 모임원들이 모두 봉투를 마구 열어보면서 우리가 이런 선택을 했다면? 우리가 이렇게 했다면? 하면서 뒤풀이로 얘기하는 재미가 무척이나 재미있었어요.
3) 색다른 수 없는 고민 9to6 본업에서 일을 하다보면 그냥 우리의 보통 삶에 익숙해 지잖아요. 새로운 경험을 하기에도 버겁다고도 느끼고 시간도, 체력도 안되구요. 저한테는 보드게임이 이런 평범한 날에 빛 같은 건데요. 마르코폴로가 지나간 길을 여행하기도 하고, 선장이 되어 어떤 국가와 연합하여 싸워서 전쟁을 하기도 하고, 호텔을 운영하면서 손님을 받기도 하고.. 보드게임은 저한테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주는 장과 같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저는 평소 깊게 생각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고민하는거 안좋아하지만 킹스딜레마는 제가 경험할 수 없는!! 평소 생각할 수도 없는!! 전혀 고민하지 않고 외면했던!! 이슈들을 던져주면서 게임중에 딜레마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어요.
게임 구입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신 분을 위해!
레거시게임이면 한번 밖에 못하는데 너무 비싼거 아니야? 팬데믹 레거시나 킹스딜레마나 가격은 체감상 비슷비슷 하구요. 진행방식이 확연히 다르고 완전! 다른게임이라 게임성을 비교하긴 그렇지만 3일간 빡세게 즐긴 게임이라 아깝지 않아요(총 플레이시간만 약 20시간+)
너무 장르가 생소한데 재미있을까? 다른 게임과는 다르고 특이한거, 생소한거? 인정 of 인정이에요. 생소하지만 요런 보드게임, 보드게이머라면 한번쯤은 즐겨보시는 것 추천합니다. 제가 보드게임을 시작한지 3년이 되어가는데 보드게임을 엄청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가장 컨셉러하고 특이했던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 모임원들 덕이겠지만)
한 가문의 수장으로서 국가의 안위와 내 가문의 서사를 모두 챙겨야한다는 점에서 스스로가 딜레마에 빠지고 고민하게 됩니다. 투표하고 싶어도 못하기도 하구요. 내 앞에 이익을 위해 내가 가진 신념, 가문의 신념을 포기하기도 하구요. 유로게임러인 저에게 또 다른 게임의 재미를 알려준 게임입니당
게임을 더 재미있게 하고 싶다면? 게임을 즐기시는 몰입러 분들과 하시길 추천드리고 게임할 때 대부분이 말을 하면서 진행하는 게임이라 공간도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모든 레거시게임이 그렇듯이 텀을 두시는 것보다는 종료 목표일자를 정해놓고 빨리빨리 진행하시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토리가 길기도 하고 등장인물들도 있어서 놓치면 몰입에 방해가 될 수 있어요. (완전중요★★★) 그리고 게임 투표 주제만 바뀌지 결국에는 계속 투표하는 방식으로 동일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게임 중반부터는 지칠 수 가 있어서 으쌰으쌰하는 정신무장 또한 필요합니다. 모임원 중에 텐션 잡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나는 몰입러가 아닌데 괜찮을까? 삐그덕거렸던 저와 제 남편도 어느새 몰입해서 게임 진행 이틀째 되던 날, 저 그리고 모임원들 대부분이 투표하는 꿈을 꾸었어요. 전 계속 찬성에 투표를 하는데 투표권이 없어져버리는 그런 꿈을 꾸었고, 어떤 분은 투표하면서 다른 가주 분을 설득하고 설득하고설득하는 미궁의 꿈을 꾸심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결국 실제 게임에서도 그분은 설득당하지 않으심)
퀸즈딜레마가 나온다는 말을 들었는데 퀸즈딜레마때에도 많은 분들과 즐기고 이야기 나누며 게임하고 싶네요. 저 식빵가문과 킹스딜레마를 플레이 해주신 슬리데린가문, 단돌로가문, 시체킹가문, 승1가문 가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연말, 연초에 색다른 게임을 생각하고 있으시다면 킹스딜레마 도전해 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사족밖에 없는 리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