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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보드게임 팟캐스트 ‘보담’을 즐겨 듣던 분이라면 익퓨님의
“롤앤라이트는 빙고 미만잡!”
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아키올로지, 초밥왕, 임호텝, 베런파크, 기즈모, 실버 & 골드 등 숱한 히트작을 만들어 낸 필 워커-하딩이 이번엔 빙고를 롤앤라이트 게임으로 만들어 냈네요 ㅋ 바로 ‘슈퍼 메가 럭키 박스’입니다.
0. 구성물  - 구성물.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위의 구성물을 보시면 짐작하시겠지만, 이 게임은 진짜로 빙고를 합니다 ㅋ 오른쪽 위가 숫자 카드, 오른쪽 중간이 빙고 카드, 오른쪽 아래가 점수 기록지이고요. 왼쪽 아래에는 나중에 설명할 번개 토큰과 달 토큰이 보이네요.
1. 진행 방식
게임은 대충 이런 식으로 진행됩니다. 총 4라운드를 진행하며,  라운드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위 사진처럼) 각자의 앞에 빙고 카드가 항상 세 장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숫자 카드가 공개될 때마다 모든 플레이어가 그 숫자를 자신의 빙고 카드 한 장에 체크하는 거죠.  위 사진처럼 숫자 카드 3이 공개됐다고 합시다. 그래서, 저는 (아래 사진의 빨간색 동그라미처럼) 왼쪽 빙고 카드 윗줄에 있는 3에 체크를 했더니,  가로줄이 하나 완성됐죠? 이때, 체크한 3의 오른쪽에 9가 보이는데, 이건 가로나 세로 한 줄을 완성할 때마다 받는 보너스입니다. 이 보너스는 (짐작하시겠지만) 내 카드 세 장 중 한 장에 즉시 9를 한 번 체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보너스를 받았다는 걸 표시하기 위해 (아래 사진의 빨간색 동그라미처럼) 보너스 9에 즉시 체크한 뒤, 가운데 카드 아랫줄에 있는 9에 즉시 체크하면,  가운데 카드에도 가로줄이 하나 완성됐죠? 그럼, 이번에 받은 보너스 3을 (아래 사진의 빨간색 동그라미처럼) 왼쪽 빙고 카드에 즉시 체크하면,  또 보너스 5를 받는다는 거 보이시나요? 이런 식으로 이 게임은 보너스를 통해 콤보를 터뜨릴 수 있어,
“3을 체크하면, 9를 또 체크할 수 있고, 이걸로 다시 여기에 있는 3을 체크하면, 또 5를 체크할 수 있고...”
와 같은 혼잣말을 자주 하게 됩니다.
2. 다른 보너스  위 카드를 보시면 ?, 번개, 달 이렇게 세 가지 보너스가 더 보이는데, ? 보너스는 아무 숫자에나 체크할 수 있고, 번개 보너스는 번개 토큰 한 개를 가져올 수 있는데 이 토큰은 ‘버건디의 성’의 실버링처럼 숫자를 보정하는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숫자 카드 ‘2’가 공개되면, 번개 토큰 1개를 지불해 1이나 3을 체크할 수 있고, 번개 토큰 2개를 지불하면 9나 4를 체크할 수 있는 거죠. 마지막으로, 달 보너스는 달 토큰 한 개를 가져올 수 있는데, 게임이 끝날 때 달 토큰 개수로 메이저-마이너를 따져, 메이저는 +6점, 마이너는 -6점을 받게 됩니다. 게임에 약간의 상호작용을 더하는 거죠.
3. 생각할 거리
원래 빙고는 (예를 들어) 5x5 칸을 자신이 직접 채우는 재미가 있는데, 이 게임에선 직접 채우는 대신 빙고 카드를 드래프트합니다.  - 빙고 카드.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게임을 시작하기 전, 빙고 카드 다섯 장을 받고 그 중에 세 장을 선택하며, 빙고 카드를 한 장 완성하면 그 라운드가 끝날 때 빙고 카드 세 장을 받아 그 중에 한 장을 선택해 완성한 카드를 대신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때 숫자의 분포나 보너스 종류, 자신이 주력할 점수 등 고려할 게 많아, 선택한 뒤
‘아, 다른 거 가져올 걸;’
하고 후회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만큼 잘 하는 게 쉽지 않더군요.
한편, 라운드당 아홉 장의 숫자 카드를 뽑는데, 빙고 카드를 빨리 완성할수록 점수가 높아서
“이번 라운드에 숫자 카드 몇 장 남았어?”
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될 만큼 긴장감도 제법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4. 인원별 재미
이 게임은 여섯 명까지 플레이 가능한데, 아무래도 롤앤라이트다 보니 사람이 많을수록 재밌습니다. 어디에 체크하고 콤보를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하느라 여기저기서
“아, 잠깐만! 나 아직이야.”
를 외치며, 한쪽에선 번개가 부족하다며
“이런 운빨x망겜!”
을 외치는 유쾌한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게다가 메이저 마이너 싸움도 있는지라 더더욱 인원이 많은 게 재밌습니다. 저는 아내랑 2인으로도 재밌게 플레이했지만 말이죠.
5. 뽕맛을 올리기 위한 하우스룰
원래는 (예를 들어) 보너스로 3을 체크할 때, 번개 토큰을 지불해 3 대신에 2나 4에 체크할 수 없는데, 이게 가능하도록 규칙을 조금 바꿔서 플레이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번개 토큰의 비중이 더 커지는 등 밸런스에 살짝 문제가 생기지만, 콤보를 터뜨리는 재미가 훨씬 강화되기 때문에 저는 좋더라구요.
6. 마무리
이 게임은 초밥왕만 플레이해 봤어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난이도 낮은 게임이지만 (긱 웨이트 1.33), 콤보를 터뜨릴 수 있고, 드래프트 때문에 나름 머리 굴리는 맛도 있는 굉장히 좋은 게임입니다. 이 정도 난이도에 보드게임긱 유저 평균 평점이 7.4나 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더라구요. 저는 거의 갓겜이라고 생각하고, 당연히 한국어판이 나오리라 기대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