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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저는 추리게임을 좋아해서 리뷰도 많이 했는데요,
제가 쉬운 게임을 좋아하는데다, 추리게임이 의외로 진입장벽이 좀 있기도 해서 입문용으로 할 만한 난이도 낮은 추리게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 왔습니다. 그런데, 사건의 재구성을 앱 없이 카드로만 진행하는 것같은 느낌을 주는 ‘크라임 줌’을 한두 번 플레이해 보니 이런 용도에 딱 맞는 거 같아 무척 흥분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플레이를 모두 마친 지금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전반적으로 시나리오를 만들다 만 느낌이 조금 든다고나 할까요?; 개연성에 문제가 좀 있더라구요.
1. 낮은 난이도
이 게임의 난이도는 확실히 낮았습니다. 일단 범인은 대놓고 알려 주기 때문에, 이 범인으로부터 시작해 주변으로 뻗어가며 사건을 추적할 수 있었거든요. 이런 점은 ‘용의자들 체험판’과 유사하더군요.
게다가, 범행 동기나 범행 도구 등도 (제대로 된 추리게임 중 가장 쉬운) 왓슨앤홈즈나 셜록 파일즈에 비해 파악하기 쉬웠습니다. 이 게임에는 (튜토리얼에 해당하는 사건 0을 제외하고) 네 개의 사건이 들어 있는데, 이 중에 사건 1, 2는
‘너무 떠먹여 주는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
2. 개연성
하지만, 사건 2를 제외하면 개연성에 문제가 좀 있었습니다. 대체로 시나리오의 앞뒤가 안 맞아, 해답을 읽는 동안 물음표가 여러 개 뜨거나,
‘단서에 비춰 보면 해답이 틀린 거 아냐? 오히려, 내 추리가 맞는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더라구요; 그리고, 단서를 통해 비교적 쉽게 사건의 진상을 파악할 수 있지만,
‘등장인물의 감정선을 고려하면, 이런 스토리가 나올 수 없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보드게임긱에
“I didn't 'believe' the story.”
라는 커멘트를 단 분이 계시던데, 저랑 같은 느낌을 받으신 거 같네요.  -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의 커멘트를 캡처
3. 사건별 추천 비추천
이런 개연성은 사건마다 다 달랐습니다. 일단 사건 2는 개연성도 좋지만, 스토리와 더불어 추리하는 과정에서 임팩트를 좀 느낄 수 있어서 제가 기대한 입문용 추리게임에 100% 부합하는 정말 멋진 게임이었습니다.
한편, 사건 1과 사건 4는 개연성이 좀 아쉬웠지만, 플레이하기에 무리는 없었습니다. 두 게임 중 사건 4는 소재가 좀 자극적이긴 한데, 스토리에 의외성이 있어서 좋았네요. 먼저 사건 2를 플레이해 보시고, 재밌으셨다면 이 사건들도 플레이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사건 3의 경우엔 추천은 못 하지만, 디자이너가 공을 많이 들였고, 재밌는 요소도 많은 게임이라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ㅠ) 낮은 개연성을 각오하실 분은 플레이해 보셔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4. 튜토리얼
튜토리얼 격인 사건 0은 너무 쉬워서
‘장난해?’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모든 사건을 다 플레이하고 보니, 이 게임의 특징을 잘 보여 준 멋진 튜토리얼이었더라구요. 딜라이트가 만든 걸로 알고 있는데, 기대 이상이네요.
5. 마무리
크라임 줌은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게임이지만,
‘스토리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토리를 쫓아가는 재미가 나름 쏠쏠하고, 사건 1, 2, 4는 (특히, 사건 2는 입문용으로 최고!) 꽤 괜찮으니 추리게임을 좋아하는 분께서는 한 번 플레이해 보셔도 괜찮을 거 같네요.
크라임 줌에 관심 있는 분에게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