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임브라에 관한 개인적 의견입니다. 감각있는 일러스트와 나름 신선한 주사위 사용 방식이 눈길을 끌었던 게임입니다. 비록, 주사위를 사용하긴 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 한계를 극복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스 전면의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맵이 딱 맞게 들어가는 깔끔한 트레이! (물론, 맵 아래가 아주 쾌적하진 않습니다. 카드 공간이 플텍 씌울 경우 좀 좁다던가...)
허나, 이 글에선 그 주사위에 관한 얘기가 아니라 테마와 테크에 관한 얘기를 하려 합니다. 왜냐면, 제가 접한 코임브라에 관한 부정적 의견 다수가 옅은 테마성 그리고 편향된 테크였기 때문입니다.
우선, 룰북에 따르면 '코임브라'의 테마는 이름하여 '대항해시대'라고 불리던 시절 포르투칼의 주요 도시중 하나인 코임브라의 성장입니다. 적어도 룰북 첫 페이지의 설명은 대략 그렇습니다. 대항해시대가 언제부터라고 딱 잘라 말할 순 없지만, 보통은 15세기 전후로 보고 있고, 이 시기는 무엇보다 종교의 영향력이 크던 시기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순례자의 길이 가장 번성했던 시기가 11~15세기에 해당되므로, 이 게임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사회 전반에 걸친 영향력 역시 마찬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당시의 정치, 상업, 학문, 군사 할 것 없이 사회 전반의 모든 것들이 종교와 관련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지요.
따라서, 이 게임에서 순례자의 길을 필두로 하는 종교(보라색) 테크가 강하다는 의견은 사실 당연한 얘기라고 생각됩니다. 무엇을 하든 종교를 무시할 수 없던 시대적 상황을 염두에 두면, 당연히 너나 할 것 없이 순례자의 길이 메인 테크가 되어야 하고, 그 외 다양한 승점 루트들을 통해 자연스레 그 시너지를 높여가는 방식이 유도된다고 보는 것이지요.
추가적으로, 종교테크가 메인이라 여겨지는 사소한 두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맵의 구성입니다. 아래 사진이 코임브라의 세팅 예시인데, 순례자의 길이 상당한 비율로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순례자의 길이 메인테크다라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아니지만, 테마와 연관시켜 볼 때 무의미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둘째는 룰북 내용 배치에 관한 것인데, 12페이지 '가장 보편적인 보상'이라는 승점 조언에 해당되는 내용을 보면, 우선적으로 순례자의 길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이 또한 그저 순례자의 길에 관한 세부 규칙 설명이라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론 디자이너 역시 어느 정도는 종교 테크에 자연스레 힘을 준게 아닌가란 생각도 듭니다.
글을 맺자면... 이 글의 내용은 100% 그저 제 생각을 바탕으로 한 코임브라를 위한 변론일 뿐입니다. 게임성에 대한 개인적 판단 역시 고유의 영역이구요. 다만, 옅은 테마와 테크의 편향성이 거슬려 코임브라에 부정적 의견을 가지신 분들이나 망설이는 분들이 계시다면 한번쯤 재고해 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종교 테크 탈까 말까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순례자의 길을 완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시길 추천드리며 이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