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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스토리즈 개봉기

819 조회

2025.03.07 23:53

「이곳이 아닌 어딘가, 지금과는 다른 시대, 어느 작은 왕국에 아름다운 공주가 있었습니다.

공주는 마음씨가 곱고, 누구든 차별하지 않는 자세를 지녀 온 나라 사람들이 좋아했습니다.

그런 공주를 마음 깊이 사모하게 된 젊은이들은 공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러브레터를 썼습니다.

성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협력을 구하며 자신의 마음을 공주에게 전하려는 젊은이들.

그들은 보통내기가 아닌 협력자들의 힘을 빌어 멋지게 공주에게 러브레터를 전달할 수 있을까요?」

ー이 첫머리로 시작하는, 진위도 분명하지 않았던 작은 이야기는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의 손에 의해 다양한 외전과 결말이 그려졌다.

누군가는 가난하지만 착한 농부와 공주의 기적적인 연애담을, 어떤 사람은 방랑자와 공주의 정원 밀회를, 또 다른 사람은 왕자와 그의 호위 여성과의 비련을 그려내고, 그것을 읽은 사람들이 한층 더 변화를 가하면서 이야기의 세계는 크게 확장되었다.

그리고 또 다시, 새로운 필자가 새로운 이야기를 새기려 하고 있다. 공주를 사랑하는 젊은이들, 러브레터를 애타게 기다리는 공주들, 그리고 그들과 그녀들을 둘러싼 다양한 등장인물들은 그 이야기 속에서 어떤 인생을 걸어가게 될 것인가.

러브레터 10주년 기념판을 펀딩한다는 발표 때부터 개발 중임을 알렸던 러브레터 스토리즈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작가 카나이 세이지는 '중년 남자가 혼신을 다해 쓴 포엠을 즐겨달라'고 하더군요.

'엔딩은 무려 211패턴!'이라고 써있는데, 이건 있다가 스포일러 탭에서 설명하겠습니다.

내용물은 이렇습니다. 203장의 6388카드와 딱 봐도 슬리브 끼면 망하게 생긴 인서트,

규칙서와 스토리 북(캐릭터 설정 및 마지막 엔딩 있음), 라운드에 승리하면 캐릭터에게 내는 러브레터 토큰,

스토리 분기를 위해 쓰이는 시계 토큰, 성공 토큰, 실패 토큰, 첫 번째 플레이어를 정하는 깃펜 토큰,

덤으로 있는 하트 토큰과 예비용 러브레터 토큰, 토큰 들을 담을 수 있는 비닐팩 등이 있습니다.

카드에 슬리브를 끼우고 정리했습니다. 이걸 위해서 팝콘에듀에서 카드 케이스를 샀지요.

6388 일반 사이즈 케이스에 약 50장씩 나누어 넣고, 토큰은 동봉된 팩에 넣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A7사이즈 봉투에 추가 캐릭터를 번호별로 분류해서 넣기도 하더군요.)

게임 구성은 이렇습니다. 첫 라운드는 러브레터 기본 카드를 가지고 플레이합니다.

일본판은 대신 카드(들고 있는 카드 두 장의 숫자 합계가 12 이상이면 탈락하는 능력)가 기본 카드지요.

그런데 스토리의 흐름을 나타내는 카드를 깔아 놓아야 합니다.

최대 8라운드까지의 시간 표시, 처음 공략 목표인 공주와 왕자,(예, 남캐도 공략 대상이고, 동성 캐릭터 공략 엔딩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른쪽 기본 스토리 카드가 있지요.

왼쪽에는 나머지 카드를 스토리 덱으로 쌓아놓고... (슬리브 낀 상태로 180장 가까이를 쌓아 놓으려니 안 되겠더군요;)

라운드에서 이기면 승리 토큰을 공략 대상에게 놓는데, 어떤 카드를 사용했나, 어떤 카드를 들고 이겼나, 몇 라운드 째인가에 따라 스토리가 분기되어 진행하기 시작합니다.

그에 따라 카드가 추가되거나 공략 대상이 추가되기도 하지요.

예를 들어 특정한 상황에서는 왕 카드이 끼어들어 플레이어에게 훼방(손에 들자마자 탈락시키기)을 놓지만,

공주와의 관계가 진전된 사람이 탈락할 경우 왕비가 잘 되어 가는 거 그냥 두라고 해서 왕 카드가 빠지게 되지요.

거기에 첫째 공주와 잘 되지 않은 경우 다른 공주들을 공략 대상으로 삼거나, 그 외 귀족을 만나서 관계를 맺기도 합니다.

8번 카드만 변할까요? 아니죠. 플레이하는 일반 카드도 변화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1번 병사 카드로 상대를 탈락시키거나, 그 카드를 들고 라운드를 이기면 병사와 친해지는데,

어느 날 신병으로 여성 병사(신 캐릭터)가 들어와서 그쪽에 편지를 부탁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 병사로 이어가는 것도 가능)

그리고 그게 잘 되면 신병이 공략 대상으로 바뀝니다. (물론 기존 병사도 공략 가능)

공략 대상이 되어 관계가 깊어지면 카드 능력이 파워업 하는 것도 특징이군요.

하지만 병사를 손에 든 상태로 탈락하거나 병사로 헛다리를 짚으면 왕에게 혼나서 병사는 더 이상 편지 전달을 못 도와주게 됩니다.

그러면 플레이어는 병사 대신 고용인에게 편지를 부탁해야 되는데, 남성(신 캐릭터)과 여성(2판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야 됩니다.

그리고 진행하다 보면 플레이어는 자신의 분신이 되는 캐릭터를 골라야 합니다. (이 사람들은 10주년판에서 봤군요.)

플레이어마다 고유 능력이 생기고, 본인 캐릭터와 맺어지는 상대에 따라 나중에 엔딩 텍스트가 달라지는 방식이지요.

각 캐릭터마다 공략 대상별 엔딩, 동성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 공통 엔딩, 그리고 아무와도 이어지지 않는 엔딩이 있는데...

그런데 이 카드 뒷면에는 여 캐릭터 버전이 있습니다. 여캐 플레이도 가능한 양성평등 정책이지요.

덕분에 플레이어가 아무와도 이어지지 않는 엔딩에 도달할 경우 경우 뒷면 캐릭터가 최소한의 구제책(...)이 되어줍니다.

이 게임에 독신 엔딩은 없어요!라고 생각했지만... 여타 이유로 공략대상의 구애를 받아주지 못하는 엔딩도 있군요 ;3;

아까 동성 공략대상용 엔딩도 있다고 했는데, 당시 시대를 반영한 듯한 공통엔딩으로 처리합니다.

아무튼 기존 러브레터는 물론 10주년판과도 비교가 안되는 텍스트량이라 한국어판이 절실히 필요한 게임입니다.

저는 그냥 이왕 모은 거 끝까지 가고 싶어서 일본판으로 사버렸습니다만,(10주년 판 안에 아크라이트 2판까지 넣었거든요.)

다른사람이랑 플레이하면 재미있겠지요. ...에라 모르겠다 러브레터 컬렉터 고수가 될거야.

게임을 요약하면 '라운드마다 규칙과 카드가 추가, 변경되는 러브레터'인데, 이걸 순순히 좋아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 세계관이 마음에 드셨던 분들이 플레이하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여행자로 둘째 공주와 맺어지는 엔딩에서 시크릿 문을 언급해주는 이스터에그가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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