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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트」 - '적당히'의 매력을 잘 살린 국가 경영 게임

1,691 조회
2025.12.01 22:18
19
8

 

 

  **3인플만 1회 플레이 후 작성된 게시물입니다.

 

  **  본 게시물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실제 게임 공식 용어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플레이한 게임이 제 것이 아니라서 저에게 실물이 없는 상태에서 영어 규칙서를 보면서 후기를 쓰는 중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일곱 라운드, 약 200년 동안 국가를 이끌어가야 합니다. 식량을 생산하여 국민을 먹여 살리고, 세금을 거두어 다양한 정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교육에 투자할 수 있고, 행복도를 높이는 여러 정책을 수행할 수도 있으며, 산업화에 힘을 쓰거나, 국제 정세의 열강 역할을 자처할 수도 있습니다. 허나 이 과정에서 수면 아래 잠든 국제 정치의 혼란, 경제난, 환경 오염 문제는 점점 회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 여러분 앞에 등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는 한 국가만의 위기가 아니게 될 것입니다.

 

 


 

 

   개인판은 국가를 나타내는 다양한 지표가 함축적으로, 그러나 깔끔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왼쪽의 뾰족한 트랙은 보유 자원을 나타냅니다. 토큰에 써진 숫자와 위치를 조합하여 두 자리 수를 표시하게 됩니다.

 

  열두 시 방향은 영토의 크기(갈색 토큰)와 세 가지 자원(식량, 상품, 군사력)의 생산력을 나타냅니다. 이때 영토의 크기는 식량 최대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고, 상품과 군사력은 많은 양을 생산하려면 석유를 소비하고 환경 오염을 발생시킵니다.

 

  오른쪽 위는 국가를 이루는 다섯 계층의 생활 수준을 나타냅니다. 이중 최상위층(A)의 생활 수준이 국가의 정책 집행력을 결정하고, 중산층(C) 생활 수준이 국가의 유지+관리+생산 공식에 영향을 미치며, 게임 종료 시 A, C, E 계층의 생활 수준 합계가 영향을 미칩니다. 단, 보다 높은 계층이 보다 낮은 계층보다 생활 수준이 항상 높거나 같아야 합니다.

 

  중간 아래의 남색 트랙은 국가의 인구 수준을 나타냅니다. 이 수가 많을수록 세금을 많이 걷을 수 있지만, 인구 유지에 필요한 식량이나 상품의 수도 많아집니다. 또한 적지 않은 정책이나 게임 내 효과들이 인구수에 비례하는 비용을 요구합니다.

 

  좌하단은 국가가 보유한 석유의 양,  중앙 하단은 국민들의 행복도를 나타냅니다. 석유는 극히 제한된 자원이니 신중히 사용해야 합니다. 행복도가 높으면 국가가 부흥하지만, 행복도가 나빠지면 반란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미지 출처 : 보드게임긱 (https://boardgamegeek.com/image/8815029/limit)

 

 

 

  게임은 정책 단계(사실상 행동 단계), 유지+관리+생산 단계, 라운드 마무리 단계로 진행됩니다.

 

 

  정책 단계에는 A 계층의 생활 수준에 따라 핸드에 추가할 수 있는 정책 카드의 서치 범위 및 획득 장수, 그리고 손에 들고 있을 수 있는 카드의 수가 달라집니다. 또한 A 계층이 일정 생활 수준이 되어야지만 핸드나 덱에 추가되는 카드도 존재합니다. (국제 시장에서 물자를 사거나 파는 '시장접근' 카드, 상품이나 군사력 생산량을 빠르게 높일 수 있는 '자동화' 카드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후 플레이어들은 돌아가면서 정책 카드를 두 장씩 플레이합니다. 만약 한 장만 플레이하거나 카드를 플레이하지 않으면 이번 라운드에선 빠지게 됩니다.

 

 

  정책 카드는 각 플레이어의 핸드와 덱이 동일한 상태에서 시작하지만, 이후 어느 덱(사회 시스템, 산업 발전, 국제 경제 및 군사 활동)에서 어떤 정책을 손으로 가져오고, 핸드 제한에 맞춰서 어떤 정책을 포기(덱 아래에 밀어넣음)하느냐에 따라서 점점 국가의 색깔이 달라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많은 인구와 많은 생산력을 갖춘 나라도, 적은 인구에 높은 생활 수준을 갖춘 나라도 가능합니다. 만약 환경 위기가 치명적이라고 생각하면 직접 돈을 써가며 플레이어들 전체의 오염을 낮추는 정책을 펼칠 수도 있고, 부족한 석유를 구하기 위하여 시추 작업을 시행하거나 영토를 늘리는 군사 활동을 자행할 수도 있습니다.

 

 

  유지+관리+생산 단계에서는 중산층(C)의 생활 수준에 따라서 효과가 달라집니다. 발전 속도(생산량 증대 폭), 필요한 상품의 수, 인구 증가 속도 등 많은 것이 달라지죠.

 

  이 과정에서 게임의 정말 다양한 요소가 C 계층의 생활 수준에 따라 다른 공식을 사용하기에, C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C가 낮다고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인구가 많으면 많은 세금을 걷어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지만 정책 집행 비용이 높아지기도 하기에, 인구가 너무 많이 증가하지 않도록 조절하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들은 같은 지구에서 살아가기에, 국제적 위기가 도래하면 모든 플레이어야 심각한 영향을 받습니다. 라운드 마무리 단계에서 플레이어들은 국제 사회를 뒤흔들 위기가 발생하였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금융 위기는 돈 공급처에 존재하는 돈이 부족해지면 (일단 여분 상자에서 돈을 더 꺼내긴 하지만) 발생합니다. 표면적으로는 플레이어들이 가진 돈이 너무 많아졌기에 일어나지만, 잘 들여다보면 플레이어들이 집행한 경제 정책 중 너무 고도화된 금융 활동 또는 경제에 장기적인 악영향이 되는 활동(ex. 투기.)이 돈 공급처의 금액을 상자로 조금씩 되돌리는 것도 금융 위기의 원인의 한 편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 플레이어들은 인구 수에 비례한 현금 손실을 겪고 생활 수준이 다소 나빠지며, 그 이후에도 돈이 가장 많은 플레이어(=경제가 건전하지 못한 국가)는 사회적 혼란 토큰을 받게 됩니다.

 

 

  환경 오염 위기는 오염이 너무 많이 발생하면(=플레이어 수에 따라 정해진 수로 시작하는 공급처의 오염 토큰이 모두 사용되면) 발생합니다. 생산 단계 때 상품이나 군사력을 큰 규모로 생산하거나, 환경 오염이 유발되는 정책을 시행하면 오염 토큰을 가져가게 됩니다.

 

  환경 오염 위기가 발생하면 플레이어들의 식량 생산량이 감소하고, 사용 가능한 땅이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오염을 가장 많이 보유한 플레이어는 인구가 감소하고 국민들의 행복도와 최상위층(A)의 생활 수준이 감소하게 됩니다. 이때 사람들이 살기 좋은(인구수가 적은) 나라를 찾아 이민할 수도 있고요.

 

 

  군사적 위기는 사회적 혼란 토큰이 다 떨어지면 발생합니다. (역시 플레이어 수에 따라 정해진 수가 공급처에 존재합니다.) 사회적 혼란 토큰은 금융 위기의 여파로, 국민들의 행복도가 다양한 이유(ex. 국제 테러, 국가 내 빈부 격차에 의한 박탈감 등)로 인해 심각하게 나빠지는 등의 이유로 공급처에서 가져오게 됩니다.

 

  군사적 위기가 발생하면 플레이어들은 생활 수준을 낮출 수 있는 가장 낮은 계층의 생활 수준을 낮추고, 인구 수를 참조하여 군사력을 지불해야 합니다. (게임 중 어떤 이유로든 군사력이 부족하면 생활 수준이 낮아질 수 있어서 연쇄적으로 생활 수준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플레이어들은 사회적 혼란 토큰을 한 개씩 반납하지만, 사회적 혼란 토큰이 가장 많은 플레이어들은 인구 수가 감소하게 됩니다.

 

 

 

 

  이러한 위기 시스템은 「리미트」를 다른 전략 게임과 구분하는 가장 큰 특징입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는 플레이어는 국가가 (부정적으로) 큰 변화를 맞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위기가 발생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플레이어는 부정적 효과 역시 크게 맞게 됩니다.

 

  이러한 위기는 그냥 한 번 스쳐가는 이벤트라고만 할 수 없습니다. 위기로 인한 게임 효과는 위기가 일어난 원인을 완전히 해결해주지 않기 때문에, 다음 라운드에 다시 위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금융 위기는 플레이어의 비대해진 경제 규모와 여러 금융 부작용으로 인해 돈 공급처에서 사라진 돈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환경 오염은 오염 토큰을 전혀 회복해주지 않습니다. (플레이어들은 몇몇 특별한 정책 카드를 통해 오염 정화에 힘을 쓸 수는 있습니다.) 군사적 위기 후에는 사회적 혼란 토큰은 쥐꼬리만큼만 회수되는데, 이미 혼란스러운 상태의 국가가 갑자기 평화로운 나라가 되진 않았겠지요.

 

  특히 같은 위기가 여러 번 터지면 해당 위기가 가져오는 안 좋은 효과도 비례해서 강해지고, 어떤 위기가 되었든 총 네 번의 위기가 발생하면 7 라운드가 아니더라도 게임이 즉시 끝날 수 있고요. (지구가 망했슴다....)

 





 

 

  소위 유로 게임이라 불리우는 전략 게임에서 경제적 발전은 보통 무조건 좋게 그려집니다. 플레이어들은 한 차례에 수많은 액션을 연쇄하여 콤보를 터뜨리거나, 보다 많은 일꾼/인구를 통해 더 강력한 효과를 받게 되죠. 물론 행동 비용이나 유지비가 있긴 하지만,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고서는 그래도 다다익선의 공식을 따르는 게임 내지는 게임 내 구간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리미트」에서는 농담이 아니라 정말 '적당히' 하지 않으면 내 국가가 망하거나, 아예 지구가 망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 초반부터 석유를 사용하여 식량 생산량과 인구 수를 높였더니, 세금을 많이 받더라도 인구 수에 비례하는 정책을 수행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생활 수준을 높이자니 국민들이 요구하는 상품을 충분히 공급하기도 어려웠죠. 그 과정에서 석유가 부족해지면서 식량 공급량이 뚝 떨어졌고, 아사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인구수가 감소하고 행복도가 최악을 향하였습니. 당연히 사회적 혼란이 심각해졌지요.

 

  결국 제가 사회적 혼란 토큰을 많이 가져가는 와중에 옆에서는 냉전으로 인한 혼란을 가속화함으로써 결국 군사적 위기가 발생했고, 군사적 위기에서 필요한 군사력이 부족한 저는 국가가 사실상 완전히 주저앉아버렸습니다. 이상하게 가진 현금은 많아서 이어지는 경제적 위기에서 한 번 더 국가가 내려앉았고요.

 

  그러나 마지막 라운드에 세 가지 위기가 모두 터지면서 다른 플레이어들도 인구, 생활 수준, 오염이 심각하게 안 좋아졌습니다. 오히려 산업 기반이 무너져서 오염이 더이상 누적되지 않았던 제가 오염 감점 유무로 인해 결국 근소한 차이로 1등을 가져갔고요. (물론 세계3차대전 후 구석기 수준의 인류 사회에서 1등이었을 뿐이지만요.)

 

 

  무조건 크고 강한 국가가 아니라, 탄탄하고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 국가를 심사숙고해야 하는 게임입니다. 이걸 단순히 '이런 테마가 있습니다. 교육적이죠.'하고 테마만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자신의 핸드를 어떤 정책들로 준비하고 운영하느냐를 통해서 전략적인 재미까지 갖추었고요. 그 과정에서 정말 적당한 국가를 가지는 것이 훨씬 더 좋을 수밖에 없는, 조금만 한쪽이 비대해져도 국가가 무너질 수 있는 시스템 연계를 통해 그려낸 부분에서 큰 재미를 느꼈고요.

 

  4~6인플 시에는 국가끼리 군사적/경제적 동맹을 맺는 것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3인플이라 동맹 시스템은 있다고만 듣고 해보질 못했네요.)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각 위기가 어떤 역할을 할지, 게임 내 요소가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테마적으로, 그리고 수치/시스템적으로 깊이 고민한 게 느껴지는 게임이었습니다. 「헤게모니」 같은, 현재를 그린 게임의 테마에 몰입하면서도,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내가 내린 선택이 미치는 영향을 전략적으로 즐기고 싶은 분께 추천드리는 게임입니다. (단, 실수 한 번으로 이뤄놓은 게 무너지거나 내가 쌓아놓은 것들이 줄어드는 걸 안 좋아하는 분들은 게임이 짜증나게 느껴질 수도 있고요.)

 

  제가 「리미트」 리뷰 이벤트 참가자가 아님에도 이렇게 공을 들여 리뷰를 작성하는 것에서, 제가 이 게임에서 느낀 감정과 재미가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p.s.

  개인판 중 자원 소유판은 게임판 테두리에 토큰을 놓는 방식이다보니 조금만 흔들려도 몇 개 가지고 있었는지가 헷갈릴 수 있었습니다. 이건 좀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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