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메시스]는 영화 [에일리언]을 연상시키는 테마의 반(半)협력 생존 게임입니다. 플레이어의 승리 조건은 목표 카드 2장 중 1장을 달성하고, '네메시스' 호에 침입한 외계 생명체(인트루더)와 서로로부터 생존하는 것입니다.
생존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우주선의 엔진을 고치고 목적지를 지구로 설정한 뒤 동면에 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구명정으로 탈출하는 것입니다. 구명정은 플레이어 캐릭터 중 하나가 사망하거나, 우주선의 자폭 시퀀스가 일정 선을 넘어야 활성화됩니다.
단순히 생존이 목적이라면 완전 협력 게임이 되겠지만, 플레이어들의 개인 목표가 서로 충돌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타인의 생존을 방해하게 되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 게임에서 조종사 캐릭터로 플레이했습니다. 다른 캐릭터는 선장, 정찰병, 전투병이었습니다. 목표 하나는 혼자 살아남기였고, 다른 하나는 1명 이상과 같이 살아남기였습니다. 게임 중간에 목표 카드 2장 중 하나를 버리는데, 혼자 살아남기가 더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아 버렸습니다.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인트루더 여왕과 만납니다. 조종사의 전투 실력으로는 혼자 여왕을 상대하기 버겁고, 이미 산탄총 탄약도 다 쓴 상태였기 때문에 곧바로 도주합니다. 도망치면서 팔에 중상을 입습니다.
흩어져서 선장은 1번 엔진을 손봤고(수리했는지 고장냈는지는 직접 확인하거나, 게임이 끝나봐야 알 수 있습니다), 저는 3번 엔진을 수리했습니다. 전투병은 항로를 D로 설정했는데, 제가 컴퓨터로 확인한 결과 D는 지구였습니다. 이제 선장만 믿는다면, 동면 캡슐이 작동할 때까지 살아남아 동면에 들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다가 선장, 조종사, 전투병 셋이 성체를 마주쳤는데, 전투병이 갑자기 도주합니다. 당황한 저도 도주했고, 선장은 홀로 권총으로 맞서 싸워 성체를 제거하는 데 성공하고, 죽은 승무원의 시체를 챙겨 가장 먼저 동면에 듭니다.
도망치던 와중에 휴식하면서 상처를 스캐너로 검사해본 결과 몸속에 인트루더 유충이 자라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까 감시실에서 위치를 찾아 둔 수술실로 달려가 수술을 통해 유충을 제거합니다. 수술을 마치고 살금살금 동면실로 가 동면에 듭니다.
한편 정찰병은 인트루더 알을 주워 실험실로 향하는데, 실험실 주변에는 아성체와 성체, 완성체 등 인트루더가 드글드글 합니다. 결국 정찰병은 죽음을 맞습니다.
전투병이 도망친 이유가 마침내 밝혀집니다. 전투병은 불타는 둥지로 달려가 알이 다 터지기 전에 한 개를 줍습니다. 그리고 신호실로 가서 신호를 보내고, 이어 동면에 듭니다.
결국 선장, 조종사, 전투병 셋이 지구로 돌아왔고, 검사 결과 아무에게도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팔과 전신에 중상을 입었지만 일단 살았습니다. 동료가 생존했으니 개인 목표도 달성입니다. 둥지가 둘에 타 파괴되었으니 지구도 무사했을 겁니다.
전투병의 목표는 신호를 보내고 인트루더 알을 챙겨 동면에 드는 거였고, 선장의 목표는 신호를 보내고 승무원의 시신을 챙겨 동면에 드는 거였습니다. 죽은 정찰병의 목표는 알을 실험실로 가져가 인트루더의 약점을 알아내는 거였습니다.
배신자는 아무도 없었지만, 서로 저의를 몰라 불신과 의심에 가득 차, 도망치기 바쁜 와중에 남이 설정한 항로를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의 백미는 소음 시스템입니다. 아무도 없는 방에 갈 때마다 소음 주사위를 굴립니다. 주사위에는 X/1/2/3/4/위험 표시가 있어 X가 나오면 아무 일도 없지만, 특정 숫자가 나오면 해당하는 통로에 소음 마커를 놓고, 위험 표시가 나오면 모든 통로에 소음 마커를 놓습니다.
소음 마커가 있는 곳에 마커가 또 놓이면, 인트루더와 조우가 발생합니다. 조우는 인트루더 주머니에서 토큰을 꺼내 처리하는데, 운이 좋으면 아무것도 안 나올 수 있지만, 운이 없으면 초반부터 여왕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인트루더 주머니에는 초반에는 유충과 아성체가 많이 들어있지만, 게임이 진행될수록 인트루더들이 성장해 성체와 완성체의 비율이 높아집니다.
영화 [에일리언]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한번 해보기를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유충, 아성체, 성체까지는 어떻게 해볼 만하지만 완성체와 여왕을 만나면 그저 도망치는 수밖에 없는데, 무력감이 1편의 등장인물들을 보는 듯합니다. 게임 볼륨이 상당히 크고 규칙 난이도도 만만치 않지만, 유능한 룰마만 있다면 기본적인 규칙만 익혀도 테마에 몰입해서 플레이할 수 있으니 기회가 있다면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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