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보글보글 보드게임 모임에서 처음으로 갤러리스트를 플레이 해봤습니다.
저에겐 첫 비딸 게임이자, 처음 접해보는 웨이트 4 이상의 게임이기도 했는데요.
'갤러리를 운영하는 게임에서 이 정도 무게감과 테마가 얼마나 잘 어우러질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메인 보드판과 개인판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실제 갤러리 운영과 너무나 닮은 구성과 디테일 덕분이었죠.
작년에 Kiaf 서울 아트페어에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요.
작가님의 보조로 참여하긴 했지만 제가 그린 그림도 몇 점 전시에 걸렸으니 그냥 제 전시라고 해두겠습니다.
현장에서 작품 설치부터 안내, 설명까지 전시 테이블 옆에서 도우며 함께 했었으니 엄밀히 게임 속 역할로 따지자면 저는 작가라기보다는 조수에 더 가까웠네요.
작가를 발굴하고, 명성을 쌓게 도와주고, 갤러리의 평판과 컬렉션의 가치를 높여가는 과정이 실제 갤러리 운영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게 구현되어 있어 정말 인상 깊었어요.
보드게임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정교한 갤러리 운영 시뮬레이션을 체험하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게임의 흐름이 정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디자이너가 이 작품을 만들 때 얼마나 깊이 고민하고 설계했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다만, 이렇게 완성도 높은 시스템과 테마 구현과는 별개로, '와, 정말 재미있다!' 는 식의 직관적인 재미는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진행하면서 한 번씩 '이 부분은 예전에 내가 직접 해본거잖아?' 하는 생각도 들다보니 묘하게 일하는 기분도 들었어요.
그래서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 정도?
게임 결과는 처참하게 망했습니다.
갤러리스트로서의 경영 능력이 부족했던 저는 결국 단 한 점의 작품도 제대로 전시하지 못한 채, 조용히 폐업 수순을 밟고 사라졌습니다...
광주 북구 보드게임 모임 '보글보글'
오픈 카톡: https://open.kakao.com/o/gCf69EAh
저희는 주로 전략 게임을 지향하지만 중간중간 가벼운 필러 게임도 함께 즐깁니다.
초심자분들 중에서도 관심과 의지가 있으시다면, 친절하게 차근차근 알려드릴게요.
저도 아직 배우는 중이라,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오셔도 괜찮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