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반을 드디어 해봤습니다. 제목의 유래는 도요타의 생산 관리 시스템 칸반[看板]으로, 자동차 공장을 관리하는 게임입니다. 설계, 부품 조달, 조립, 시험주행 등의 공정이 보드에 일목요연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생산의 흐름이 대체로 직관적이어서 규칙 복잡성에 비해 플레이가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칸반에는 공장장 NPC 산드라(사진의 분홍색 미플)가 등장하는데, 여담으로 산드라는 작가 비딸 라세르다의 아내 이름입니다. 산드라는 부서를 돌아다니며 플레이어들을 부정적 강화(감점)로 동기부여 하고 주간 업무회의를 주재합니다. 초반부터 산드라의 감점을 피하는 데 주안을 두고 플레이 했는데, 게임 종료 보너스가 펑펑 터지는 것을 보고 작은 점수에 연연하는 것이 부질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로써 비딸의 주요작(웨이트 4점대 게임 8개)은 리스보아를 빼고 다 해봤네요. 리스보아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몇 번씩 더 해보고 테마와 게임 플레이를 모두 고려한 순위를 매겨봐야겠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플레이 횟수가 부족해 게임 플레이를 평가하기는 성급하고, 테마 면에서는 초기작들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비딸 주요작들의 웨이트를 발매 연도 순으로 나열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후기작으로 갈수록 웨이트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초기작에서 느껴졌던 깊은 테마를 복잡한 규칙에 묵직하지만 깔끔하게 녹여낸다는 인상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규칙이 지나치게 복잡해지면서 직관성이 떨어지고 깔끔한 맛이 옅어진 탓입니다. 예컨대 인벤션의 핵심인 체인 액션 메커니즘은 규칙을 위한 규칙 같은 작위적인 느낌이 강했습니다.
비뉴스 (2010) - 4.20
CO2 (2012) - 3.88
칸반 (2014) - 4.35
갤러리스트 (2015) - 4.22
비뉴스: 디럭스판 (2016) - 4.01
리스보아 (2017) - 4.58
CO2: 두 번째 기회 (2018) - 4.10
온 마스 (2020) - 4.67
칸반 EV (2021) - 4.31
웨더 머신 (2022) - 4.61
인벤션: 아이디어의 진화 (2024) - 4.69
다음 주말에 할 리스보아도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