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Poodle Taxi
여러분, 개 좋아하시나요? 저는 굉장히 좋아합니다.
새로 이사온 동네에는 반려견을 키우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어쩌면 잦아진 제 저녁산책은 동네 강아지들과의 인사를 위함이 아닌가 스스로 되뇌이고 있습니다.
강아지하면 점박이, 점박이하면 아스모디. 제 안의 강아지 대표회사 아스모디코리아가 이번에 새로운 강아지 게임을 들고왔습니다.
마침 제품을 지원해주셔서 미리 즐겨볼 수 있었는데요, 오늘 소개드릴 게임은 아스모디코리아의 "푸들 택시"에요.
오늘은 더 산만한 글이 될 예정이에요. 안전벨트 매셨죠? 그럼 갑니다. 출바을!
▲ 일단은 벼룩이 푸들 몸 위를 옮겨다니는 게임입니다.
1. 세 줄 요약좀.
1) 자기 차례가 되면 카드를 내는데, 같은 색상이 있으면 그 위에, 없으면 가장 왼쪽이나 오른쪽에 냅니다.
2) 카드를 냈으면 방금 낸 카드에 그려진 화살표 방향에 있는 모든 카드를 벌점으로 싹 가져와 자신의 앞에 뒷면으로 모아둡니다.
3) 끝났으면 카드 한 장 뽑고 옆사람에게 패스.
▲ 왜냐면 더 설명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2. 개는 훌륭하다구요.
푸들,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친구들이죠? 프랑스와 독일은 아직까지도 서로가 푸들의 근본이라고 싸우고들 있죠.
이 푸들은 사실 조렵견, 즉 사냥개 품종입니다.
지금 몇몇분은 옆에서 드르릉 드르릉 코고는 푸들 친구들을 보면서 어이가 없을테지만 네. 사냥개 맞아요.
이 친구들은 주로 강가에서 사냥을 도왔는데요, 강가에서 놀고있는 오리를 향해 풍덩Pudeln 하고 뛰어들었죠.
그럼 놀라서 오리들이 튀어오르면, 그걸 사냥꾼이 빵야빵야, 한다 이겁니다. 그래서 이름도 푸들Poodle이라고 해요.
▲ 본디 견공은 인간과의 유구한 관계가 있던 것.
사냥개 출신답게 요친구들이 꽤 똑똑합니다. 털도 덜빠지는 편이고요, 성격도 좋죠. 타입에 따라 다르지만 크기도 적절하고요.
게다가 귀엽기도 하죠? 인터넷에 떠도는 귀여운 강아지 짤중 꽤 많은 지분을 이 친구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푸들은 현대 사회에서도 꽤 인기있는 견종이에요. 우리나라 기준으로 아마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많이 키우고 있죠.
▲ 당신의 심장을 파.괘.한.다.
자... 이 푸들을 주제로 한 이게임에는 딱 여덟개의 그림이 그려져있습니다. 푸들 여섯개와 뒷면의 벼룩, 그리고 박스에 그려진 배경.
뒷면의 벼룩은 조금 과하게 서구권센스가 아닌가...싶지만, 앞쪽의 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귀엽습니다.
보면서 예전에 강아지별로 떠난 즈이 반려견이 생각나기도 하고 여러모로 와닿더라고요.
▲ 최고다 푸들쨩
3. 게임도 훌륭합니다.
푸들 택시는 간단한 구조를 갖고있어요. 손에 항상 세 개의 선택지가 있고, 그 중 하나를 골라서 내면 됩니다.
카드를 내면 화살표 방향에 있는 모든 카드를 벌점으로 왕창 먹게 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렇다보니 게임을 하는 내내 손에 나중에 크게 당할 수도 있는 폭탄을 남겨두고 당장은 카드를 아예 안먹을 것인가,
아니면 적당히 먹는 선에서 손에있는 개똥패를 털어내면서 조절할것인가를 고민하는게 게임의 메인 요소에요.
젝스님트나 로보77 등도 크게 보면 이런 "이거나 먹어라" 장르의 게임이죠?
전 이런 게임들을 할 때마다 모래 쌓아두고 막대기 하나 꽂아놓은다음 조금씩 모래를 가져오는 게임이 생각나더라고요.
끝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몸을 비틀어가면서 제발 "나만 아니면 돼" 하는 그 느낌이 옛 향수를 불러일으킨달까요...
이 게임도 아 제발 저거좀 치워줘!! 하다가 누군가 울며 겨자먹기로 먹는순간 서로 웃고 떠드는 게임입니다. 느낌 아니까!
이런 게임은 저 특유의 <쪼> 덕분에 재미의 저점이 꽤 높은 편이라는게 장점입니다. 원초적인 쫄깃함이 있으니까요.
▲ 제발....제발 내 앞사람이 터져서 저 패를 치워다오!!
전 정밀한 기계같은 게임 구조 속에서, 한 수 한 수 쌓아올려가며 모든것들이 시너지를 일으켜 결과를 내는 게임을 선호합니다.
이런 게임은 아무래도 접근성이 떨어지기 마련이에요. 규칙 설명만 30~40분 되는 게임들도 많으니까요.
이미 보드게임에 익숙한 분들 중, 3~4시간씩 앉아있는 것도 불사하는 분들께 새로운 게임을 보여주기 위한 구매는 많지만
애초에 보드게임을 안해본 분들이나, 경험했더라도 가벼운 게임을 선호하는 분들을 위한 픽은 잘 없죠.
그래서 제가 게임을 고르는 성향은 다분히 자기중심적인 편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보니 저에게 가끔 지원받는 이런 웨이트의 게임은 뭐랄까... 편식하지 말라여 어머니가 차려주신 특별메뉴 같은 느낌입니다.
평소에 생각도 안했던 메뉴가 먹어보니 의외로 몸에도 좋고 맛도 인상적이었던 경우가 있잖아요?
푸들 택시도 비슷해요. 직접 해보니 저에게 취약했던 게임 구성을 보충해주고, 괜찮은 재미를 제공하더라고요.
특히 좋았던건 이 게임이 "극한까지 덜어냈다는 부분"이었는데요,
게임 구성물을 보면서 뭔가....뭔가 없는데 싶었더니만, 그 흔한 "숫자" 하나 없더라고요.
그 얘긴 뭐다? 어린애들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게임의 권장연령은 무려 6세부터 시작합니다.
이 얄팍한 양서류는 이 게임의 규칙영상 해시태그로 "초등 저학년 보드게임"을 걸어놨다 이겁니다.
전국의 미취학아동이여, 그리고 미취학아동을 자녀로 둔 보드게이머 부모들이여, 이 게임을 주목하십시오.
그리고 지난번 카방카 하느라 고생하셨던 우리 둘째조카님도 기대히십시오. 다음 번, 삼촌이 이 게임을 들고간다.
게임의 웨이트처럼, 오늘 이야기는 가볍게 여기까지.
이번 주 내내 비 소식이 있네요. 플레이어분들도, 들고다니는 게임도 모두 비 조심하는 한 주 보내세요!
▲ 아시궜어요?
▲ 언박싱 + 규칙설명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