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문 배송이된지 한참되었지만 보드라이프에도 놀랍도록 후기가 없길래,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ㅋㅋ
블라디미르 수치(수히) 작가는 소위 '믿는 작가' 였지만 최근엔 인상적인 작품이 없었습니다.
초기에는 라스트 윌, 펄서2849, 쉽야드 같이 좀 참신한 테마, 메커니즘을 가진 게임들을 선보여서 주목받았고, 언더워터시티즈로 탑티어 작가로 올라서나했으나... 이후 행보는 좀 아쉬운 모양새입니다.
사실 그 이후에 나온 메시나, 프라하, 우드크래프트도 각각 2~3판씩 정말 재밌게했습니다. (이베큐에이션은 안해봄)
근데 결국 오래동안 손이가는 게임들은 아니었던거 같아요. 중고가격이 대중들의 평가를 가장 냉정하게 반영하고 있죠.
- 르사파는 지금은 폐허지만 한때는 중요한 교역도시 였다고한다.
수히 작가는 '르사파' 를 통해 '세판좌' 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음, 일단 첫 인상인 박스 표지부터 상당히 맘에 안들었습니다.
뭐 하나라도 의도가 이해가 되어야하는데.. 예를들면 게임의 테마를 잘 함축하고 있든가, 차라리 그림이라도 아름답든가.. 이도저도 아니고 휑한 사막에서 병사와 상인이 이야기를 나누고있는는 의미없는 일러스트.
어우, 진짜 이건 어떻게 이해해보려고해도 도저히 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룰북을 읽으면서도 느낌이 오진 않았습니다. 잔룰들이 꽤나 있어요.
다른 게임에서의 잔룰들은 그래도 테마와 연관이 있는 것들이 꽤나 있거든요?
다시 말해서 테마 개연성이 있는 잔룰들은 존재하는 이유가 납득이되고 기억하기도 쉬운데.. 이건 그냥 '잔'룰들입니다.
트랙 올리는 제한들, 트랙에서 카드를 받을 때 오픈된걸 받으면 1원 1점을 주고 골라서 받으면 안주고, 교역할때 르사파는 한턴에 왕복을 해도 통행료를 한번만 내고 등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아무튼 이게 완전 쌩뚱맞고 아무런 개연성이 없어서 그냥 쌩으로 체크해야하는 잔룰들이에요.
휴, 아무튼 그래도 샀는데 안해보고 처분할순 없으니 해보긴했습니다.
음, 서론에 주저리주저리 이런저런 투정들을 늘어놓은게 민망하게도 막상 해보니까 게임은 참 재밌더라구요;;
르사파에서는 카드로 액션을 선택하는데, 상하단에 다른 메인액션과 색깔액션이 있어서 카드를 어떻게 쓸지 고민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트랙 4가지도 각각의 특색이 확실해서 컨셉을 어떻게 갈지 계획해보는것도 재밌었구요.
작업장을 짓고 정원을 채우는 빌드업 과정부터, 중후반에 낙타 등에 향신료 5~6개씩 싣고가서 교역에서 한번에 20점씩 얻을 때의 만족감, 종료점수카드들에 맞춰서 이것저것 채워나가는 부분까지.. 기승전결이 잘짜여진 탄탄한 게임이었습니다.
2인으로는 아쉬운점(수로 부분)도 있긴했는데 그래도 아주 재밌게 했습니다.
수히 작가가 이 르사파로 '세판좌'의 오명을 씻어낼지는.. 세판을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첫판이 끝났을때는 진한 아쉬움이 가득했고 끝나자마자 다음판이 기대되었습니다.
첫 인상은 박스 일러도 이상하고, 잔룰도 그지같아서 안좋았지만...
막상 해보니 수히 작가 짬바를 무시못하네요. 재미를 뽑아내는 방법을 잘 아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한줄 결론 : "겉보기엔 좀 그랬는데 막상 까보니 맛있는 과육이 숨어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