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간만에 [CO2: 두 번째 기회] 협력 모드를 플레이했습니다. CO2는 비딸 라세르다의 초기작으로 비교적 잘 안 알려진 게임이죠.
CO2에서 한 게임은 2010년대부터 2040년대까지 4개의 라운드로 구성되고, 각 플레이어는 2/3/4인플에서 라운드마다 4/3/2개의 턴을 가집니다. 그러니 플레이어들은 매 라운드 총 8/9/8개의 턴을 갖게 되죠.
그런데 친환경 발전소 하나를 지으려면 최소한 3개의 턴이 필요합니다. (프로젝트 제안 + 인프라 구축 + 발전소 건설) 따라서 2 또는 4인플에서는 1라운드에 기껏해야 2(+⅔)개의 발전소밖에 짓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반면에 3인플에서는 이상적인 플레이가 이루어졌을 때 발전소 3개를 건설할 수 있죠.
때문에 3인플에서는 마지막 라운드에 한 턴씩을 적게 플레이하지만, 그래도 게임이 끝날 때까지 플레이어들이 갖는 턴의 총 수는 33턴으로 2 또는 4인플의 32턴보다 하나 많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3인플이 2 또는 4인플보다 쉬울 수밖에 없고, 3인플은 준비 시 가장 오염이 적은 천연가스 발전소 타일을 6개 제거한 채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어제 4인플 세 판을 했는데, 모두 3라운드를 채 못 가고 게임이 터져 버렸습니다. 마지막 판은 3인플로 도전했는데 역시 2라운드에서 터졌습니다.
3인플로는 꽤 많이 해서 여러 번 이긴 적 있는데, 4인플은 대여섯 판 정도 해본 것 같은데 아직 한 번도 못 이겼네요. 역시 지구를 구하기란 쉽지 않군요.
보드게임긱 포럼에 룰북에 없는 디자이너 제안 비공식 변형 룰이 있는데요. 그에 따르면 기본 룰은 어려움 난이도고, 가장 오염이 심한 석탄 발전소 타일 6개 빼는 것이 보통 난이도, 거기에 추가로 점수 5점까지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쉬움 난이도라고 합니다.
참고로 이 게임의 초판은 협력 모드가 없는 경쟁 (세미협력) 게임으로만 출시됐는데, 아직 이 모드를 플레이해본 적은 없습니다. 저는 일반적으로 경쟁게임과 협력게임을 모두 좋아하지만, CO2를 경쟁 모드로 플레이하는 건 그다지 유쾌한 경험이 아닐 것 같아요. 서로 점수 경쟁을 하면서 게임이 터지는 걸 막으려면 일종의 죄수의 딜레마가 발생하는데 상당히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습니다.
혹시 CO2를 경쟁으로 플레이해보신 분 계시면 소감이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