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용 겸 일기장)
거의 2년 만에 나, ㄱ*ㅇ, ㅂ*ㅈ, ㅇ*ㄱ, ㅇ*ㅁ 이렇게 5명이 만나서 6.6~6.7 속초로 놀다 온 일정.
작년에는 ㅂ*ㅈ 대신 ㅇ*ㅇ이 같이 갔지만 이번에는 합류하지 못했다.ㅜ 숙소에서 놀 때 놀 만한 콘텐츠로 보드게임을 챙겨서 하고 왔다.
ㅇ*ㄱ은 오랜만에 한국 들어왔고, ㅂ*ㅈ는 보드게임을 거의 접해본 적이 없어서 역시나 영업겜으로 할 만한 티켓투라이드와 라스베가스를 플레이했다.
다들 오랜만에 만나서 놀다 보니 하루 종일 먹고 떠들고 하다 새벽 1시 되어서야 보드게임을 하게 됐는데, 술도 마셨겠다 엄청 말끔한 정신은 다들 아니었다.
1. 티켓 투 라이드: 유럽 15주년 기념판 / 5인
보드게임긱 웨이트 1.88 / 2-5인 / 30-60분 / 4인 베스트
오늘의 플레이
오늘 할 때 목적지 장기 노선은 기본+1912, 단기 노선은 1912만 사용하여 4장 보유하도록 초기 분배.
기존 규칙대로라면 이 4장 중 보고 각자가 원하는 만큼 취하고, 버리고 싶은 만큼 버리면 된다.
오늘은 하우스룰로 단기 노선을 드래프트 방식으로 나눠보고자 했다.
처음 단기 노선으로 받은 4장 카드 중에서 한 장만 골라서 시계방향으로 전달. 그렇게 받은 3장 중에서 한 장 고르고 전달. 2장 중에서 한 장, 마지막 1장은 바로 수령.
이렇게 드래프팅으로 4장을 보유하게 하고 이 중에서 기존처럼 버리고 싶은 만큼 버리게 했다.
드래프팅을 통해 본인이 소유한 장기 노선 카드에 맞춰서 단기 노선 카드를 얻게끔 해서 노선에 대한 고민을 함과 동시에 가끔 너무 동떨어진 노선이 나와 그냥 버려지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이렇게 해봤다.
티투라 하다 보면 카드만 주야장천 모으다가 한 번에 좌르륵 짓는 게 좋다는 얘기도 듣긴 했었지만, 친구들은 경험도 많지 않다 보니 일단 적당히 모으다가 적당히 노선 지으면서 플레이했다.
장기 노선이 보통 중부 유럽을 가로지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한두 명이 중앙에 노선 깔기 시작하자 너도 나도 점차 먼저 선로 짓고 있었다. 이러다 보니 벌써부터 최단 거리의 노선은 못 깔고 미리 역 정거장을 설치하기도 했다.
의도한 건 아닌데, 드래프팅으로 단기 노선도 장기 노선이랑 맞추다 보니 단기 노선에도 필요한 중부 유럽 쪽이 다들 필요한 상황이라 더 터진 듯한 느낌.
하다 보면 눈치싸움으로 어느 정도 가고자 하는 길도 보여서 네가 막아라 견제하는 모습도 보이고 재밌다. 끝까지 노선을 잘 숨기고 방해공작을 피하면서 목적지를 성공하는 쾌감도 있다.
마지막에 점수 계산할 때 일부러 한 명씩 각자 목적지 카드 공개하고 노선 짚으면서 하나하나 짚어가는데, 이때 이 친구가 왜 이렇게 돌아갔는지 보는 재미가 있다.
베네치아-바르샤바였나 큰 점수는 아니었는데 이 점수 먹기 위해 빙 돌아갔었던 ㅇ*ㄱ....😂
ㄱ*ㅇ은 알고 보니 파리에서부터 동쪽 끝까지 V자 식으로 노선을 만들어 보려는 구상을 하고 있었다. 중간에 자기 차례 때 3연 터널 실패하더니 이제부터 훼방놓겠다고ㅋㅋㅋ
ㅂ*ㅈ는 처음이었는데 중간에 자기 노선 끊겼다고 앓는 소리 냈지만 역 정거장도 나름 잘 썼고 추가로 받은 목적지도 성공했다.
처음에 목적지 카드 1, 2장씩 버린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만큼 추가로 더 받은 친구들도 있었고, 5명 모두 오늘 실패한 목적지 카드는 없었다.
반면에 장기, 단기 노선이 운 좋게 잘 맞으면서 경쟁이 심하지 않는 지역을 뚫게 되면 점수를 잘 받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오늘은 내가 한 붓 그리기로 43개 이어서 짓고, 장기 팜플로나-키예프, 단기 마드리드-빈, 빈-모스크바, 아테네-스몰렌스키 다 지으면서 138점으로 1등으로 마무리! 어쩌다 보니 이런 결과가...
2. 라스베가스 / 5인
보드게임긱 웨이트 1.17 / 2-5인 / 30분 / 4인 베스트
오늘의 플레이
일반인들 도파민 터지는 데에는 단순한 라스베가스 만큼 좋은 게임은 없는 것 같다.
여행 가기 전에 가장 많이 같이 게임한 친구 ㅇ*ㅁ에게 '나는 라스베가스 하도 많이 해서 질리는데 가져갈까 말까?' 했다가 그래도 애들 다 좋아할 테니 챙겨오라고 해서 챙겨갔는데 역시나 성공!
알면서도 고민한 이유는 나는 보드게임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과 할 때마다 라스베가스 해서 조금 질리기도 하고 한 판도 조금 길다고 생각하고,
이번에 보난자, 스카우트를 친구들이랑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건 친구들 생각 안 하고 단순 내가 위 게임 친구들이랑 간단히 해보고 싶었던 것이기도 해서 개인적인 욕심이긴 했다.
나는 라스베가스 8인플까지 가능하도록 주사위 3세트를 추가 구비해뒀다. 오늘은 5명에 중립주사위 1세트를 추가하여 각자가 견제용으로 쓸 만한 중립주사위 1개를 갖고 시작하게 했고, 나머지 중립주사위 3개는 배팅금액 세팅하기 전에 미리 굴려서 해당 주사위 눈 구역에 초기부터 배치하여 주사위 투자할 때 좀 더 고민하게 플레이했다. 초기 배팅금액은 좀 더 금액이 많이 쌓이게끔 하고 싶어서 규칙서의 $50,000가 아닌 $60,000으로 두고 시작한다.
1, 2라운드 때부터 ㅂ*ㅈ가 초심자의 행운 때문인지 1장으로도 $90,000짜리 먹고 한 판에 $140,000 이상 먹기도 해서 수월하게 풀렸다.
오늘 나는 라스베가스 수월하게 가면 안 될 것 같아서 1라운드 때부터 무지성 올인 배팅하거나 어부지리를 노리는 친구들 혼내준다고 견제 들어갔는데 혼난 건 나였다.
결과적으로 ㅂ*ㅈ가 $430,000으로 1등, 1등 싸움을 그래도 끝까지 한 ㄱ*ㅇ이 $400,000으로 2등, 내가 $110,000으로 꼴등했다.
플레이하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듯이 훈수 두고, 옆에서 하는 합리적인 조언도 일단 의심부터 하고, 그러면서 내 주사위 영역 들어오면 왜 들어오냐고 목소리도 높아지는 모습들 보면 하기 전에는 질리긴 해도 하고 나면 재밌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