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투라이드 한국 지도가 나온지 꽤 되었는데, 후기가 거의 없네요.
(혹 회사 관련 논란 때문일 수도 있겠네요.)
참고로, 저는 한국판이 나오기 전에 아마존에서 영문판을 구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 경험상 매우 훌륭한 게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티켓투라이드는 미국, 유럽, 파리, 팀아시아 버전으로 해보았는데 게임하는 느낌은 다 비슷비슷했습니다.
이베리아 확장 지도도 예쁘기는 한데, 새로 도입된 도시별 축제 카드 규칙이 플레이는 매우 번거롭게 만들면서도 재미 측면에서는 별로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국 지도의 게임은 그 느낌이 크게 다릅니다. 기존 게임과의 차이점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미지는 모두 긱에서 가져왔습니다.)
0. 보드판 디자인 자체는.. 개인적으로 별로입니다. 한복, 기와집, 음식 등 한국적인 문화가 강조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첨단 분야을 강조하고 싶었는지 너무 기계적입니다. 디자인 전공하는 딸이 보고 하는 말, "기차 카드 디자인하다가 에너지를 다 쏟고 지도는 대충만든 것 같아."
1. 게임 시작시 목적지 카드를 한 사람당 6장씩 뽑은 다음에, 한 장만 고르고 옆 사람에게 넘겨주는 드리프트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손에 6장이 될때까지 반복한 후, 2장을 버리고 최종 4장씩 들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자신만의 작전을 짜는 재미가 있습니다. 뽑기 운도 많이 줄어들지요.
2. 기차 카드를 가져오고 선로에 놓는 것은 동일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선로의 색깔입니다. 경기도, 충청남/북도, 전라남/북도 등 도별로 선로 색이 다릅니다. 뭘 의미할까요?
일단 어떤 친구가 주황카드를 계속 모은다면 어느 구역의 길을 놓으려고 하는지 눈에 확 띄게 됩니다. 파란 카드만 바닥에 남아있고, 아무도 가져가지 않는다면 그건 강원도쪽 목적지 카드를 아무도 갖고 있지 않다는 뜻이 됩니다. 그럼 강원도로 우회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겠죠.
3. 선로 하나를 완성할 때마다 점수를 올리는 것 외에, 지역별 득점판에 자신의 기차 하나를 올릴 수 있습니다. 방금 빨간색 4개짜리 선로를 완성하면 빨강 4에 자신의 기차를 올리는 것이죠. (이 다음에 다른 사람이 빨강 4를 완성하더라도 이미 자리가 차 있다면, 그보다 작은 숫자의 칸에 놓아야 합니다.)
게임을 다 끝내고 나면, 각 색깔별 구간에 놓은 기차 점수들을 다 합산합니다. 흰색선로에서 가장 점수가 많은 1등은 +10점, 2등은 +6점, 3등은 +4점 식으로 추가 점수를 받습니다. 노란색에서도, 빨간색에도 같은 방식으로 추가 점수를 받습니다.
이 점수의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지역별 득점판을 계속 주시하면서 무슨 색의 몇 짜리 선로를 완성해야 좋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과거 티켓투라이드 게임에서는 다른 사람이 놓으려고 하는 길을 선점하는 것만이 견제가 되었는데, 이제는 자기 길만 완성하더라도 어느 색깔을 공략하는지에 따라 간접적인 견제가 가능해졌습니다.
4. 이 외에, 각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시 +1, +2, +3이라고 적힌 고속열차 카드를 한장씩 받고 시작합니다. (총 3장)
이 카드는 일회용인데 3가지 용도로 사용가능합니다. 첫째, 기차카드를 고를 때 고속열차카드를 제출하면 해당숫자만큼 열차카드를 더 열어보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둘째, 목적지 카드를 고를 때 해당숫자만큼 목적지 카드를 더 열어보고 선택합니다. 세번째 용도로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방금 5칸짜리 선로를 완성했더라도 +3의 고속열차카드를 제출하면 지역별 득점판의 5+3=8번 칸에 자신의 기차를 놓을 수 있습니다. 이 카드를 언제 사용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해본 어떤 티켓투라이드보다 상호작용이 많고, 역동적인 게임이 되었습니다.
지도의 도시명 외에는 언어 요소도 거의 없으니, 영문판으로라도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