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와 모든 과제가 끝나고.. 여유가 생긴 이 시점에서! 저는 동아리 사람들 중에서 하루 종일 보드게임을 즐길 일명 "보마카세" 팟을 모았습니다. 총 6명이 모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이 흥분되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씻고, 오늘 룰 설명 많이 해야돼서 아침밥도 든든하게 먹고, 모임 장소(대학교 라운지)로 이동했습니다.
모임 시간은 10시였는데, 버스 환승을 기깔나게 해서 한 20분 일찍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보마카세 메뉴를 세팅하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사물함에 있는 보드게임을 주섬주섬 들어서, 일렬로 쭉 진열해봤습니다. 이렇게 두고 보니 이 예쁜 내 보드게임들을 학교 사물함에 두는게 살짝 미안해지더군요..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보드게임을 위한 진열대를 장만하고 싶습니다.
여튼! "보마카세"의 첫 메뉴는 바로 윙스팬이었습니다.
오늘의 보마카세 손님은 학교 후배님들입니다. 흔쾌히 와준 것이 너무 고마워서 소소하지만 아메리카노 하나씩 증정했습니다. 윙스팬은 4인플을 했는데 저를 포함한 한 명은 이미 윙스팬 플레이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뉴비분들을 대상으로 열심히 설명하였습니다. 윙스팬은 테마도 알록달록하고 새가 이뻐서 뉴비들 입문시키기 좋은 것 같습니다. 또한, "살짝 어려운 스플렌더"라고 설명하면 대부분 스플렌더를 해봤기 때문에 꽤 잘 이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룰 설명 끝나고 바로 게임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고 똑똑한 후배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ㅎㅎ 물론 1등은 제가 했습니다. 하다보니까 승부욕이 붙어서 설렁설렁하는 것이 힘들더라구요 ㅋㅎㅋㅋ
윙스팬 끝나고 나니까 12시 정도 되었는데 학교 근처 순두부찌개 맛집 가서 배 채우고 2차전에 돌입했습니다. 2차전은 푸에르토리코입니다!
점심 때 후배 1명이 합류하여 총 5명이 되었기 때문에 푸에르토리코 5인플을 진행하였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2명이 푸에르토리코 완전 뉴비이고 저를 포함한 나머지 3명은 푸에르토리코 경험자였습니다. 뉴비 배려를 위해 보드게임판도 뉴비들을 위해 돌려놓고 설명을 진행했습니다. 푸에르토리코가 생각보다 룰 설명도 오래 걸리고 이해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잘 따라올 수 있을까? 싶었지만 정말 잘 따라오더군요!! 뿌듯했습니다 :) 정면에서 오른쪽 앉은 후배님은 이번 게임을 통해 창고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합니다. 게임 진행하면서 설탕만 20개 버리고 좌절하더군요.. 저도 푸에르토리코 처음할 때 커피 몰빵했다가 커피 4~5개씩 버린 기억이 있어서 그 이후로 창고의 중요성을 깨달아버렸습니다. 분명 이 후배님은 다음 플레이때 창고부터 집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2등을 했습니다. 제 오른쪽에 앉은 후배님이 항구, 조선소를 통해서 점수 복사를 해버려서... 아쉽게 2등을 했습니다. 하지만, 등수가 중요하지 않죠! 이렇게 푸에르토리코를 5명에서 행복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참 축복인 것 같습니다.
푸에르토리코가 끝난 이후 제 동기 1명이 추가로 합류하여 6명이 되었습니다! 아그리콜라를 6명이서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3명 3명 쪼개서 아그리콜라 & 테라포밍마스를 플레이했습니다. 아까와 다른 점은 저도 아그리콜라가 처음이라는 점입니다! 4일 전에 직거래를 통해 아그리콜라를 구매하였기 때문에 저도 아그리콜라가 경험이 없었습니다.. (뜬금 없는 소리긴 한데 소, 돼지, 양 정말 귀엽죠 ㅎㅎ) 오늘 아그리콜라 플레이를 위해 어제 저녁부터 유튜브로 룰을 배우고 아레나 가서도 튜토리얼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안 해본 게임을 제가 설명하려니까 너무 힘들더라구요... 저도 제가 맞게 설명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보자! 라는 마인드로 룰북을 펼치고 천천히 해봤습니다. 처음에 직업 카드 7장과 보조 설비 카드 7장을 받았을 때 그 막막함이란 설명할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떤 행동이 최적 행동인지 감도 안 잡혔습니다. 게임이 끝날 때까지 아무도 가족을 늘리지 못했고, 저만 급하게 가족을 늘리는 칸에 가족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1명 제외하고 농사도 못 짓고.. 거의 농지가 비어져 있었습니다. 아그리콜라 가족 먹여살리기가 이렇게 힘들구나..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게임 결과는 후배 1: 14점, 나 : 9점, 후배 2 : 8점으로 처참한 성적표였습니다. 분명 플레이하면서 머리에 쥐날 것 같고 어려웠지만.. 결국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재밌다" 였습니다. "어려운데 재밌습니다." "다음 번에 하면 지금보다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뭔가 공략을 배워야할 것 같습니다." 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며 컴포넌트를 정리하고 아그리콜라를 마쳤습니다.
혹시 아그리콜라 고수분들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초보자들이 어떻게 아그리콜라를 플레이해야 하는지, 팁은 무엇이 있는지 친절히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옆에서는 테라포밍 마스를 플레이했습니다. 다행히 동기 형이 테라포밍마스를 저랑 플레이 많이 해봐서 룰설명까지 잘해주었습니다. 오늘도 테라포밍 마스 유저를 늘렸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ㅎㅎ
오늘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쉼 없이 보드게임에 푹 빠질 수 있었습니다. 다시 내일부터 현생에 돌아가서 과제와 공부를 해야겠지요.. 하지만, 이런 보마카세를 즐길 주말은 다시 온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