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임입니다. 캐스캐디아와 상당히 유사한데 제 인상으로는 거의 글룸-사자턱 느낌의 단순화/대중화 관계에 있습니다. 물론 캐스캐디아가 먼저 나왔고 이 게임이 글룸 본판에 대응하지만요. 하모니즈도 비교 선상에 있던데 제가 아직 안해봐서 모르겠습니다ㅜ
게임 개요
캐스캐디아가 추상게임으로 분류될 정도로 룰을 단순화해 타일놓기/패턴 만들기에 집중한 게임이라면, 이 게임은 백빌딩 메커니즘을 추가해 오픈마켓(?)에서 동물을 데려오는 방식이네요. 대신 그 빌딩 자체는 기초적인 수준입니다.
토큰 자원은 4종류입니다.
돈 : 토큰을 삽니다. 당연히 고밸류 돈 토큰도 판매합니다.
과일 : 동물을 데려오는데 쓰입니다. 수생동물도 육식동물도 모두 과일을 먹습니다.
잎 : 서식지 타일이나 나무 토큰을 삽니다. 육상동물도 간혹 나무를 요구합니다.
물 : 연꽃이나 자연카드를 삽니다. 카이만 악어나 개구리 등도 구매 비용에 물이 들어갑니다.
나무나 연꽃은 정글과 강 생태계를 강화하는 용입니다. 동물 중에 이들과 페어로 점수를 주는 애들이 있습니다. 또 구매할 때 올리는 트랙은 그 자체로 점수를 주며 보너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자연카드는 점수 조건을 추가해주는 풍경카드와 즉발효과가 있는 곤충카드가 있습니다.
동물들은 서식지 조건에 따라 점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가령 같은 서식지에 나무가 몇 개 있는지, 다른 동물이 몇 마리인지, 재규어는 인접한 동물의 수로 점수를 얻는 등 정글생태계의 정점임을 암시하는 점수 조건이 있습니다 ㄷㄷ
게임은 참고로 8종의 동물 중 5종이 다 떨어지면 끝납니다. 많은 덱/백 빌딩 게임들이 그렇듯 게임 종료시점을 선형적으로 투사했다간 큰코다치죠.
감상평
1. 미플이 예쁘다.
미플은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도 여럿 있습니다.
일단 게임 목적이 교란되는걸 느꼈네요. 백빌딩도 가져오고 패턴 퍼즐링도 있으면 전략이나 선택 최적화의 필요가 다분하게 느껴지는데, 게임을 하다보면 그건 모르겠고 귀여우니 개구리를 데려올래~하는 충동이 여러번 들었습니다. 사실 생태계 조성하여 보존 점수를 받는 게임이라면 생태계를 더 건강하게, 조화롭게 가꾸는게 맞는데 하나의 득점 메타를 파는게 점수는 더 잘 나오는 설계인 것도 좀 아쉽습니다.
다양한 종의 동물이 미플로 제작되었으나 결국 게임에서 보는 것은 공용 동물 8종과 시작할 때 고르는 특수 동물 한 종이 다입니다. 하우스 룰로 특수 동물을 마켓에 놓는 방법도 고민하게 됩니다.
미플은 예쁜데 일러가 특출나지는 않습니다. 특히 생태계는 다양성과 조화가 있어야하는데, 다 만들었을 때 시각적으로도 그렇게 조화롭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마 실사체(동물 카드)와 데포르메(지형과 미플)가 혼재함에서 나오는 불편함도 조금 있고, 전체적인 색감 배치가 살짝 아쉬운 것도 같습니다.
2. 재미는 있으나 깊이는 부족하다.
게임은 분명 재미있습니다. 입문자들에게는 매우 추천합니다. 다만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이미 다 해본 요소이고 성공 공식을 큰 고민 없이 차용한 느낌이 있습니다. 가령 위에서도 언급했듯 게임 엔드 포인트가 너무 도미니언이다ㅋㅋ ㅜ 저라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많은 경우 이 방법 저 방법 고민했는데 결국 처음 아이디어가 최선일 때도 많죠. 약간의 개선을 위해 잔룰을 넣었다가 재미나 게임성 전반이 떨어지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도 연구의 결과로 하나 정도는 탁월한 부분이 보일 수 있는데 그런게 없었네요.
마치 챗지피티에 이 메커니즘으로 이런 테마의 게임을 만들어줘-해서 나온 게임 같아요. 물론 저는 챗지피티보다 보고서 못쓰는 사람입니다.
3. 업글은 필수.
기본판 펀치보드 나무/연꽃 컴포는 고퀄의 미플과 대비되어 더욱 초라해보이더라고요. 미니 확장도 룰이나 모듈을 추가하는게 아니라 부담 없고요.
토큰 트레이나 discard boat도 펀치보드 재질로 제작되는데 안그래도 까짐이나 백화에 약한데 3D 컴포다보니 모서리가 더욱 금방 닳을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이것도 나중에 3D 프린터로 제작하는게 좋을 수도 있겠네요.
마무리
게임성 : 7
아트웍 : 9
유사 게임들에 대해 비교우위가 있다고 생각하고 어쩌면 자주 돌릴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게임 자체도 비싼데 감가상각도 좀 있어서 구입 시 이점 고려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참고로 지금 긱스에서 웨이트 2.95로 나오는데 제 경험 상 2점 초중반에 더 가깝습니다.
비와서 습한 날 정글 브금 틀고 해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