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르므르

블로그

쪽지

250413(일) 친구들이랑 같이 레벨업하는 보드게임(윙스팬 본판+유럽+오세아니아.버건디의 성 SE)

445 조회

2025.04.14 16:52

(기록용 겸 일기장)

오늘 주위 지인분들 중 한 분께서 집벙 한번같이 하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게임을 돌렸습니다. 원래는 제 친구 ㄱ*ㅈ양과 지인 두 분 ㅇ*ㅈ양, ㅇ*ㅎ양과 같이 하려 했지만 ㅇ*ㅎ양이 당일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불참하게 됐네요.

'윙스팬/버건디의 성 SE'을 요청하셔서 두 게임을 메인으로 진행했는데, 두 게임만 해도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려서 아쉬웠습니다.

1. 윙스팬 본판+유럽+오세아니아 확장 / 3인

윙스팬의 테마는 연구원, 조류관찰자, 조류학자, 조류학자가 되어서 각자의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새를 찾아 모으는 것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규칙설명하면서 새 카드 효과를 사용하면서 본인의 개인판(각자의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새를 최대한 깔아놓는 방법으로 게임을 진행해보라고 설명을 덧붙였어요.

ㄱ양과 ㅇ양 모두 윙스팬이 처음이긴 했는데 어느정도 다른 게임들을 해본 경험들이 있어서 아시아 확장만 빼고 바로 진행했습니다. 아시아 확장 포함해도 사실 상관은 없지만 카드풀 어차피 다 쓰지 못할 것 같아서 섞기 귀찮았어요...

윙스팬은 총 4라운드로 게임이 진행되고 1~4까지의 각 라운드 동안에는 목재큐브로 표현되는 행동을 각 8~5번 수행하게 됩니다.

행동종류는 크게 4가지: '새 놓기/먹이 얻기/알 낳기/새 카드 뽑기'로 나눠집니다.

1. 새 놓기

본인 손에 들고 있는 새 카드 중에 하나를 맞는 서식지에 필요한 먹이비용과 필요한 알 비용을 지불하여 배치.

2. 먹이 얻기

공급처가 아닌 모이통에 놓여있는 먹이 주사위를 빼가면서 해당하는 먹이를 공급처에서 가져오기.

3. 알 낳기

향후 새 놓기 행동이 필요하거나 점수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알을 낳아 새 카드 위에 배치하기.

4. 새 카드 뽑기

조류덱에서 새로운 새 카드 뽑기.

또한, 행동 과정은 새가 배치되지 않은 좌측부터 행동큐브를 배치하여 각 서식지에 놓인 새 카드들의 갈색 능력을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차례차례 활성화합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윙스팬이 엔진빌딩 요소를 포함한다고 보는 것 같아요. 제가 테라포밍마스나 아크노바 같은 게임은 아직 해보지 않아서 엔진빌딩의 콤보가 어떻게 잘 갖춰지는지 고점을 겪어보진 않았으나 윙스팬만으로도 어떤 효과를 쌓아나가는 게 좋을지 고민하게 되는 재미가 느껴집니다.

이 날 게임할 때 차례차례 큐브를 옮겨가며 활성화 효과 생각하라는 의미에서 물에 조약돌 튕기듯이 퐁퐁퐁퐁 의성어를 붙여주면서 했더니

ㄱ양: 퐁퐁퐁퐁 뭔데ㅋㅋㅋ 그거 네가 만든 거야? 어린애 취급하는 거야?

나: 기억하라고... 노틸 궁

ㄱ양: 뭔데ㅡㅡ?

나: 머쓱...

이 날은 오세아니아 확장을 포함하여 당밀이 있었는데, 당밀이 먹이토큰 중에서 아무 먹이로도 사용할 수도 있고 게임 끝에는 점수요소도 있어서 좋다고 말을 했지만 ㄱ양 ㅇ양 모두 적극적으로 챙기진 않았네요.

아 물론 어쩌다보니 모이통 주사위가 제 앞에서 리셋되는 경우가 많긴 했지만...

나: 오 뭐야, 당밀 남아있네? 당밀 개꿀~ 먹이 얻기 행동으로 당밀 2개 챙겨갈게요~~ 딱따구리랑 진박새 효과로 무척추동물이랑 씨앗도 같이 챙겨갈게요~~~

ㄱ양: 아 당밀 왜 너만 챙겨ㅡㅡ. ㅇ님, 쟤 먹이 얻어가는 거 진짜 꼴보기 싫지 않아요?

ㅇ양: ㅎㅎㅎ당밀을 다 가져가서 혼자만 써버리긴 하는데. 저거 누가 견제 좀..

나: 여러분 윙스팬은 서로 견제하는 게임이 아니에요. 카드 효과들도 서로 상부상조하는 카드들이 많다고요!

ㄱ양: 아 왜 이렇게 도움되는 카드들은 쓰기가 싫지? 그런 카드들 계속 버리고 있어.

윙스팬 일러스트가 이쁘고 카드 밑에 적혀있는 해당 새에 대한 tmi도 적혀있어서 카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테마적으로 해당 새의 알 낳는 개수에 비례해서 올려둘 수 있는 알의 개수가 정해져있거나 당밀의 경우엔 당밀의 주위에 다른 동물 개체들도 모일 수 있으니 포식자 새들에게도 조커로 사용할 수 있다고 규칙서엔 써있었습니다.

포식자 새 카드 밑에 새가 깔리면 포식행동을 한 것이고, 작은 새 카드 밑에 새가 깔리면 무리를 짓는다고 엮은 점을 보면 테마를 엮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 날은 제가 보너스 카드를 2장 더 얻게 되면서 보너스 카드 점수도 챙기고, 당밀토큰을 견제 안 받으면서 점수를 잘 받아 1등을 했네요. 지금 보니 보너스 카드 한 장 점수를 잘못 적용해서 2점 깎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이전에 모임에서 윙스팬 본판만 해봤을 때에는 먹이 주사위 요소가 조금 답답하기도 하고 카드 효과도 심심하다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확장을 포함하니 먹이토큰 답답함이 사라지기도 하고 카드 효과도 다양하게 써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후반 부에 알 낳기 행동만 하게 되는 문제점도 크게 없는 것 같았어요. 아시아 확장에서는 활성화 효과 중 '3번까지 ~도전해서 점수 얻거나 실패하면 다 잃기.' 이런 효과의 카드들이 있었는데 확장 포함할수록 효과가 다양해서 재밌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윙스팬은 중앙보드판 위에서 다이나믹하진 않아도 나만의 길을 추구하며 소소히 힐링하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유튜브 새덕후 채널의 구독자이기도 해서 새 테마를 다룬 윙스팬이 한층 더 재밋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2. The Castles of Burgundy: Special Edition / 3인

ㅇ양이 집벙 요청하면서 오랜만에 전략게임 하고 싶다고, 버건디의 성을 재밌게 했던 기억을 꺼내시길래 SE버전 꺼냈습니다. SE버전 꺼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쁘긴 이쁜데 밑에 있는 확장요소까지 꺼내고 세팅하기에는 귀찮긴 하네요.ㅜ

버건디의 성 테마는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 영주가 돼서 본인 영지(개인판)을 발전시켜 나가는 게임입니다. 많은 게이머분들께서 버건디의 성을 테마가 안 느껴지는 게임이라고 말씀해주시지만 저는 최대한 테마가 느껴지게끔 설명하거나 덧붙여주려고 합니다.

가령, 배 타일은 한강 유역처럼 배를 통해 물자를 수송해오거나 교역이 활발해져서 선턴을 잡을 수 있다든지, 가축타일은 당시의 주된 경제가 농.축산업일테니 규모의 경제를 이루듯이 같은 가축으로 구역 만들면 점수가 뻥튀기 된다든지. 건물 타일은 같은 마을 구역 내에서 같은 건물이 2개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든지... 너무 건조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붙였던 것 같아요.

버건디의 성 플레이 시 주사위 행동은 크게 4가지입니다.

1. 중앙보드판에서 타일 가져오기

중앙보드판에서 각 주사위 눈에 배치된 타일 중 하나를 본인 창고에 가져오기.

2. 개인보드판에 타일 배치하기

본인 창고에 있는 타일을 본인 기존 영지에 이어지고 해당 타일의 색과 주사위 눈을 맞춰 사용하여 배치하기.

3. 상품 판매하기

주사위 눈에 해당하는 상품 판매하기.

4. 일꾼 2명으로 교환하기

주사위 1개를 일꾼 2명으로 교환합니다.

두 분이 각자 1번씩 버건디의 성을 해봤어서 저는 그래도 '규칙은 단순하니까 괜찮겠지? 타일 효과는 참조표 참고하고 주사위 눈만 쓰는 게임이니까 오늘 한번 포도밭 확장해볼까?' 했는데

나: 여러분, 버건디의 성 규칙설명 필요해요? 그래도 해보셨으니까 맵 바꾸고 포도밭 확장도 넣어보려 하는데.

ㅇ양: ㅎㅎ...한 지 오래돼서 다시 한번 설명 좀요. 포도밭 확장도 넣어보고 해보죠ㅎㅎ

나: 아 버건디는 주사위 눈 활용해서 타일 가져오고 타일 배치하고... 각 타일 색상마다 효과 있으니깐 쓰고싶은 효과 참조표 보시면서 참고하시고... 이제 어렴풋이 기억나시죠? 그럼 이제 포도밭 확장은 포도밭 타일....

ㄱ양, ㅇ양: 😦

나: 아ㅎㅎㅎ 포도밭 확장은 빼소 맵만 2번맵으로 바꿔보죠.

포도밭 확장 설명하면서 표정 보니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무역로 확장요소만 추가하고 2번맵으로 플레이 했습니다.

저는 주변 분들이랑 버건디 할 때에는 갖고싶은 거 가져가시라고 선턴 양보하는 편인데, 규칙설명 하다보면 먼저 하시길 꺼려하는 분들도 계셔서 첫턴으로 게임을 시작했네요.

ㄱ양: 아 나 왜 마지막이야?! 나 가져갈 타일 없어. 강 타일도 왜 다 없어? 왜 다 가져가?

나: 너가 나 선턴줘서 시계방향... 내 주사위 눈금이 강타일 가져갈 수밖에 없었어. 다음 페이즈 때 강타일 꼭 가져가^~^ 나 안 챙겨갈게.

이번에 저는 그냥 남아있는 건물(베이지)타일 위주로 챙기면서 후반 수도원(노랑)타일 점수를 부풀려보자라는 생각으로 했던 것 같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방도 더워지고 시간이 흘러 지치다보니 중간에 사진은 많이 못 찍었네요.

중반부까지는 점수트랙에서 꼴등에 있었는데 중반부터 모으기 시작한 가축(연두)타일도 잘 따라오고 주사위 눈도 잘 따라와줬습니다.

ㅇ양: 오 이제 점수 쫓아온다..! 가축 견제해요!

ㄱ양: 저 이미 가축 다 채웠어요ㅜ 나 역전해서 가지마!

ㅇ양은 초반부터 후반까지 거의 강타일 선점해가면서 선턴 잡아서 원하는 대로 잘 꾸렸던 것 같아요. 마지막에 봤을 때에는 3인 중 타일 가장 꽉꽉 채웠습니다. 확실히 본인이 쓰고싶어하는 수도원 타일 효과 쓰시면서 타일 콤보액션도 챙기시는 걸 보니 게임 잘 하시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중간에 콤보서순을 잘못 계산하였던지 동물타일 점수를 같은 동물로 배치하지 않은 상황이 있었는데,

나: 엇, 이거 근데 왜 이렇게 했어요? 이거부터 먼저 하고 했으면 같은 동물로 점수 더 터졌을텐데...

ㅇ양: 아? ㅎㅎㅎ롤백 가능한가요..?

나: 어... 괜찮은데 타일이랑 주사위 순서 기억하세요? 기억하시면 천천히 롤백해보죠.

ㅇ양: 앗.... 그냥 진행하죠ㅠ

평상시 즉흥적인 플레이를 많이 하던 ㄱ양은 오늘따라 계획을 길게 세웠던지 고민을 길게 하더라고요. 고민도 길게 하면서 하고 싶었던 게 얼마나 많았던지 뭐하지? 뭐하지?를 계속 남발해서 제가 조금 답답했습니다.

나: 무슨 버건디에 고민을 3분 넘게 해... 주사위 2개 쓰는 거에다 너 지금 선턴도 아니잖아. 생각했던 거 있으면 얼른얼른 해. 🙁

ㄱ양: 아 나 욕심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이거 할까 하면 저것도 하고싶고ㅠ 뭐하지!!!

ㅇ양: ㄱ님, 생각했던 플레이 찬찬히 해보세요ㅎㅎㅎ

오늘은 결국 제가 202점, ㅇ양 201점, ㄱ양 197점으로 마무리 됐습니다. ㅇ양이 중간에 가축타일 서순만 잘 짰어도 이겼을 판이라 아쉬움이 컸던 것 같아요. 오늘 의도하지 않게 두 게임 다 1등을 해버렸어요. 그래도 근소한 점수 차이의 결과라 아쉬움이 더 커서 다음에 또 하자고 하겠죠? 재미 느끼면서 아쉬움이 남아있으면 이득~

저는 버건디의 성 할 때 다이스타워에 한번에 주사위 굴리는 이유가 다른 사람 턴에 고민하고 있으라는 의미에서 다 굴려놓습니다. ㄱ양은 다른 사람의 플레이에도 관심이 많아서 잘 구경하고 잘 챙겨주는데, 오늘은 본인도 고민 시간이 길어져 장고요소가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버건디의 성 할 때 이득보는 서순 짜는 걸 너무 다양하게 생각하다보니 스스로 머릿속이 꼬인 듯한 모습이었어요.

버건디의 성 룰마할 때 느끼는 푸념이지만, 각자의 타일 효과나 점수 충족은 어느정도 본인도 양지하고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타일 효과 참조표 참고하고 옆에서 챙겨준다해도 하다보면 특히 수도원 타일의 패시브 효과는 중간부터 제가 챙기기 힘들더라고요ㅜㅜ 그리고 구역점수 완성했을 때에도 제가 다 챙기고 있다보니 계속 상대방 두는 것 지켜보고 있다가 구역 완성됐으니 점수 올려주고, 그 후에 제 플레이 생각하고ㅜ

저도 놓치고 있다가 뒤늦게 구역 완성했는데 점수 반영했냐는 물음을 받으면 게임이 익숙하지 않은 상대방 상대로 점수 계산 안 해준 미안한 마음이 들다가도 점수 났다고 생각되면 말이라도 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