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동구매였지만 살아남은 게임, 시티즈
시티즈는 제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충동구매한 보드게임이에요. 구매 계획은 전혀 없었지만, 디자이너에 스티 브 핀이 포함되어 있는 걸 보고 망설임 없이 장바구니에 넣었어요.
사실 저는 스티브 핀의 게임을 세 개나 가지고 있거든요. Alpujarras(2023), Floriferous(2021), Fisheries of Gloucester(2023)를 보유 중인데요, 보드게임 긱 평점은 조금 아쉽지만, 저에겐 다 괜찮은 게임들이에요. 그리고 이번 시티즈가 네 번째가 되었네요.
이번에도 딸아이와 함께 플레이했어요. 시티즈 박스를 열자마자 딸아이가 “와! 이거 예술이다!”라고 외쳤는데요, 왜 그런지 물어보니 “예쁜 게 예술이야”라고 하더라고요. 색감이 너무 마음에 든다고요.
두 번 플레이해봤는데, 사실 게임 자체는 복잡하거나 특별한 건 없었어요. 일꾼을 놓고, 타일이나 점수 기준 카드, 건물 중 하나를 선택해 배치하는 방식이에요. 심플하죠.
하지만 이 게임만의 매력 포인트도 있었어요.
-매 라운드마다 점수 기준 카드를 새로 가져오는 구조,
-게임마다 기준 도시가 달라져서 매번 다른 빌드업 느낌을 주는 점,
이 두 가지 요소 덕분에 단순한 구조 속에서도 매번 새로움이 생기더라고요.
턴 진행은 아주 부드럽고 쉽지만, 선택과 배치 과정에서는 적당한 고민이 따랐어요. 비주얼도 예쁘고, 비 보드게이머 분들에게도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 웨이트 2점 초반의 게임을 좋아하는 저에게도 약간 심심한 느낌도 있었지만, 딸아이는 “편하게 게임하면서 생각도 할 수 있어서 재미있고 좋았어”라며 너무 예쁘니 팔지 말고 가지고 있자고 하네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초등학생이나 비 보드게이머들에게 정말 잘 맞을 것 같아요. 그래서 와이프와 함께하기 위해 이 게임은 남겨두기로 했어요. 저도 괜찮았고요. 2인플도 무난하지만, 3인 이상이면 더 재미있게 느껴질 것 같아요.
시티즈가 살아남았으니, 누군가는 이제 떠나야겠네요. ‘오딘을 위하여’를 방출하면 게임 2~3개는 더 살아남을 수 있는데... 이건 정말 고민이에요.
또 한 주가 지나가네요. 다들 특별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