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사장님이 된 날, 키친 러시 플레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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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12:47

안녕하세요! 최근 딸아이와 플레이했던 게임 중에 인상 깊었던 게임이 있어요. 바로 키친 러시입니다. 저희는 실시간 협력 게임을 처음 해봐서 그런지, 재미있고 강렬한 경험이었어요.

키친 러시는 레스토랑 주방을 운영하는 실시간 협력 게임입니다. 주방 운영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의 명성, 직원 임금, 수익까지 모두 관리해야 해서 저희 가족에게는 "어려운 게임"처럼 느껴졌어요.

이미 오래된 게임이라 많은 분들이 잘 아시겠지만, 실제로 난이도가 절대 쉽지 않아요.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프로모 일부를 포함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작하자마자 패배를 직감했어요. 결국 1라운드까지만 진행한 시도를 두 번이나 반복한 후에야 본격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대화가 필요한 게임>

이 게임은 라운드 중에도, 라운드 사이의 계획 단계에서도, 그리고 게임이 끝난 후에도 대화가 참 많았어요.

“아빠, 우리 돈이 너무 부족해. 장 봐야 하는데 사무실에 돈이 하나도 없어.”
“어. 그러네. 방법이 없을까?”
“아빠! 내가 어떻게 알아? 아빠가 알지. 급하다고! ”
“그럼 2원만 그냥 넣을까?”
“그러면 재미없잖아!!”
“왜 짜증을 내고 그래?”

급하고 긴장감이 넘쳐 4라운드 내내 이런 대화가 많이 오갔어요.

<플레이 후기>
프로모 카드를 추가해도 결국 '쉬움' 난이도를 클리어하지 못했어요. 받은 돈은 인건비로 전부 빠져나가 장보기도 힘들더라고요.

게임 중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뭘 먼저 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몇 초간 멈춰 있었던 적도 많았어요. 그 시간만 줄였더라면 쉬움 정도는 클리어할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게임 후 딸아이와의 대화>
게임이 끝나고 정리하면서 딸아이에게 "오늘 게임은 어땠어?"라고 묻자마자, 딸아이가 쉴 새 없이 이야기를 쏟아내더라고요.

“너무 재미있어! 컨셉도 마음에 들고, 진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 같아 재미있었어.”
“실시간으로 바빠서 긴장이 되긴 했는데 그게 재미있었어. 바쁘고 긴장해서 손에 땀 엄청 났어.”
“그리고 다른 사람도 시켜보고 싶어. 급하니까 그 사람 성격이 다 드러날 것 같아.”

저도 재미있게 플레이했지만, 아이가 느낀 재미는 저보다 더 큰 것 같았습니다.

<특별했던 점>
다른 보드게임을 할 때는 딸아이가 첫 플레이에서 게임을 주도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저를 주도하더라고요.

“아빠, 이번에는 채소랑 양념을 많이 사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까 내가 알바생 데리고 설거지할게. 아빠는 지배인 주문서로 2원 벌어줘. 내가 그걸로 양념이랑 채소를 살게. 그리고 아빠는 빨리 5원짜리를 만들어서 납품하면 돼!”

이렇게 저를 주도하며 잔소리(?)를 하는 모습이 순간 사장님처럼 느껴졌습니다.

<마무리 생각>
예전부터 구매를 고민했던 게임이라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구매했는데, 저희 가족에게 딱 맞는 게임이라 너무 뿌듯했어요.

특히, 다른 분의 댓글에 "정신없이 돌아가는 주방을 잘 표현했고, 하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라는 댓글이 있었는데, 실제로 플레이해보니 120% 공감이 됐습니다.

저희 집 기준으로는 게임 클리어가 어려운 편이라 확장을 바로 포함하기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쉬움 난이도를 클리어하게 된다면 디저트 확장과 프로모도 꼭 함께 플레이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