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323년 여름
바빌론의 궁전 안 32세의 젊은 청년이 고열에 신음하고 있었다. 그를 충직하게 따라온 장군들은 왕의 쾌유를 빌며 주위를 지켰다.
그러다 누가 물었다. "왕이시여, 누구에게 왕좌를 물려주시겠습니까"
죽어가는 청년은 마지막 숨을 내뱉으며
"가장 강한자에게"
그순간 임종을 지키러 온 충직한 장군들의 눈은 다같이 반짝였다.
페르시아, 메디아, 박트리아, 스키타이, 파르티아, 코라스미아, 히르카니아, 더 나아가 카스피해를 지배했고, 힌두쿠시 산맥을 넘어 행진했고, 옥수스와 타나이스 강, 심지어 인더스 강을 건넌 왕 알렉산더는 그렇게 죽었다. 사인은 말라리아, 가장 위대한 인간이 모기 한마리에 죽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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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날 플레이한 계승자들 간단후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참여자는 나우만, 미음, 화이트, 크림키, 초침님이었습니다.
계승자들의 시대적 배경은 알렉산더 대왕이 후계를 남기지 못하고 32세에 급사하자, 장군들이 각자 후계자를 자처하며 벌인 디아도코이 전쟁입니다. 아무래도 조금 생소한 시대적 배경이라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도 여기 나오는 인물들을 다 알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저도 셀레우코스, 프톨레마이오스 같이 제일 유명한 사람 둘만 알고 나머지는 다 이름이 낯설어 처음 플레이할 때 조금 버벅였습니다.
셋팅 모습입니다. 5명이 장군 2명을 고르기에 총 10명의 장군이 자리를 잡습니다.
저의 장군은 메디아 총독인 페이톤 트라키아 총독인 리시마코스 맵 동쪽 끝과 서쪽끝에 있어서 둘이 만나는 일은 없었습니다.
크림키님의 안티고노스가 정벌하러간사이에 수도가 털렸습니다 ㅋㅋ병력을 본진에 두고가지 않으면 이런일이 종종 벌어집니다.
안티파트로스가 약해진 틈을 타 뒤통수를 때려주었습니다. 패한 안티파트로스는 그 턴 동안 다시 나올수 없기에 마케도니아는 무주공산이 되었습니다. 바로 마케도니아 공성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마케도니아의 수도는 항구도시라 함대를 소유하지 않으면 주사위 보정치 -1 을 받습니다. 저는 뚜벅이라 -1을 계속 받으면서 공성을 했고 주사위 억까와 함께 마케도니아 공성에 실패하고 꽤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ㅠㅠ
한편 소아시아에서는 크림키님의 페르디카스가 가지고 시작하는 알렉산더 대왕의 유해를 모시며 계속 서진중입니다. 각 플레이어들은 알렉산더의 유해를 묻을 수 있는데 가장 최고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마케도니아의 펠라까지 유해를 가져가 묻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빌론에서 마케도니아까지의 길은 멀고도 험하죠.
어느새 트라키아까지 들어온 페르디카스. 계승자들을 끝내는 즉시승리 방법이 정통성 18점을 얻거나 승점 20점을 얻는건데 지금 크림키님의 정통성은 8점! 알렉산더의 유해를 마케도니아 헬라에 묻으면 정통성을 10점주므로 게임이 즉시 끝나게 됩니다. 크림키님의 승리를 막기 위해 각 세력이 페르디카스를 3면포위했습니다.
이때 화이트님이 몹시 강력한 은방패부대를 고용하는 카드를 사용해 크림키님을 저지하고 알렉산더의 유해를 갈취해 자기 지역인 마케도니아에 묻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되니 크림키님이 배달해준 꼴 ㅠㅠ
알렉산더 쿠팡배달을 받은 화이트님이 정통성 17점으로 역시 즉시승리에 가까워진 상황. 이제 반화이트 연합군이 만들어집니다.
한편 저는 알렉산더의유해를 묻으러 간 페르디카스가 비우고 간 바빌로니아를 냠냠하기 시작합니다.
또 미음님의 약한 군대를 처단하러 아시아로 건너간 리시마코스! 저는 거의 싸우지 않고 이민족 토벌만 해서 군대가 쌩쌩한 편입니다.
이때 미음님이 이집트를 점령해 순식간에 19점! 즉시승리까지 단 1점이 모자랐습니다 ㅠㅠ 19점의 미음님도 남하하는 화이트군의 군홧발에 눌려 포에니케와 코일레시리아를 뺏기고 다시 세력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때다 싶은 저는 권력의 공백을 이용해 제 군대를 몰아쳤고 바빌로니아를 제 세력권 안에 들였습니다. 다음턴에 바빌론이 점령되면 +4 또 프리기아 점령하면 +2 보너스+2로 제가 20점이 될수도 있었던 상황!! 하지만 시간은 벌써 6시반 ㅠㅠ 7시에 다음 일정이 있어서 저는 이상황에서 가봐야했답니다...ㅠㅠㅠ 알고보니 화이트님의 방해하는 카드가 있어서 즉시승리달성도 쉽지 않았다하더라고요 결국 게임은 은방패부대를 보유한 화이트님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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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승자들 꼭 해보고 싶었던 게임인데 제가 워게임 캠프 참가 못하는 날에만 돌아가서 꼭 다음에는 계승자들 하겠다! 마음먹었는데 하게되었습니다. 기대한대로 정말 재밌는 게임이었습니다. 5명이나 되는 플레이어들이 서로 밀고 당기고 합종과 연횡을 번갈아가며 합니다. 상투적 표현이지만 어제의 친구는 오늘의 적! 각자 돌아가면서 승리타이밍이 한번씩 나올 정도로 아주아주 치열했죠. 다만 게임이 좀 길어서 다 못끝내고 간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다음에도 좋은겜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ㅎ